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되면서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지고, 신체까지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대부분 ‘가을을 탄다’ 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이런 우울감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계절성 우울증’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을, 겨울에는 봄, 여름보다 일조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자연스럽게 햇볕 아래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러한 라이프 사이클의 변화는 신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호르몬 분비다. 우리 몸은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가 저하된다. 이 호르몬은 ‘활력 호르몬’ 또는 ‘행복 호르몬’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을 만큼, 우리 기분과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볕을 못 쬐면 ‘세로토닌’이 체내에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마음이 우울해지고 무기력증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계절성 우울증, 음식으로 맛있게 예방하자!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트립토판’ 이라는 성분을 기억하자.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이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한 원료 물질이다. 따라서 트립토판이 부족하면 당연히 세로토닌 생성이 저하되고,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트립토판은 신체가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이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바나나, 푸른잎 채소, 치즈, 달걀 흰자, 생선, 육류, 씨앗 등이 있다.
행복호르몬 3총사 식품을 소개합니다!
1. 감자
포실포실하고 부드러운 감자는 우울증 예방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이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며,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면역력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스트레스 조절 작용이 탁월하여 정신적으로 피로한 현대인들에게 적극 권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2. 피칸
호두와 비슷하게 생긴 피칸은 미국산 호두 열매이다. 잘 씹어보면 호두보다 조금 더 달큰한 맛이 난다. 피칸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뇌 신경에 좋은 칼슘과 비타민B군의 함량이 높다. 특히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심신 안정에 도움을 주는 엽산은 호두의 약 2배 가량 함유되어 있다.
3. 아보카도
‘숲 속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산 뿐만 아니라 다량의 엽산을 함유하고 있는 과일이다. 또한 아미노산의 일종인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춰 우울증 및 뇌신경 손상 위험을 감소시킨다.
마음까지 행복해지는 한 그릇
<아보카도&감자 오믈렛>
앞에서 말한 행복 호르몬을 생성하는 3총사 식품으로 만든 요리를 소개한다. 바로 <아보카도&감자 오믈렛>이다. 호불호 없는 식재료인 감자는 부드러운 맛을 내고, 고소한 치즈와 달걀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만한 맛이다. 든든한 한 끼 식사는 물론, 맥주와 함께 즐기는 건강한 안주로도 그만이다. 레시피에서 소개한 재료 외에 냉장고에 있는 다양한 재료를 추가하여 나만의 오믈렛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겠다.
<필요한 재료>
감자 2개(오븐 용기에 따라 가감), 계란 4~5개, 생크림 100ml, 새우 3마리, 아보카도 반개, 피칸 한 줌, 모짜렐라 치즈 한 줌, 소금, 후추
<만드는 과정>
1. 껍질을 제거한 감자를 0.5cm 두께로 썰어 기름을 두른 팬에서 소금, 후추로 간을 하여 익힌다. 오븐 용기 안에 평평하게 깔아준다.
2. 계란, 생크림, 소금 한 꼬집을 섞어 용기 안에 부어준다. 생크림이 없다면 생략해도 가능하다.
3. 손질한 새우, 아보카도, 모짜렐라 치즈, 피칸을 얹는다. 170도의 오븐에서 25분간 구워준다. 계란이 속까지 다 익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젓가락을 찔렀을 때 계란물이 묻어나오지 않으면 된다.
노란색의 계란, 연두색의 아보카도까지 그릇 안이 화사한 색으로 넘쳐난다. 한 입 떠먹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마음까지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기호에 따라 케첩, 허니머스터드, 칠리 소스 등을 뿌려 먹어도 좋다. 건강한 식재료로 직접 만든 요리를 스스로에게 선물했다는 사실 만으로 기분이 한 결 나아질 것이다.
계절성 우울증은 이렇게 영양 가득한 음식을 챙겨 먹는 것 외에도 충분히 햇볕을 쬐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분이 우울할수록 사람들과 어울리며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똑똑하게 챙겨서, 1년이 지날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문가 필진으로 기고한 10월 칼럼으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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