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이 아닌 신선한 음식이 냉동실로 가는 이유는 대개 한 두 가지다.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언제 다시 먹을지 기약이 없는 남은 음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요리 연구가인 필자가 마트에서 구매하자마자 곧바로 냉동실로 직행시키는 음식이 하나 있다. 바로 ‘두부’다. 입 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일반 두부와 달리 언두부는 아예 다른 식재료처럼 독특한 식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 언두부의 매력을 안 뒤로는 신선한 상태의 두부를 일부러 냉동실에서 꽝꽝 얼리는 일이 많아졌다.
두부를 얼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두부를 얼리면 몇 가지의 이점이 생긴다. 첫 째로 보관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일반 두부를 냉장실에 보관할 경우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냉동실에 넣어 얼린 두부를 만든다면 상해서 못 먹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로 독특한 식감이다. 마치 유부와 같은 쫄깃한 식감 덕분에 각종 튀김, 볶음 요리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입 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넘어가는 두부와 달리 언두부는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높은 양념 흡수율이다. 두부가 얼었다가 해동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데, 이 때 두부 조직에 조그마한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된다. 양념이나 국물 요리시 이 구멍을 통해 양념이 잘 배이게 된다. 일반 두부는 잘 부서지거나 두부 속까지 양념이 배지 않지만 언두부는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아 조림 요리에 적합하다.
언두부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어질까?
수분이 빠진 언두부는 단단해지기 때문에 기름이 없는 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내면 빵 같은 식감을 낼 수 있다. 채소만 가득한 샐러드가 양에 차지 않을 때는 이 언두부를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빵처럼 구워보자. 그리고 샐러드 위에 얹어 약간의 드레싱을 뿌려주면 단백질이 가득한 건강식 샐러드가 완성된다.
최근에는 ‘언두부 프렌치 토스트’가 유행이었다. 삼각형으로 자른 식빵을 이용한 프렌치 토스트 대신에 언두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밀가루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웰빙 토스트로서 사랑받은 메뉴였다.
강된장을 만들 때도 언두부를 넣어보자. 구멍이 뻥뻥 뚫린 언두부 사이로 강된장 양념이 쏙쏙 들어가 감칠맛이 배가 된다. 일반 두부를 넣는 된장찌개에도 언두부를 넣으면 독특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언두부 김밥’도 추천할만 하다. 언두부를 길게 잘라 팬에서 노릇노릇 구워준다. 여기에 현미밥이나 곤약밥, 채소 듬뿍 넣고 구워낸 언두부를 몇 줄 넣으면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꽉 찬 다이어트 김밥이 완성된다.
일반 두부로 만드는 요리는 물론 생각도 못한 다양한 요리에 언두부를 활용할 수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해 나만의 언두부 요리를 발견해보자.
닭강정보다 맛있는 <간장소스 언두부 강정>
두부로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을 내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언두부를 활용하여 짤쪼름한 맛을 내는 강정이다. 레시피에서 소개한 간장 소스 외에 고추장을 넣은 양념 소스나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도 좋다. 아이들 밥 반찬으로도 그만이고, 어른들 맥주 안주로도 잘 어울리는 요리이다.
< 필요한 재료 >
언두부 1모, 전분 가루, 기름
- 간장소스 : 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물 4큰술, 후추, 통깨
< 만드는 과정 >
1. 얼린 두부를 미지근한 물에서 해동한 뒤에, 헝겊으로 꾹 눌러 최대한 수분을 제거한다. 사방 2cm 크기로 썬 뒤에 전분가루를 골고루 묻힌다.
2.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서 1의 두부를 노릇노릇하게 튀겨준다. 전분가루가 딱딱해져 바삭바삭한 식감을 낼 때까지 중불에서 굽는다.
3. 간장소스 분량의 재료를 잘 섞는다.
4. 약불의 팬에서 간장 소스가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
5. 튀긴 두부를 넣고 가볍게 저으면서 소스와 잘 섞어준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문가 필진으로 기고한 10월 칼럼으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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