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리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손이 노래지는 것도 모르고 까먹게 되는 귤, 한 입 먹으면 증기기관차처럼 입에서 하얀 김을 뿜어내는 따끈한 호빵, 꼬리부터 먹을지 머리부터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붕어빵 등등.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겨울 음식은 바로 ‘고구마’이다.
온갖 화려한 맛으로 무장한 요즘 음식 사이에서 고구마처럼 정답고 모나지 않은 음식이 또 있을까. 맹숭맹숭한 맛의 고구마를 입 안에서 오래 씹다보면 그제서야 단 맛이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물론 요즘은 단 맛을 강화시킨 고구마도 많이 재배되지만, 설탕이나 시럽을 넣은 음식과는 아예 결이 다른 단 맛이다. 퍽퍽하게 목이 막히는 고구마를 동치미와 김치까지 대동하면서 먹고야 마는 것은 바로 이런 매력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겨울 음식 고구마에 대하여 알아보자.
식이섬유 가득한 고구마의 영양 효능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은 음식으로 고구마만한 것이 없다. 섬유소가 풍부하여 변비를 예방할 수 있고, 높은 포만감을 준다. 장 건강에도 좋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고구마 속의 노란색을 띄는 베타카로틴 성분은 면역력 증진에 효과적이다. 게다가 고구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노화를 방지하며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이렇게 영양성분이 풍부한 고구마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칼로리를 섭취하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고구마를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배에 가스가 차기 쉽다. 이 때 동치미를 함께 먹으면 동치미 무 안에 함유된 디아스타제 성분이 소화를 도와준다.
고구마, 어떻게 조리하든지 맛있게 화답하는 착한 맛
고구마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말려서, 튀겨서, 으깨서, 쪄서 먹어도 특색있는 요리들이 탄생한다. 말려서 먹는 방법으로는 고구마 말랭이가 가장 대중적이다. 요즘은 집에서도 에어프라이기나 건조기를 통해서 쉽게 만들 수 있다. 집에서 만든다면 수분 함량이 많은 호박 고구마가 좋다.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고구마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름을 흠뻑 머금은 고구마에 찐득한 설탕물을 입힌 고구마 맛탕은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식류였다. 요즘은 칼로리를 줄이기 위해 에어프라이기에 구워내 설탕 시럽을 코팅하듯이 입히는 방법을 많이 애용한다.
사실 요리에 있어 활용 범위가 가장 넓은 것은 삶아서 으깬 고구마다. 부드러운 고구마는 으깨서 샐러드, 그라탕, 샌드위치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요리할 수 있다. 견과류를 듬뿍 넣고, 데친 브로콜리를 넣으면 영양만점 고구마 샐러드가 완성된다. 그라탕은 버터를 넣고 볶은 버섯, 마늘을 으깬 고구마와 잘 섞은 뒤에 피자 치즈를 듬뿍 얹는다. 치즈가 녹을 정도로 오븐에서 구워내면 참을 수 없는 냄새를 풍기는 고구마 그라탕이 완성된다. 달콤한 고구마 속과 짭잘하고 고소한 크림치즈 역시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환상의 조합이다. 거창할 것 없이 식빵 두 장 사이에 이 고구마 크림 치즈를 두툼하게 넣으면 도시락으로 싸기에 편리한 샌드위치가 완성된다.
소박한 음식 고구마의 화려한 변신
고구마를 떠올릴 때마다 삶은 고구마와 김치 한 조각이 생각난다면 이제 변화를 줄 때다. 고구마를 화려하게 변신시켜 달콤한 홈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두 가지를 소개한다. 소개한다. 특히 단 맛이 부족한 고구마가 처치 곤란이라면 아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니 주목하자.
■ 필요한 재료
고구마 3개, 크림치즈 3큰술, 버터 2큰술, 슬라이스 아몬드 1줌, 계피가루 반큰술, 꿀 적정량, 계란 1개
■ 만드는 과정
1. 삶은 고구마를 으깨어 뜨거운 상태에서 버터를 넣고 잘 섞어준다. 한 김 식힌 후에 크림 치즈, 슬라이스 아몬드, 계피 가루, 꿀을 넣는다.
2. 기호에 따라 꿀, 계피가루의 양을 가감하며, 다양한 견과류를 넣어도 좋다.
3. 오븐 용기에 2의 고구마 무스를 담고 계란물을 겉면에 발라 170도의 오븐에서 10분간 구워서 완성한다.
■필요한 재료
삶은 고구마 340g, 우유 5큰술, 찹쌀 가루 3큰술, 모짜렐라 치즈 적당량
■ 만드는 과정
1. 삶은 고구마를 으깬 후에 찹쌀 가루, 우유를 넣고 잘 섞어준다.
2. 고구마 안에 모짜렐라 치즈를 넣고 동그랗게 빚어서 부침개 모양으로 성형한다.
3. 기름을 두른 팬에 약불로 고구마 부침개를 노릇노릇하게 익혀 완성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문가 필진으로 기고한 12월 칼럼으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리, 사진, 글 = 이주현)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074878&memberNo=189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