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안에서 행복 찾기 - 1화

당연함이 소중함이 되는 순간

by 포세이 돈

작년 무더운 여름날, 우리 부부는 그저 지나가는 연례행사처럼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었다. 위 수면내시경을 받고 나오는데 우리 둘 다 위 조직 검사를 진행한다는 말을 듣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한 열흘쯤 지났나 그 사이 집사람은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나도 밀접 접촉자로 PCR 검사를 받고 오는 도중에 집사람한테 전화가 왔다.


"선배, 나 암 이래 ㅠㅠ"


무슨 말을 들은 건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라 나는 그냥 멍하게 듣고 있었다. 그냥 보면 너무나도 멀쩡한, 아니 나보다 더 건강하고 튼튼한 사람이 암이라니 도저히 믿기지도 않았기에 더욱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오진이기를 바랄 뿐..


코로나로 일주일간 격리된 상황에서, 더욱이 이틀 뒤엔 나도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이젠 둘 다 격리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격리 중에 건강검진센터에서 종합병원을 연계해 준다고 하여 서울 00 병원 암센터에 전화로 예약을 한 것이 우리가 당시에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점심 생각이 없다는 집사람을 두고 혼자 부엌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젓가락을 드는 순간 안방 침대에 누워있는 집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대학 다닐 때 학교 후배로 만나, 결혼해서 아들 둘을 낳고, 홀 시어머니를 20년 넘게 모시고 있는 집사람이 너무나 당연해 보였고, 팔다리가 두 개 듯,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살 줄 알았는데, 그 당연함이 소중함이 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이제라도 늦지 않아야 할 텐데 하는 미안함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격리가 해제되고 집사람은 병원에서 내시경과 CT 검사를 다시 받았다. 검사 결과 십이지장 암이라 한다. 오진이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다행히 수술만 잘 받으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하였다.

근데 그 수술이 휘플 수술이라고, 위, 십이지장, 췌장, 담낭 일부를 절제하여 다시 연결하는, 외과 수술 중 난이도도 높고 시간도 6~7시간 걸리는 대수술이라고 한다. 집사람이 잘 견뎌내 줘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섰다.






작가의 이전글위성쟁이의 인공위성 이야기 - 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