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6학년이요???
휘유
올 게 왔버리고 말았습니다.
몇지망으로 썼는지도 가물가물한 6학년담임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6학년 1학기
이 학급을 맡으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사실 학급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는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어느정도의 경력으로,
어느정도 선배교사에게 주워듣고
옆반 선생님들 하는 것을 기웃거리며
대충 하고는 했습니다.
뾰족하게 어디에선가 학급운영에 대해
배운 적은 없었지만
어딘가에 연수에서, 인디에서 받았던 자료들을
짜깁기해서 학급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사의 일관적인 철학이 없었기에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것도 어려웠고
처음에 세웠던 학급 규칙들이나
학급 회의들은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PBS를 공부하게 되면서
어 이거 진짜 되는거잖아?
신기하다 내가 1년간 운영할 수 있네?
라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PBS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이 메뉴에는
제가 24년도에 했던
다양한 중재전략들을 업로드할 계획입니다.
첫번째로
1학기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볼게요!
모든 학교가 그렇겠지만
6학년은 기피 학년입니다.
6학년을 자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물며 이 학교에는
학교에 있는 이상 모든 선생님들이
6학년을 한번은 해야한다는 규정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6학년 담임교사에 대한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 규정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6학년이 왜 부담스럽냐 묻는다면
이래저래 이유는 많지만 크게 2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교과 덕후와 부진아 그 사이의 선행학습
교과야 가르치면 그만이기는 하지만
그 교과가 가르치면 그만이 쉽지 않습니다.
교과의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수업 준비에 부담이있는 것은 맞지만
더욱 세심히 준비해야 하는 부분은
학생들 사이에서 학업에 대한 격차가 많이 난다는 것 입니다.
6학년쯤이 되면 덕후들이 탄생합니다.
특히 남학생들 중에 역사덕후, 전쟁덕후들이 탄생합니다.
선생님보다도 역사를 줄줄 꿰어서
역사 수업도 긴장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가끔은 그 학생들을 보며 수업을 할 때도 있습니다.
"선생님 맞는 말 하는거 맞지?"
과학영재도 있습니다.
제가 만난 과학영재들은 많이 나서지 않습니다.
조용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조별 활동에 보이지 않은 손처럼 참여합니다.
과학적인 지식이 뛰어나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들입니다.
수학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학교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1명 빼고 모두 선행이 완료되었고
6학년 2학기 현재 수학의 정석을 푸는 친구들도
다수입니다.
한 교실에 누군가는 고1수준, 초4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하는 학생은 잘하는 나름대로 재미가 없고
못하는 학생은 이미 누적된 학업손실 때문에
배움을 포기하고 40분의 시간을
지루하게 견디딜 수 밖에 없습니다.
지루함을 견디는 방법은 주로 문제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교과서에 낙서를 하는 학생,
옆 친구와 대화를 시도하는 학생,
의자를 뒤로 젖혔다 제대로 앉았다를 하는학생,
온갖 방법으로 수업을 방해하고
교사의 심기를 거스르지만
한 발 앞서 생각해보면
다 아는 내용이라서, 이해를 못해서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학생의 실력의 양 극단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덕후와 부진아
그리고 그 어느사이에 위치한 선행아동까지
교과서는 하나지만
학생의 실력은 스펙트럼입니다.
둘째, 사춘기 생활지도
교과보다도 가르치기 까다로운 것은
인성! 즉 생활지도입니다.
6학년의 생활지도는 유별납니다.
학생들의 행동이 유별나기 때문이죠.
한 남학생이 다른 남학생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가슴으로 잡아 끌며
"섹스해줘" 라고 이야기 하는 아이들,
카카오톡 펑을 이용해서 다른 여학생을
저격해서 욕하는 복잡 미묘한 관계까지...
커져버린 몸, 휙 돌기만 해도 폭력인데
다른 반, 다른 학년까지 광역 도발...
진짜 왜저래... 돌아버리겠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내 맘이 내 맘 같지도 않고
나에게 당면한 문제들이 저학년 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학업도 학업대로 어려워지고
친구관계도 예민하지
심지어는 이성관계까지도....
아이들을 둘러싼 관계들이 얽히고 설키며
점점 복잡해지지만
아이들의 의사소통능력은 계속 저학년에 머물러있어
성숙하고 세련되게 대응하지를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말로 만들어지는 갈등들,
말 싸움이 몸 싸움이 되는 상황들이 많아집니다.
아이들은 새로운 문제들에 당면하기도 하지만
더욱 큰문제는
학생들이 6년간 학교생활을 하면서
쌓아올린 해묵은 교우관계입니다.
교우관계를 잘 쌓아놓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낙인이 찍힌채로
6학년에 오게 됩니다.
쟤는 공부 못하는 애
쟤는 맨날 화내는 애
쟤는 맨날 더러운 애
쟤는 맨날 싸우는 애
쟤는 맨날 욕하는 애
낙인을 여러개 찍고 올 수록
생활지도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우리 학급이 시작될 땐 총 31명이었습니다.
(2학기에 한명 더 전학오면서 32명이 되었어요.)
남자 13명, 여자 18명으로
여학생이 많은 학급입니다.
학교는 굉장히 큰 과밀학교로
1596명 재학에 51학급입니다.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학교의 용량은 정해져 있어
늘 학교가 붐비고 질서를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질서지도를 하지 않으면 학급은
금방 정글이 되고는 했습니다.
특히 약육강식의 모먼트가 여과없이 발현되는 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왜냐구요?
급식실도 없어서 여전히 교실배식을 하거든요.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데
모든 아이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6학년이 됩니다.
좁은 교실에서 32명, 선생님 포함 33명이 역동하며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접촉과 갈등들
6학년 어떤 선생님이 어떤 반을 맡느냐를 정하는
그 긴장되고도 떨리는 시간
한 번의 뽑기가 1년의 교사생활을 좌우합니다.
5학년때 걸핏하면 학교를 빠져나가고
화를 내면 진정하지 못한다는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이하 A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A를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저 스스로 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A를 만나고 1달을 겪어보니
저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한번 화가 나면 1~2시간정도
화가 지속되어서 수업이 안됩니다.
모둠활동도 어려웠습니다.
그 아이와 짝이 되는 것도,
같은 모둠이 되는 것도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5학년의 갈등상황을 그대로 가지고 온 A, 반 아이들의 미움이 되다
수업 결손이 일어나고
아이들도 그 학생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되어
자기가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교실에 퍼져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이기심과 비난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만 갔습니다.
A와 엮이기만 하면 싸움이 일어나고
그 결과 걸핏하면 억울해 하고
걸핏하먼 A의 탓을 합니다.
자기와 친한 친구들과 놀았다면
양보를 해줄 상황에서도
A에게 있어서는 절대규칙을 적용하는 등
양보와 배려가 없는 극단적 패거리문화와
이기주의를 보며
이 문제는 단순히 A만을 가르쳐서는 안되고
반드시 반 전체에
내가 원하는 교실의 모습과 비전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극단의 이기주의와 비난어린 교실
문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학부모님께 가서 이야기를 전달하며
학부모님들의 우려는 커져갔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하교하고나서야
A의 화가 진정된 날이 있었습니다.
두어시간쯤 모든 기력을 소진시키고나서야
아이는 화가 잦아들었고,
3시쯤에야 A를 하교시키고
수화기를 힘겹게 들어
A의 학부모님과 상담 전화를 합니다.
상담전화를 내려놓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다른 학부모님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마지막 6학년 생활인데 학교는 시끄럽고
선생님은 손을 쓰지 못하는 것 같고...
어떻게 된 일인건지
A의 부모는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는건지
답답하기만 하다는 말씀.
학부모님의 마음을 백번 이해합니다.
걱정되는 마음과 화가 나는 마음을 가진
학부모님
그리고 학생지도에 이미 너덜거리는 심정의 교사
둘의 전화는 유쾌할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있으며
점점 나아질거라는 말로 마무리하며
털썩 전화를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또 전화가 옵니다.
얼핏 떠 있는 전화번호를 보니
내선이 아니고 핸드폰 번호네요.
학부모님이십니다.
모른 척 하고 싶지만 다시 수화기를 들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브리핑과
저의 지도 방향과 앞으로의 대안을
설명 드립니다.
이런 전화를 연달아 두번 받으니
죄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일이 한달에 4번
저는 점점 소진되고 있었고
학부모님의 불신은 커져만 갔습니다.
교실 안, 팎으로 커진 긴장감. 소진되는 담임과 학부모의 불신
이렇게 우리학급 1학기의 문제상황을
크게 4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자,
이제
교사가 해야 하는 것은 세가지 입니다.
아래와같이 문제 상황과
교사가 원하는 바람직한 행동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
제가 1학기에 실천한
보편적 중재에 대해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긍정적인 행동으로 가득 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긍-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