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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Oct 21. 2021

UX Writing은 빼기(-)다.

UX Writing 그게 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이 글은 우리나라 최초의 UX 라이팅 안내서 UX 라이팅 시작하기 책을 읽은 후기입니다. 출판사 유엑스리뷰로 부터 서평을 위해 책을 제공받았음을 밝힙니다.




기업의 글쓰기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메시지를 업으로 다루는 사람들에게
다시 책임감과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책.

주위를 살펴보면 UX Writing을 트렌디한 밈을 잘 녹인 카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UX Writing은 고객에게 재미만을 주기 위한 글쓰기가 아니다. 고객 경험에 필요한 정보를 쉽고, 명확하고,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글쓰기다.

'메시지 업에서 잘 몰랐다는 것만큼 무책임한 것이 없고, 바로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처럼 우리는 모두 글을 쓰기 전,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에서는 바로 알고, 잡고, 쓰는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 메시지를 다루는 모든 직무의 분들께 이 책을 권한다. 기업에서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은 창의력보다 책임감이다.

- 브런치 작가 김긍정





 기업의 글쓰기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평소 UX Writing에 관심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다들 행동을 유도하는 모달이나 CTA 문구 등을 내게 언급한다. 특정 공식을 외우듯 종결어미는 '-하기', 고객이 받게 되는 혜택을 눈에 띄게 숫자로 표기하거나, 나 빼고 모두가 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형성하는 한 줄 카피 등이 대표적인 UX Writing의 이미지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UX Writing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겪는 고객 경험에서의 메시지 전부다. 마케팅 채널에서의 콘텐츠부터 회원가입, 탐색, 결제, 사용, 후기, 재구매 과정, 심지어는 회원 탈퇴까지.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CTA나 모달 문구에서 그치지 않고 푸시 알림, 오류 메시지, 안내 메일,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쓰이는 워딩이나 프로세스 등이 모두 해당된다.


그런 관점에서 UX Writer는 어쩌면 직업이 아닌 역할이 아닐까? 배너를 관리하는 MD도, 푸시 알림을 보내는 CRM 마케터도, 위기관리를 책임지는 CX 매니저도, 제품의 방향성이 될 수 있는 네이밍을 실험하는 PO도 모두 UX Writing을 하고 있는 셈이다.





 UX Writing, 고객 경험 메시지.

 "왜" 중요할까?

고객 센터만 해도 전화 상담에서 챗봇 상담, 1:1 문의 게시글 응대로 상당 부분 넘어온 지 이미 오래다. 그만큼 말보다 글이 익숙한 시대다. 즉각적인 말과 달리 글은 전달하기 전 충분히 수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잘못 노출된 메시지나 오타, 성의 없다고 느껴지거나 실망스러운 답변 등은 그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메시지 위원회'다.

평소 조직 내 별도의 메시지 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으로 주요 메시지 안건을 리뷰해 결정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부서별 전문 인력과 함께 대고객 메시지 시안이나 메시지 템플릿 등을 관리한다면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인 결과물 들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특히 대내외 위기관리의 경우, 가장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은 누가 먼저 대응해 초안을 작성하고, 누가 최종 결정을 할 것인가이다. 초안 작성자와 최종 결정자가 같을 수 없다는 말이다. 최소 한 번은 다른 시선으로 검토된 메시지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사실 대응 체계는 사고 전에 미리 구축해 놓아야 한다. 치명적인 사건을 인지했을 때 이미 어느 채널, 어느 부서, 어떤 구성원들과 논의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메시지 위원회를 운영하려면 먼저 그 기업만의 라이팅 원칙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

라이팅 원칙에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기업의 원칙이 명확해야 그에 맞는 방향의 글쓰기를 지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 배달의 민족의 현대카드 발급 유도 CTA를 살펴보자.





 배달의 민족은 '쉽고, 명확하고, 위트있게' 배민다움 라이팅을 추구한다.

배민 현대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CTA에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쿠폰 등 고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소구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카드 디자인 고르러 가기"를 택했다. 정말 쉽고 명확하고 위트 있지 않은가? '카드 발급'이라는 직접적인 목적을 드러내지 않고 '카드 디자인 고르러 가기'라니.. 


위는 실제로 UX 라이팅 시작하기 책에 나오는 예시였는데, 배민의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군침 도는 디자인'도 음식 배달을 서비스하는 배민만이 할 수 있는 카피가 아닐까? 배민은 이벤트 페이지마저도 보는 맛이 있어 재밌다.





 UX Writing은 빼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UX Writing은 트렌디한 밈을 녹인 한 줄 카피가 아니라 고객 경험에 녹아드는 모든 메시지다. 내 글을 읽는 분들께 고객에게 혜택을 어떻게 소구하고 표기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무언갈 더한다는 개념보다는 덜어내는 것에 집중해보셨으면 좋겠어서 책에 대한 한줄평을 "UX Writing은 빼기(-)다"로 정했다.


구구절절 길게 쓰는 것보다 짧고 명확하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 글을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기업에서 메시지를 다룬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발행하는 메시지는 끝없이 관리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UX Writing이 막막한 분들을 위해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10가지의 빼기(-) 체크리스트를 준비했다.


이 긴 글이 홀로 고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과 긍정이 되길 바라며, 끝으로 서평 기회를 주신 출판사 유엑스 리뷰와 좋은 길잡이를 써주신 권오형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표합니다. (꾸벅)


짧고 간결하게 쓰기
: 매 순간 메시지의 미니멀리즘에 도전해야 한다. 우리의 고객은 메시지를 꼼꼼하게 보지 않는다.


1. 포인트 빼기
ex. 오늘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6시간 타임세일, 한정 수량 판매, 최대 80% 할인받는 마지막 기회 → 품절 임박! 최대 80% 할인

2. 수식어 빼기: 불필요한 수식어, 꾸미는 말은 제거하는 것이 깔끔한 문장을 완성한다.
ex. 이 쿠폰은 다른 프로모션의 할인 쿠폰과 중복으로 사용이 불가합니다. → 쿠폰 중복 사용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3. 과한 정보 빼기: 꼭 필요한 정보만을 전달한다. 즉, 알지 않아도 될 내부 정보까지 고객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ex. 일산 물류 센터 자동 분류 시스템이 과부하로 일정 시간 동안 오류가 발생하여, 일부 지역의 배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 시스템 오류로 배송이 지연되었습니다.  

4. 중복 표현 빼기: 되풀이되거나 겹치게 기재되는 내용도 가능한 한 다른 표기로 변화를 준다.
ex. ~9/24(토)까지 ~80% 할인 → ~9/24(토)까지 최대 80% 할인  

5. 부정 표현 빼기: 꼭 필요한 메시지 포인트라 제거할 수 없다면, 긍정적인 표현으로 변경하자.
ex. 한 번에 모두 적용할 수 없습니다 → 하나씩 적용할 수 있습니다.

6. 지킬 수 없는 약속 빼기: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거나, 지켜지지 않을 시 부정적인 경험이 될 약속을 하지 말자. 기업의 사과 표현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것이 좋다. 사과는 실수와 실책을 공식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ex.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신속한 복구를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7. 차별 표현 빼기: 성별, 인종, 세대, 장애 등 사회적 · 정치적 이슈와 차별이 드러나는 표현

8. 과장된 표현 빼기
- 의약 · 의학적 효능 및 효과에 대한 표현
- 신규 론칭, 단독 판매, 한정 발매 등 사실 증빙이 어려운 표현
- 최고, 최강, 최대, 최소, 최신, 최초, 유일 등 객관성이 결여된 최상급 표현

9. 법적 분쟁 소지 빼기: 표절 또는 저작권 침해 이슈 등 논란과 법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

10. 불필요한 비용 빼기: 불필요한 정보 제공 없는 글쓰기로 단문 메시지 SMS를 활용해 비용 절감





 서핏에서도 김긍정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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