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R'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

Key Result를 결과가 아닌, 전략으로 바라보는 시선.

by 김긍정

이 글의 BGM으로는 다비치의 <타임캡슐>을 권합니다.

어디로 가 볼까요
어떤 삶이 되어볼까요
우리가 두 손 잡으면
다가올 미래에서 무엇도 두렵지 않아

- 타임캡슐 가사 中




OKR과 성과평가는 달라야 한다.

2026년 새해가 밝았고 1월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1차조직장으로서 성과평가를 준비해야 했다.

사실 회사에서 작년 4분기에 가이드를 준 방식은 기능조직팀의 OKR과 그에 맞는 개인 OKR을 수립하고, 달성 여부에 따른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었는데 나는 처음부터 이것이 비현실적이라고 봤다.


예를 들어 A라는 프로덕트 매니저는

1on1을 해보니 이번 분기에 네이티브 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어 했다.


그가 원하는 성장 방향성과 동시에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을 수립하였고, 개인 OKR은 이에 대한 진척률과 팀에 미친 영향력으로 산정하되 성과평가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가 네이티브 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건 개인 발전의 목적이 크고, 결국 평가라는 건 A가 이번 반기에 PM으로서 어떤 성과와 태도로 회사에 기여했는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승진한 25년 10월 초, 회사에서 요구하는 OKR과 내가 생각하는 성과평가 기준표를 별개로 세워두었고, HR팀과 협의 후 팀원들에게도 미리 공유해 두었다.



당시 회사에 뚜렷하게 세운 인재상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맡은 팀에 한해 인재상을 먼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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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에서 문제를 뾰족하게 정의하는 것을 PM의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당연히 갖춰야 하는 역량임과 동시에 언제든 미끄러질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했다. 가설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 오히려 실패 확률이 더 높다. 그래서 그것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문제를 잘 정의했는가는 당연히 중요하고, 어떻게 해결했는가까지 초점을 두는 것이다. 빠르게 해결했는가 느리게 해결했는가, 해결의 영향범위가 단기적인가 장기적인가, 효율적인가 비효율적인가, 촌스러운가 심리스 한가, 어노잉 한가 나이스한가, 명확했는가 혼란스러웠는가, 또는 해결하지 못했다면 어디까지 책임지려고 노력했는가. 평가라는 것은 수치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가 항목 - 기능조직]

1. 문제 정의 및 전략 수립

2. 기획 산출물의 명확성 및 실행 기여도

3. 개발 및 제품 운영 협업 리딩

4. 데이터 및 인사이트 기반 개선 실행

5. 팀 기여 및 협업 태도


[세부 평가 항목]

- 영향력

- 판단력

- 주도성

- 개선 태도


크게 다섯 가지의 평가 항목과 세부 평가 항목, 점수 기준의 척도 등을 최대한 공평하면서도 리더로서 내가 생각하는 인재상에 맞춰 수립하였고, 투명하게 공개하였다. 이번 1월에 처음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작은 목표를 이룬 사람 vs 결과를 크게 만든 사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막상 평가 시즌이 되자, 회사에서 OKR과 성과평가는 다르게 해 달라는 가이드로 변경됐다. (ㅎㅅㅎ) 그들이 느끼기에도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OKR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인데 '왜 우리 팀은 매번 이렇게 삽질을 하는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깨달았을 때 바로 개선하는 유연함이 아직은 살아있다' 하는 안도감도 들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지만, 그럼에도 조직의 성숙도도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한 리더분이 OKR에 대한 서로의 시각을 맞추고 가자며 칠판에 대문짝 만하게 적는데, O는 목표이자 방향성이라면 KR은 전략이어야 한다고 말다. '엥? Key Result는 전략이 아니라 결과 아닌가?' 속으로 당황해하며 듣고 있는데, 그만의 관점이 있었다.


- 상품 판매자 수 10% 증가
- 상품 판매자 수 100% 증가


두 가지의 목표 지표가 있을 때 10%는 개선의 수준이고, 100%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KR은 결과가 아닌 전략이라는 관점이었다. 회사에서 바라는 것은 100% 증가이고 그걸 위해 우리 팀은 어떤 이니셔티브로 도전하는 게 임팩트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이게 성과평가와 연결이 되면 본인의 성과를 잘 받기 위해 비현실적인 목표에 대해 불만을 갖거나 하향조정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 목표를 10%로 세우고, 20%를 해낸 사람.
- 목표를 100%로 세우고, 40%를 해낸 사람.


한 명은 작은 목표를 세웠고, 두 배를 달성했다. 다른 한 명은 큰 목표를 세웠고, 그것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놓고 보면 목표를 달성한 사람보다 2배를 해낸 셈이다. 결국 목표를 달성했는가 아닌가로만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는 관점을 리더십끼리 싱크를 맞추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달성률보다 도전의 밀도 바라보기


개인적으로 미팅이 끝나고 기분 좋은 여운이 남았다.

삶을 살아가면서 목표와 전략을 세울 때 꽤 도움 될만한 관점을 배웠다고 느꼈다. 큰 목표는 실패를 전제로 해야한다는 것, 달성률보다 도전의 밀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 내가 글로 풀어낸 건 담백해 보일 수 있는데, 그날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말하는 사람이 이끌어내는? 마음이 움직이는 동기부여가 있었다. 오글거리긴 한데 정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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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반기는 PM으로서 개인적인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그렇지 않았다.

제품 기획을 넘어 비즈니스 측면에서 주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꽤 많이 고민할 수 있었다. 하나를 결정하더라도 여러 선택지들 사이에서 고객 경험, 기술 난이도, 지불해야 하는 현실적인 비용과 리소스 등 다각도로 고민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배우게 된 반기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달 한국중앙박물관에서 진행한 이순신 장군님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결국 전략은 상황이 바뀌면 무너질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태도는 남는다고 느꼈다. 2026년이 시작되었고, 이번 반기는 일과 삶에서 요구되는 크고 작은 의사결정들에 대해 후회 없이 도전하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


왠지 2026년은

뭐든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1월 초 기록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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