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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긍정 Apr 06. 2021

내가 클래스101 PO라면 삼성전자 웹UX를 참고할거야

가격은 비교가 중요하니까요 :')

 글은 클래스101 PO 면접을 다녀온 후기입니다. 지난 포스팅 [유교걸 취준생은 클래스101 평어 문화가 궁금하다.] 이어지는 글입니다.





 전지적 고객 시점

지난 티타임 때 면접 제안을 받았다. 사실 서비스 기획자는 경력직만 채용하고 있어서 애초에 도전도 못해볼 내게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구직자로서 설레기도 하고,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런 진솔한 마음을 지난 포스팅에 담았다. 그리고 남은 10일 동안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이데이션의 출발은 [클래스101 =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프로덕트와 분야에서 시작했다.

나는 음악은 VIBLE과 원더월, IT는 코드라이언, 인프런, Ed with를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좋은 콘텐츠가 많은데, 나는 어떻게, 왜 해당 플랫폼들을 이용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았다.



VIBLE은 김이나 작사가님의, 원더월은 래퍼 페노메코님의 클래스를 듣기 위해 결제했다. (= 자체 콘텐츠)

코드라이언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직접 코딩을 실습해 볼 수 있는 비디팅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조코딩님과 MBTI 테스트를 함께 만들어보는 강의가 재밌을 것 같아 결제했다. (= 실습)

인프런은 최근 UX/UI 패키지를 출시했고, 이를 각종 SNS에 공격적으로 마케팅했다. (= 맞춤 홍보)

Ed with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유명 현직자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 가격)



자체 콘텐츠, 실습, 맞춤 홍보, 가격. 일차적으로 네 가지 기준을 두고 클래스101을 다시 바라보았다.

애초에 유명 강사의 자체 콘텐츠와 준비물까지 챙겨주어 나만의 것을 만들어 보는 실습은 클원이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맞춤 홍보의 경우 개인적인 견해지만 SNS 같은 외부보다 최근 진행한 자유이용권이나 클래스 응원, 수강 챌린지 등 내부적인 프로모션에 좀 더 힘을 준다고 느꼈다. 푸시 카피도 자꾸 내 주머니에서 돈이 사라진다고 한다. (ㅠㅋㅋㅋ) 이미 MAU가 높으니, 완강과 재구매를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세게 가격해보자. ㅎㅅㅎ 이런 말장난 너무 재밌쟈나~~ 저만 재밌나요? 머쓱,,

이미 실력이 검증된 유명한 강사를 섭외하고 준비물까지 챙겨줘야 하다 보니 가격은 비쌀 수밖에 없다. 그렇게 가격 위주로 클원을 서핑하던 도중 재밌는 점을 발견했다. 아래 사진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 무엇이 무엇이 다를까요?

가격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좌측은 5개월, 우측은 12개월 할부를 기준으로 세팅된 가격이 노출된다. 강조되는 가격이 월 5만원 이하로 떨어지게끔 맞춰져 있었다. (보통 원가는 20만원대, 패키지는 60만원대에 추가 할인되는 방식)


정확한 비교를 위해 필터를 클릭했고, 최저가순/ 최고가순 등 가격에 대한 필터가 없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클래스101에는 왜 가격 필터가 없을까? 아마 첫 화면에서의 움직임이나 검색 키워드를 분석했을 때, 특정 분야보다는 특정 강사에 대한 수요가 더 많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사실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일수록, 생각해야 할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정확하게 '신사임당 클래스를 들을거야!' 하고 이미 소비를 결정하고 온 1번 고객도 있고, '스마트 스토어 강의를 듣고싶어!' 하며 분야만 생각하고 들어온 2번 고객도 있다. 또 '클래스101 이벤트 하네?' 하며 그냥 구경온 3번 고객도 있다. 1번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가격 필터는 필요 없지 않을까 하고 추측했으나,,


개인적으로 네 강의가 내용도 가격도 다 다른데 썸네일은 비슷해서 아쉬웠다.


신사임당님만 해도 10개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격이 다 다르다. 그래서 목적이 있는 1번과 2번 고객의 경우,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필터가 있으면 좀 더 빠른 소비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세운 초미니 가설은 "가격 비교 필터를 제공하면 서치 도중의 이탈률이 줄어들고, 구매전환 속도가 빨라진다"였다. 이제 데이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제공하는 게 효과적일지, 그렇게 했을 때 구매전환율이 얼마나 오를지 고민해야 하는데...!


직무 면접이 처음이라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지 몰라 고민이 되었다. 단순히 '이래서 가격 비교 필터가 필요해요' 하면 되는지, 개선된 UX/UI 시안까지 만들어 가야 할지 고민하다 그 중간인 레퍼런스까지로 준비했다. 그리하여 이번 직무 면접 준비는 [가격 필터 조지기] ଘ(੭˃ᴗ˂) ~~






 전지적 UX 시점

두 번째 아이데이션은 행동 패턴이 비슷한 분야를 찾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UX/UI 영감을 같은 듯 다른 분야에서 찾는 걸 좋아한다. 왜냐면 그럴 때 재밌는 영감을 발견하면 기분이 핵짜릿하기 때문이다. ㄴʕʘ‿ʘʔㄱ 예를 들어 최근 사전의 UX/UI를 개선하고 있는데, 시중의 사전 어플은 기본이고 성경 어플을 많이 참고했다. 직접 검색하고 내용이 어렵다는 점이 유사하다. 이를 쉽게 풀어내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서는 동화 어플을 참고했다.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 :') 여튼 클래스101은 [내부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는 행동]과 [할부 결제]에 초점을 두고 고민해 보았다.




우리는 언제 가격비교와 할부를 하는가? 

나는 휴대폰을 떠올렸다. 애플 홈페이지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같은 넘버의 다른 기종들을 직관적으로 비교하며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앱등이와 잡스병을 앓고 있어 애플 제품이 익숙해 좀 더 새로운 시선이 필요했다. 또 공교롭게 면접일이 동생 생일이었다. 면접 준비하는데 옆에서 자꾸 생일선물로 갤럭시 버즈를 사달라고 해서,, ^^,,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버즈는 프로로 사줬다. 잘가 내 18만원...)




+ 무엇이 무엇이 다를까요?

자동으로 보여지는 애플과 다르게 삼성전자는 수동으로 내가 직접 모델을 선택해서 비교할 수 있었다. 

서로 비교할 모델을 고르고 나면 가격뿐만 아니라 세부 스펙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제품+가격+세부 스펙] 비교 필터를 클래스101에 녹이면, 고객은 일일이 검색하며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전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어떤 클래스를 들을지 결정할 수 있고, 이 기능이 결제를 망설일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클원은 디지털 드로잉의 수요가 높다.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카테고리를 클릭한 뒤

1. 스크롤을 내리며 살펴본다. 보통 기본 필터는 인기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2. 다른 필터로 바꾼다. [정확도순 / 최신순 / 만족도순]

3. 특정 강사나 왕초보, 인물 크로키, 캐릭터 굿즈 제작 등 개인의 목적에 따른 키워드를 입력한다.


하지만 이를 특정 클래스를 클릭하면 비교 필터를 제공해,

세부 기능에서 [포토샵 / 프로크리에이트 / 메디방]처럼 공통되는 스펙인 디자인 툴이나 난이도 별로 고를 수 있다면..?! 전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어떤 클래스들이 나에게 맞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






 전지적 CPO 시점

가격 비교 필터를 중심으로 내가 평소 클래스101을 사용하며 아쉬웠던 점들을 정리해 직무 면접을 준비했다. 그렇게 데자뷰처럼 다시 서울역에 내려 회전문으로 빙글빙글 들어가 18층 오피스에 도착했다.


직무 면접은 CPO님과 1:1로 보게 되었다.

먼저 직함으로 소개를 받아서, 나는 서비스 기획 햇병아리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알고보니 피플팀에 컨택을 부탁하신 장본인이었다. 잡았다 클둥이 (!!!) 개인적으로 나는 서류를 낸 게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나를 소개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클원은 이력서가 아니라 내 인생을 봐주었다. 서비스 기획뿐만 아니라 그동안 노력해온 많은 흔적들을 다 찾아보셨어서 신기하고 감사했다.


코드스테이츠는 언제 수료하는지, 어떤 걸 배웠는지, 갑자기 왜 서비스 기획으로 커리어를 전환하게 되었는지 등 자연스럽게 질문들이 이어졌다. 여기서 하나의 썰을 풀자면 나는 넷플릭스에도 의견을 보낸 적 있다. 캡처 안 해둔 게 정말 한이다. 당시에 재생 속도 조절 기능이 있으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수요와 장점을 정리해 보냈고, 답변은 안 왔지만 실제로 바로 그다음 업데이트에 반영되었다. CPO님이 코레일톡에서 넷플릭스는 너무 앞서간 거 아니냐며,, ㅠㅋㅋㅋ 그래도 덕분에 분위기는 더 편안해졌다 :')


그리고 드디어!!! 클래스101에서 서비스 기획을 할 수 있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은지 여쭤봐 주셨다.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CPO님의 맥북을 뺏어,, ㅎㅅㅎ,,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들어가 해당 기능을 함께 살펴보았다. 아이디어는 좋아해 주셨는데, 애플에도 이렇게 수동으로 비교하는 기능이 있다고 하셨다. 분명 자동으로 같은 넘버만 보여줬는데..? 우리는 서로 앱등이를 주장하며 애플 홈페이지로 향했다.





+ 무엇이 무엇이 다를까요?

클래스101 CPO님을 진정한 앱등이로 인정합니다. 탕탕탕.


아놔. 진짜였다. (ㅠㅋㅋㅋ) 면접은 둘째치고 약간 억울한 감정이 들었다. 그동안 왜 나는 자동으로 보이기만 하고, 유저가 수정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CPO님과 함께 그 이유를 살펴보았다 ଘ(੭˃ᴗ˂)~~




1. 카피가 달라요!

애플 홈페이지 / 삼성전자 홈페이지

애플은 iPhone 12라고 자동으로 모델명이 명시되고, 삼성은 "모델을 선택해 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러면 당연히! 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 (ㅠㅋㅋㅋ) 애플의 경우 연한 실선의 박스에 모델명이 담겨있기 때문에 하나의 형태 같다. 그래서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가 되려 눈에 안 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삼성은 밑줄로 표현해두어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이 들었다.




2. 테두리선이 달라요!

애플 / 삼성

애플의 경우 제품 사진에 별도의 테두리가 없다.

그래서 이미지가 박제된 느낌이다. 위에 있던 모델명 옆의 작은 화살표를 발견해야만 모델을 바꿀 수 있다고 유저가 인지할 수 있다. 대신 컬러에 동그란 테두리가 있어 다른 컬러를 누르면 해당 컬러로 이미지가 바뀐다는 것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반면 삼성은 비어 있는 느낌의 점선 박스 속에 "비교하고 싶은 제품을 선택해 주세요."라는 카피가 있다.

딱 봐도!! 텅텅 비었쟈나!! 쭈륵. 그래서 유저가 쉽게 모델을 선택해 비교할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방금처럼 왜 인지를 못했는지, 사용성 측면에서 둘의 차이를 여쭤보셨는데 너무 당황해서

이런 별 것 아닌 디테일이 너무 재밌는 요즘 :')

 "얘는 스윽~이고 쟤는 쏘옥! 하잖아요!"라고 말해버렸다. ㅎㅅㅎ. 햇병아리 기획자라고 소개했으니 괜찮아. 삐약. 결론은 애플이 잘못한걸로.


참고로 면접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 기능이 실현되면 크레딧을 주시기로 약속했다. (내 마음속에 Command + S ,,)



만약 직접 이 기능을 실험하게 된다면 

어떻게 린하게 시작할 수 있을지, 클래스가 1500개가 넘는데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보여줄건지, 가장 먼저 어떤 데이터를 보고 어떤 가설과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 등 다시 면접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때 나의 부족한 점도 진솔하게 말씀드렸다. 나의 경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6년간 구글의 대시보드 발전을 지켜봐 왔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설을 세워 전략을 짜는 건 익숙한데, 앞서 데이터를 추출하고 가공하는 부분이 약하다. 부트캠프를 수료하면 본격적인 구직 전, 이 부분을 보충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 이번주면 수료하니까 찬찬히 준비하려 한다 :')






그 이후로도 클원을 이용하며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을 말씀드리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면접 질문들이 이어졌다. 괜히 UX Writing 얘기 꺼냈다가,, 그럼 어떤 카피로 바꾸고 싶은지 여쭤보셨는데 "제가 즉석 랩을 못해서 래퍼가 못 되었어요."라며 빠르게 손절했다,, ㅎㅅㅎ 그래도 편하게 아이데이션 해보자고 시간을 주셔서 같이 이런 건 어때요? 저런 건 별론가? 하며 얘기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면접을 통해 느낀 점은 나는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인 문제를 짚어내는 것에 초점을 뒀는데, 질문은 해당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위해 데이터로 어떻게 설득할 건지 묻는 느낌이 더 많았다. 아무래도 CPO님은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보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거 많은 PM은 개발자들이 싫어하겠죠?"라고 여쭤봤는데
"임팩트 있는 개발을 싫어할 개발자는 없죠 :') "라고 답해주셨다.  


많은 대화를 나눴고 진심으로 재밌었다. 나의 경우 프리랜서 강사로 면접을 가장 많이 봤고, 강의 시연이 끝나면 보통 "수고하셨습니다."로 마무리되는데, 우리는 서로 "재밌었습니다"하며 마무리 되어 좋았다. 아니 근데 면접 다 보고나서 구독자라고 말씀해주셔서 (ㅠㅋㅋㅋ) 명함을 건네드리고 급 잘해드렸다,,


김긍정은 구독자님을 상당히 편애하는 편 ღ

길었던 직무 면접 후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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