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마이데이터 시대, 주목해야 할 신개념 구독관리앱#왓섭
이 글은 [구독은 내가 할게, 관리는 누가 할래? 왓섭 앱 리뷰] 포스팅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몇 주 전, 코드스테이츠의 프로덕트 매니저 부트캠프에서 [불편했던 UX를 개선한 사례]를 각자 조사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동기분께서 구독 서비스나 적금 등 고정 지출을 조회하고, 매 달 결제 전 미리 알려주며, 제휴된 서비스는 간편해지도 가능한 [왓섭]을 사례로 소개했다. 다른 앱들은 좋다는 리액션에 그친 반면, 왓섭은 "지금 다운 받아야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나 역시 최근 카드를 분실해 어플들의 결제 독촉 메일에 시달리고 있어 바로 다운로드하게 되었다.
왓섭 내 우리카드 등록을 위해 로그인을 시도했고 계속 실패했다. 우리은행 홈페이지로 들어가 여러 번의 로그인 실패로 인증 결제수단이 추가되고 나서야, 우리은행에만 회원가입이 되어 있고 우리카드에는 가입이 되어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지금껏 은행의 자체 앱만 써 은행사와 카드사의 정보가 다를 수 있음을 몰랐던 것이다. 마침 다음 과제는 [유저 스토리 + Adobe XD를 활용한 UX/UI 개선]이라 로그인 과정에 이를 고지해주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그렇게 과제로 왓섭의 카드 등록 플로우의 UX/UI를 개선했고, 조사 과정에서 어플뿐만 아니라 SNS 리뷰, 뉴스 댓글 등을 살펴보다 채용 홈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마케터와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왓섭을 관찰하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해보며 혼자 애정이 많이 생겼었다. 그리고 계속 왓섭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쓸 거니까! 더 많은 회사와 제휴하고, 알찬 기능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
고민 끝에 짧은 자기소개와 브런치 URL을 메일로 보냈다. UI 디자인 툴을 익히는 목적으로 하다 보니 카피와 폰트부터 메인 컬러, 버튼 크기까지 디자인을 다 바꿔 조심스럽지만 그걸 빌미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답장을 기다렸다.
그 날 대표님께서 직접 글을 보시고 바로 연락을 주셔서 미팅 날짜를 잡았다.
미팅 전 보도자료부터 디자인/개발 팀장님의 인터뷰와 사내 문화를 다룬 인스타툰, 앱스토어 후기와 타사 어플들까지 직접 써보는 등 서비스와 더불어 왓섭이란 회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한 개발자분의 기술 블로그 속 버그와의 전쟁 회고와 로켓펀치의 회사 소개에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절대 금지'라는 문구였다.
돈, 워라밸, 거리 등 사람마다 회사를 보는 기준은 다를 것이다. 나는 구성원의 책임감과 기업의 도덕적 가치를 중요시하는데, 이와 부합해 왓섭을 알면 알아갈수록 서비스도 회사도 더 좋아졌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신논현 위워크로 향했다.
당시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왓섭의 메인 컬러를 초록색으로 바꿔 시안을 거의 뱅크 샐러드로 만들어갔다. 악의는 없었다,, 그냥 내가 초록색을 좋아한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에 빵을 사들고 7층으로 향했다.
우리는 명함을 주고받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서로 해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바꾼 시안부터 왓섭 팀원들의 채용 비하인드, 서비스의 방향, 구독 모델 시장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프로덕트 디자이너분을 뵙는 게 처음이라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도 물어보았는데 친절히 설명해주셔서 감사했다.
대표님께서 업데이트될 화면도 미리 보여주시고, 갖고 계신 고민도 진솔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다. 개인적으로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들을 말씀드렸는데, 사실 이미 준비되어 있으나 마이 데이터 규제로 인해 아직 서비스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디자인 역시 여러 시안들 중 하나를 채택하는 방식이라 내가 고민한 것들은 이미 까인(ㅠㅋㅋㅋ) 시안이었다.
이때 정말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그동안 내가 한 분석이나 기획은 개발을 고려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고, 무엇보다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 미팅 후 사무실 구경과 함께 팀원분들도 한 명씩 소개해 주시고, 내 이름으로 삼행시도 지어주셨다... ㅎㅅㅎ (사실 그때 너무 떨려서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이 안 난다..) 마지막으로 부끄럽지만 사무실까지 찾아간 진짜 이유를 말하고 나왔다.
"좋은 서비스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오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왓섭에서의 대화를 곱씹으며 나는 '디자인'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예고 다닐 때 미술과 친구들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계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기획은 영어로 Design, 사전적 정의는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이라 한다. 색과 도형의 조합 같은걸 넘어 궁극적으로 목적을 실체화하는 행위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프로덕트 디자인'에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 역시 문서로만 기획하는 것보다, 화면을 만들며 고민할 때 훨씬 더 브랜딩과 기능, UX에 대해 디테일한 고민들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만들다 보면 재밌고 욕심난다 ㅎㅅㅎ,, 템플릿 찾아 헤매는 거 말고 아이콘도 직접 만들고 싶고, 프로토타이핑 애니메이션도 더 자연스럽게 다루고 싶다. 아직은 서비스 기획에 관심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뽀시래기지만 나중에 직접 일을 하고 실제로 구현되어 사람들이 사용하고 편리함을 느낀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했다. 나는 작더라도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기획을 하고 싶다 :')
그로부터 몇 주 후, 최근 왓섭에서 카카오 뱅크 등록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보안성 심사 결과를 앞두고 있다는 뉴스레터를 전했다. 찬찬히 읽다 마지막에 내가 쓴 카피를 발견했다! 그 때 위워크에서 저 카피가 마음에 든다고 하셔서 내가 써달라고 했다. 근데 이게 뭐라고 뉴스레터인데 러브레터 마냥 설레는지,, (왓섭 못 잃어,, 질-척,,) 끝으로 정말 편하고 좋은 서비스라 많은 분들이 한번 이용해보셨으면 좋겠다!
p.s. 아이폰 유저는 (여기), 안드로이드 유저는 (여기)를 누르면 왓섭을 써보실 수 있습니다 :')
브랜드를 사랑하는 앱등이로 시작해, 제품이 아닌 가치를 파는 잡스병을 거쳐
혁신을 꿈꾸는 프로덕트 매니저에 도전하다.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그 100일간의 기록
김긍정 brunch.co.kr/@positiv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