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 않은 마음을 지키는 일

조정래 <아리랑> 1권의 문장

by 지나
지금 생각해 보면 이모와 나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가 적당했다. 우리는 그저 먼 친척에 불과했고, 서로의 삶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는 친척 관계가 얼마나 지긋지긋한지 너무 잘 알고 있었으니까. (4).png


가끔은 책 속 한 장면이
잠들어 있던 마음의 결을 깨운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오래도록 묻어둔 질문 하나가 조용히 깨어난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가."

그 물음은 오래되었지만, 낡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마음이 썩지 않기를

"재산을 더 모을라고 허지 마라.
땅으로 재산을 모으는 것은 농부들의 살을 깎고 피를 빠는 일이다."

이 짧은 말 속에는
욕망과 양심, 인간다움과 타락의 경계가 또렷하게 그려져 있었다.

재산을 탐하는 마음이 마음을 썩게 하고,
썩은 마음은 죄를 두려워하지 않게 한다.
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병들어 간다.

이 오래된 말은 지금 우리 삶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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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진 자들의 끝없는 탐욕

우리는 본다.
이미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이
또 다른 것들을 탐하며 끝없이 손을 뻗는 모습을.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지만,
그들의 삶은 늘 권력자들의 탐욕 앞에 무너진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목소리 뒤에서,
편법과 특권은 조용히 자라난다.
탐욕은 타인의 고통 위에 탑을 세운다.
그리고 그 위에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능력"이라 포장한다.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고집

송수익은 그런 세상을 향해 고개를 돌린 사람이다.
그는 지역 유지의 아들이었고, 오랜 명성을 지닌 양반 가문 출신이었다.
하지만 일찍이 깨달았다.
사람은 신분이 아니라 마음으로 대접받아야 하며,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는 몸소 그 신념을 실천했다.
아랫사람을 존중했고, 신분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문중 어르신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라가 빼앗긴 시대, 그는 말뿐인 상소문을 비웃었다.
조용히 글을 써 올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직접 의병을 조직하고, 싸움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송수익은 그렇게 살았다.
썩은 마음을 경계하고,
바르게 사는 길을 끝까지 붙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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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빛처럼

살다 보면 때로는 외로워진다.
바른 길을 걸으려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썩지 않은 마음을 품은 이들이 세상을 지켜왔다.
그들은 세상의 소음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썩은 마음 대신 깨끗한 마음을 품고,
탐욕 대신 절제를 선택하고,
타인의 고통 위에 서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이다.


불빛처럼, 작지만 꺼지지 않는 마음으로

썩지 않은 마음을 지키려는 사람,
남의 고통 위에 서지 않는 사람,
멈출 줄 아는 사람.

그런 이들이 세상을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나아가게 만든다.

불빛처럼 작지만 꺼지지 않는 마음이
언제나 세상을 밝혀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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