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 근로자의 기본 권리

육아 휴직도 예외 없다.

by 정긍정

2019년 11월, 처음 벨기에 회사 근무를 시작했을 때, 단 이틀 만의 휴가를 그 해에 쓸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내가 11월, 12월을 근무할 계획이고, 우리 회사는 법적으로 정해진 주당 근무시간 38시간에서 2시간 추가된 40시간을 근무함으로 한 달 일 할 때마다 하루의 휴가를 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는 이전에 벨기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데, 나는 이전에 벨기에에서 근무한 적이 없으므로 주어진 법적 휴가는 0 (제로)였다. 그럼, 학생들은 모두 다 제로 법적 휴가로 시작하느냐, 그건 아니다. 왜냐하면 만 25세 이하는, 법적으로 또 보장이 되어 정당하게 21일의 휴가를 받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2020년에 (추가 근무로 번) 단 12일의 휴가만 나에게 주어졌다.


다행히 나는 벨기에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꽤 아는 현지 남편이 있는데, "유러피안 휴가"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이 휴가법에 대해서 알아보니,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은 법적으로 21일의 휴가를 꼭 줘야 하는데, 이 법적 휴가보다 미달되는 일수가 주어질 경우에는, 유럽연합의 수준에서 발효된 이 법을 이용해 조금 더 휴가 일수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날, 당장 헤드헌팅 회사의 인사 담당자와 얘기를 했다. 별 다른 반박도 없이 7일을 더 주는 것이 아닌가.


법을 알고 권리를 요청하는 사람만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것은 벨기에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왜 7일만 주느냐 또 묻고 싶었지만, 총 19일의 휴가일수도 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더 얘기 꺼내지 않았다. 안 그래도, 연봉협상부터 내가 아주 깐깐하게 굴었기에, 이 정도만 하자하고 생각했다. 게다가 유러피안도 아니면서 유러피안 휴가법을 운운하며 휴가 더 달라고 요청하는 아시아 여자라니. 나를 현지 회사에 고민도 없이 꽂아준 것을 고마워하자는 마음과, 아시아 여자에게 대게 주어지는 이미지인 고분고분한 인상을 이 참에 깨어보자라는 마음이 상충했었더랬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올해는 정규직으로 계약을 전환하면서 총 32일의 휴가를 받았다. 20일은 법적 휴가 12일은 추가 근무로 얻은 휴가일수이다. 솔직히 주당 40시간 일하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이 아니기에 추가 근무로 얻은 12일은 공짜로 얻은 느낌이다. 2019년 9월부터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편은 1년에 35일의 휴가를 받는데, 덤으로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한주는 휴가를 따로 낼 필요 없이 모두 쉰다. 작년은 코로나로 휴가 계획이 다 무산되면서, 남은 휴가가 많았고, 그 휴가들을 다 올해로 끌어오면서 총 40일 이상의 휴가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내 남편 포함, 종종 긴 주말이 필요할 때면 금요일이나 월요일 휴가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전에 합의된 경우, 별다른 압박 없이 매주 금요일이든 일주일 이상을 쓸 수 있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유러피안 휴가 이외에도,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들은 육아 휴직, 교육 휴직, 코로나 관련 휴직 등등이 있는데, 다른 글에서 다뤄 볼 예정이다.


단순히 결론은 이렇다. 주당 근무시간을 잘 지키고, 적어도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것. 우리가 필요한 건, "생리휴가"를 무급으로 지정하며 여성들에게 편의를 주는 척하는 액션이 아니라, 이미 발효된 노동자의 권리들이 잘 지켜져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일에 집중하고 본인이 하는 일에서 성취감과 보람을 얻도록 많드는 일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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