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무조건 쉬기

아플 때 일하는 건 무조건 손해다.

by 정긍정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로 들리지만, 한 때 아파도 쉴 줄 몰랐던 나와, 지금도 혹시 아마 아파도 쉴 줄 모르는 이를 떠올리며 글을 써보려 한다. 특히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픈 것이 아주 민감한 지금, 직원이 아플 때 회사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정답일까.


1년에 한 번 아플까 말까 한 건강한 나는 대게 병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이 살았다. 조선소에서 근무할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어서, 집에 돌아오면 따뜻한 데서 잠부터 좀 자야 하는 그런 때도 있었지만 일자리에서만큼은 좀처럼 아프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흉흉한 지금, 조금만 몸에 이상 신호가 와도 나는 전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만 몸에 체온이 오르거나, 어깨가 지끈지끈한다 싶으면 조금 몸을 사리긴 하는데, 한 날은 정말 감기가 올 것만 같이 으슬으슬했다. 오후에 좀 찬 기운을 맞으면 딱 아파질 것 같아, 몸이 안 좋다고 윗선에 말했다. 정말 더 묻지도 않고, 집에 가서 잘 쉬라고 말해 주었다.


또 다른 한 날은, 밤동안 공기가 좀 건조했는지 아침에 목이 칼칼하니 목감기가 올 것 같은 기운이었다. 요즘은 코로나 증상 중 한 가지만 있어도 일단은 격리를 하고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하기에, 나는 일단 회사에 말을 하고 일을 나가지 않았다. 진료 예약을 하려고 하니 의사들이 바쁜 시기라 당장 예약을 잡기가 힘들었다. 집에서 쉬니 나아지는 것 같아, 매니저에게 진료 예약을 잡기가 힘들고, 쉬다 보니 좋아져 더 악화될 것 같지 않으니 다음 날 회사를 나가겠다고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매니저는 의사의 (코로나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사무실에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며칠이 걸려 회사에 나오지 못하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몸이 안 좋아 하루 일을 못 가게 되더라도, 하루는 진단서나 병가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회사 방침이 있는데 이 점이 참 좋다. 아프거나 아플 징조가 보이면 아무 부담 없이 하루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마음을 참 가볍게 해 준다. 당연히 남용하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혹시나 감기가 심하게 걸려 의사가 일주일을 쉬어야 한다고 처방을 내리면, 고용인도 어떻게 간섭할 수 없는 것이 의사의 처방전이다.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쉬어야 한다고 처방전에 쓰여있으면, 무조건 그 기간 동안은 쉬어야 한다. 당연히 단 하루도 내 휴가가 소모되지 않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참 신기하게도,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내 마음 한 편에도 여유가 생기는 듯하다. 갑자기 두통이 있다는 동료나 먼지 알레르기로 기침과 콧물에 시달리는 동료를 보면 집에 가서 쉬라고 말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아파서 최대의 효율로 일하지 못하는 대신, 쉴 때 제대로 쉬고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와 더 좋은 효율로 일하는 것이 백분 낫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아플 때 제대로 쉬는 것은, 나에게 좋은 일일 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 대한 배려임을 잊어서도 안 된다. 아플 땐 무조건 잘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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