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움과 효율성 그 사이 어딘가를 찾기.
우리 팀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전체 미팅을 가지는데, 가장 먼저 한 사람씩 돌아가며 일하며 막히는 부분이 있는지, 어떤 품질적 문제가 스케줄에 지장을 주는지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발언권을 가지고 얘기한다. 초반에는 이 미팅이 꽤나 부담스러웠다. 일단 언어적인 부분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제점을 불어로 모든 팀원들 앞에서 정리를 해서 말을 한다는 것이 긴장했을 때는 특히나 더 어려웠고, 누가 어떤 말을 하게 될지 어떤 질문을 하게 될지 예상할 수 없기에 초 집중해서 핑퐁게임을 따라가는 일이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핑퐁게임이 지나쳐져서 찬반토론으로 이어지는 것 같을 때는 다른 동료들과 조마조마해하며 팽팽한 텐션을 지켜볼 때도 있었다. 당연히 미팅은 예상된 시간을 초과하기 일쑤였지만, 나는 이런 미팅 방식이 꽤 괜찮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구든지 경중에 상관없이 문제점을 얘기하고 다 같이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으니까.
나와 같은 날 일을 시작한 매니저는 당연히 현장의 일을 사사건건 알기는 힘드므로, 이런 방식의 미팅을 굉장히 힘들어하는 듯했다. 그리고는 효율성을 가져다 들며 미팅을 체계화시키기 시작했고, 토론하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미리 메일을 보내도록 만들었다. 당연히 팀원들은 굳이 메일을 보내는 번거로움은 피하고 싶으므로, 매니저가 바라던 것처럼 자유로운 토론이 점점 사라지고 일방적인 소통만 남게 되었다. 개개인의 사소한 고충은 더 이상 미팅에서 관심거리로 다뤄지지 못하게 되면서, 매니저 아래 코디네이터의 어깨만 무겁게 만들었다. 여기서도 역시나 효율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의 미팅의 밸런스는 참 찾기 힘들다.
사실 매니저는 우리 부서의 디렉터의 지인으로, 그의 부탁으로 잠시 1년만 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은퇴를 하고 잠시 자리를 맡은 것이라, 첫날부터 1년 이상 일할 마음이 없음을 우리 모두에게 말해 왔었다. 그래서인지 아랫사람들에게서 보고되는 사소한 문제점보다 위에서 내려오는 방침을 전달하는 역할에 더 관심이 있음을 안다. 그리고 또 팀원들 내에서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자주 얘기하므로 아마 새로운 매니저가 오면 또 미팅의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기대) 한다. 모든 사람들이 미팅 중에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고, 문제점을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도록 만드는 분위기의 중요성에 공감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문제점이 생겨도 말하기 꺼려지기 시작할 테니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 구성원들과 팀의 분위기를 보았을 때 그런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사라지도록 가만히 두고만 보지는 않을 것 같다. 혹여 매니저가 이전 같은 분위기의 미팅을 원하지 않으면, 우리끼리라도 보조 미팅을 가지자고 이미 얘기가 나왔었으니까.
우리 팀이 과도기와 같은 1년 간의 경험으로 체계적인 미팅과 자유로운 미팅 사이의 밸런스를 잘 찾아, 앞으로 더 효율적이고 화기애애한 미팅을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