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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성실 Sep 21. 2023

키움 히어로즈 2024년 신인 드래프트 리뷰

고교 TOP 30 투수 5명 지명! 차세대 토종 에이스를 찾아라!

2년 연속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해 보이던 토종 1선발 안우진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최소 2025시즌에나 복귀할 전망이다. 5선발 정찬헌도 허리 부상으로 수술 소견을 받았다.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하면 1군에 복귀하더라도 규정이닝 소화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 기나긴 부진에서 탈출하며 반등에 성공한 토종 2선발 최원태는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되었다. 한 마디로 선발진 전체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올해 아마야구는 신인 드래프트가 열리기 한참 전부터 투수 유망주의 질이 매우 높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에게는 최원태(↔ 이주형, 김동규, 1R), 주효상(↔ 2R), 김태훈(↔ 이원석, 3R)을 타 구단으로 보내며 받은 상위 라운드 지명권 3장이 추가로 있었다. 상위 30순번 내에서만 총 6명의 유망주를 뽑을 수 있는 셈이었다. 합숙까지 하며 머리를 맞댄 스카우트 팀은 첫 여섯 번의 기회 중 다섯 번을 투수에게 사용하는 승부수를 뒀다.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범인의 사고로는 감히 '얼리픽'이나 '소신픽'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지명을 남발하던 키움이다. 그랬던 팀이 올해는 마치 신내림이라도 받은 듯이 각 라운드에서 뽑을 수 있는 최선의 유망주만을 차곡차곡 수집했다. 갑자기 신인 지명 전략이 달라진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14인의 유망주 모두 '야구가 악마'가 되어줘야만 투·타 가릴 것 없이 황폐해진 유망주 팜을 복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성형 투수, 구속을 더하다' 전준표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5.05.07 신체조건 186cm/96kg 출신학교 서울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아마야구 전문 기자들은 2024 드래프트 종료 직후 하나같이 입을 모아 키움이 '포텐셜이 높은 파이어볼러'와 '완성형 강속구 에이스'를 모두 품었다고 칭찬했다. '완성형 강속구 에이스'는 김윤하를, '포텐셜이 높은 파이어볼러'는 전준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러한 수식어가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소개하겠다. 전준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완 파이어볼러'다. 동시에 '완성형 강속구 에이스'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22.2이닝을 던지는 동안 0.3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서울고등학교의 2번째 에이스로 활약했다. 150km/h 중반대의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3학년 김서현이 내려가면 전준표가 남은 이닝을 마무리하는 식이었다. 당시 전준표의 최고 구속은 140km/h 중반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10.94의 K/9(9이닝당 삼진 개수)을 기록하며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정교한 제구력과 강인한 멘탈, 그리고 실전 상황에서 구사 가능한 다양한 변화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겨울까지만 해도 그의 유일한 약점은 '장현석·육선엽·김휘건에 비해 낮은 구속'이었다. 그런데 3학년이 되자마자 '150km/h'의 벽까지 깨부쉈다. 모두가 전준표의 무궁한 재능에 찬사를 보냈지만, 그 배후에는 2학년 시절 90kg이었던 몸무게를 겨우내 96kg까지 불리는 등의 노력이 있었다.


프로 레벨의 타자들을 상대로 유효한 변화구를 장착하는 것이 과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조차도 150km/h를 던지기 전에는 딱히 이렇다 할 약점으로 지적받지 않던 부분이다. '직구만 있는 투수'라기보다는 'KBO리그를 평정하기 위해 변화구를 더 갈고 닦아야 한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파이어볼러 유명해지기 전에도 정교한 제구력으로 유명했으며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보조 구종을 던졌을 정도로 손 감각이 있기에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다.




'기복 없는 140km/h 후반 돌직구' 김윤하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5.03.07 신체조건 188cm/90kg 출신학교 장충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최고 148km/h의 빠른 공이 강점인 우완 투수. 11.68의 K/9가 보여주듯 단순 구속 이상의 구위를 자랑한다. 이상적인 폼에서 비롯되는 디셉션, 188cm의 장신을 이용한 오버핸드 스로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강한 악력이 묵직한 볼 끝의 비결이라는 평이다. 변화구로는 파워 커브와 슬로 커브,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이 중 특히 스플리터의 완성도가 높아, 당장 프로 무대에 데뷔해도 투 피치 피처로서 즉시전력감이 될 수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김윤하가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는 기복이 심한 대부분의 아마야구 선수들과 달리 좀처럼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150km/h를 훌쩍 뛰어넘는 강속구도, 타자의 방망이를 현혹하는 엄청난 변화구도 아닌 꾸준한 활약이다. 한 경기서 7이닝 1실점하고 다음 경기서 무너지는 투수가 아닌 매 경기서 5이닝 3실점하는 투수가 로테이션에서 살아남는다. 김윤하의 꾸준함은 그가 2군에서 선발투수로서 많은 경험을 쌓고 끝내 1군 풀타임 선발로 자리 잡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다.




'고교 최고의 컨택, 그런데 이제 파워까지 곁들인' 이재상

(사진 출처 : 파이낸셜뉴스)

출생 2005.04.17 신체조건 185cm/90kg 출신학교 성남고 포지션 유격수 투타 우투우타

컨택 능력은 2학년 때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2022년 19경기 76타석에서 9삼진에 그침과 동시에 3할 3푼 9리의 준수한 타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91타석 동안 단 5번의 삼진만을 당함은 물론, 타율 또한 4할 8리까지 끌어올렸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를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고교야구 최고의 컨택 능력을 자랑하는 유격수를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올해는 파워 툴까지 장착했다. 2학년 때까지 공식전에서 단 하나도 없었던 홈런포를 두 방이나 터뜨린 것이다. 평균 이상의 파워와 최고의 컨택 능력을 겸비한 유격수. 우리는 보통 이런 선수를 가리켜 '아마야구 최고의 유격수'라고 부른다.


마운드에서 최고 145km/h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견이다. 중학생 때까지 투타 겸업을 했기 때문에 단순히 어깨만 강한 것이 아니라 송구 정확성도 뛰어나다. 올해 장타력 증강을 위해 90kg까지 증량했음에도 불구하고 7개의 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발이 빨라 수비 범위 또한 넓다. 유격수보다는 3루수에 어울려 보이는 신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강정호의 뒤를 잇는 '빅 사이즈 유격수'로 기대를 받는 이유다. 물론 2019년 김민성이 FA로 이적한 뒤 4년째 주전 3루수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키움 입장에서는 이재상이 타격에 더욱 집중해 거포 3루수로 성장한다 하더라도 결코 나쁠 것이 없다.




'와일드 씽' 손현기

(사진 출처 : 한국스포츠통신)

출생 2005.10.22 신체조건 188cm/85kg 출신학교 전주고 포지션 투수 투타 좌투좌타

좋든 나쁘든 키움 팬들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트릴 좌완 파이어볼러. 188cm의 장신과 긴 팔다리를 십분 활용한 유연한 투구폼으로 최고 148km/h의 빠른 공을 던진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것이 아니라 31.2이닝 동안 1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고 46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구위도 일품이다. 변화구로 구사하는 슬라이더와 커브, 서클 체인지업의 완성도 또한 높다. 3학년 시즌 들어 체력 면에서 약점을 보였던 다른 파이어볼러 유망주와 달리 스태미나마저 발군이다. 이 모든 장점을 '제구'라는 단 하나의 약점이 전부 잡아먹었다. 1이닝당 1개 이상의 4사구를 내줬다. 5월부터 6월 중순까지는 도저히 제구가 잡히지 않은 탓에 공식전에 나서지 못했다.


여러모로 2010년대 초반 키움 팬들의 심장을 들었다 놨다 했던 유망주 강리호(개명 전 강윤구)를 연상케 하는 투수다. 2009년 드래프트에서 우리(現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았던 강리호는 185/83kg의 준수한 체격과 유연한 몸으로 던지는 140km/h 중반대 강속구가 일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로 데뷔한 이후에는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최고 150km/h의 빠른 공을 던지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오늘날의 키움은 강리호의 잠재력을 끝끝내 터뜨리지 못한 2010년대 초반과는 달리, 최원태·안우진 등의 파이어볼러 유망주를 리그 최고의 토종 선발로 육성한 노하우를 가졌다.




'핵잠수함' 이우현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5.11.27 신체조건 185cm/80kg 출신학교 비봉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사우타

올해 고교야구 사이드암 자원 중 최대어로 손꼽혔던 핵잠수함 투수. 185cm/80kg의 마른 몸으로도 최고 148km/h의 빠른 공을 던졌다. 38이닝 동안 60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단 하나의 피홈런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구위도 빼어나다. 세컨 피치로는 높은 완성도의 커브를 구사한다. 고교야구를 즐겨보는 팬들은 2010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던 신정락의 향기가 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단순 신체조건과 3학년 시즌의 성적만 놓고 보면 지금의 이우현이 고교 시절 신정락보다 한 수 위다.


다만 잠재력에 비해 현시점에서의 완성도는 즉시 전력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9이닝당 약 7개 수준의 사사구를 내줄 정도로 제구의 기복이 큰 탓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이우현과 비슷한 수준의 사사구 비율을 기록한 장재영이 1군 엔트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준의 제구력을 갖추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이우현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을 주고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다가오는 마무리 캠프부터 손현기와 함께 스트라이크 존에 꾸준히 공을 던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게 될 것이다.




'포스트 고우석' 김연주

(사진 출처 : 동아일보)

출생 2004.02.27 신체조건 177cm/75kg 출신학교 세광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오늘날 드래프트에서 지명받는 투수들의 평균 신장보다 조금 작은 177cm의 키를 가졌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세광고와 맞붙었던 타자들이라면 그 누구도 마운드 위의 김연주를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소하다'가 아니라 '단단하다'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다부진 몸으로 최고 148km/h의 빠른 공을 던진다. 팔 스윙이 빠르기 때문에 단순 구속 이상의 구위가 느껴진다는 평을 받는다. 돌직구만큼 높은 평을 받는 또 하나의 무기는 바로 제구다. 지난 2년간 120.1이닝을 투구하면서도 겨우 32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했다.


롤 모델은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인 고우석이다. 투수 치고 다소 언더사이즈라는 점, 돌덩이 같은 직구를 지치는 일 없이 던짐으로써 신체 조건의 핸디캡을 지워버렸다는 점, 그리고 횡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진다는 점 모두 고우석과 판박이다. 완성도 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에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당장 내년부터 1군 경기에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고교 졸업 직후 1군 25경기에 등판하며 마무리 투수를 위한 경험을 쌓았던 고우석과 같은 스타트라인에 서는 셈이다.




'송성문의 앞에 나타난 주전 3루수 경쟁자' 고영우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해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 고영우. (사진 출처 : KUSF)

출생 2001.06.21 신체조건 178cm/78kg 출신학교 성균관대 포지션 3루수 투타 우투우타

타격만 놓고 보면 고교 시절에 이미 검증이 끝났던 선수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4할 타율과 2홈런 4도루 18타점을 기록하며 경남고등학교의 타선을 이끌었다. 드래프트 직전에는 안 그래도 활활 타오르던 방망이를 더욱 뜨겁게 달구면서 주말리그 후반기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2학년 시즌부터 올해까지 3년간 221타석에서 10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 기간 동안의 순장타율은 무려 2할 4푼 6리에 이르렀다. 고교 시절 프로 미지명의 원인이었던 아쉬운 수비 또한 성균관대에서의 4년 동안 완벽히 개선했다.


코너 내야 때문에 준우승의 고배까지 마셨던 팀이 4라운드까지 내려온 대학 최고의 3루수를 지나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키움은 5년째 주전 3루수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주전 내야수로 기대받았던 장영석과 김웅빈은 공수 양면에서 평균 이하의 기량을 보이다 1군에서 사라졌다. 무한한 기회를 받고 있는 송성문은 1군에서만 2000타석에 가까운 기회를 받았음에도 타격에서 이렇다 할 성장이 없다. 버건디 유니폼을 입게 된 고영우가 아마야구에서 했던 것처럼만 방망이를 휘두른다면, 당장 내년부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고영우를 지명한 구단 또한 그러한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을 테다.




'내년부터 1군 레귤러?' 김주훈

마산용마고 시절의 김주훈.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3.06.25 신체조건 182cm/85kg 출신학교 동원과학기술대 포지션 투수 투타 좌투좌타

김광현을 연상케 하는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최고 140km/h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 오버핸드 스로우 투구폼의 특징인 높은 타점과 뛰어난 디셉션으로 타자와의 승부에서 우위를 가져올 수 있다. 고교 시절에는 3년간 16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으나, 대학 진학 후 투수로서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올 한 해 동안에만 45.1이닝을 던졌다.


현재 키움에는 1군에서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좌완 투수가 세 명밖에 없다(김재웅·윤석원·이종민). 이 중 김재웅은 20대 중반의 나이로 조만간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윤석원과 이종민은 구속이 느리다는 단점을 공유하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4~5 수준의 BB/9를 기록하며 스트라이크 존에 140km/h 초중반의 빠른 공을 꾸준히 던진다면, 입단과 동시에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다.




'마운드에서 145km/h, 타석에서 104타석 8삼진' 송지후

(사진 출처 : 파이낸셜뉴스)

출생 2005.01.08 신체조건 178cm/85kg 출신학교 광주제일고 포지션 유격수 투타 우투우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지명을 받았던 이승원을 연상케 하는 내야수다. 공식전에서 투수로 경기에 나와 최고 145km/h의 빠른 공을 던졌을 정도로 어깨가 강하다. 타자로서의 송지후는 매우 공격적인 타격 어프로치와 빼어난 컨택이 매력적인 선수다. 104타석 9볼넷의 기록으로 알 수 있듯 매우 적극적인 스윙을 했지만, 단 8번의 삼진을 당함과 동시에 3할 8푼 3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그러한 전략이 유효했음을 증명했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만큼 발도 빠르다. 한 마디로 파워 빼고 모든 것을 다 가진 4툴 플레이어다.


입단 당시의 이승원과 마찬가지로 당장의 완성도가 실링만큼 높은 선수는 아니다. 타격면에서는 볼넷까지 포기해 가며 전력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음에도 많은 장타를 만들지 못했다. 수비는 강병운 스카우트가 잔실수가 잦다고 지적했다. 결국 공수 양면에서 모두 교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고양의 내야에는 자리가 많다.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찾아 나가며 거친 면을 차분히 다듬어 나간다면, 수년 후 고척 스카이돔의 그라운드 위에서 상대 팀 타자의 타구를 처리하고 있을 것이다.




'타격은 포수 최대어보다 한 수 위' 김지성

홈으로 쇄도하고 있는 주자가 김지성. (사진 출처 : 스포츠코리아)

출생 2004.05.27 신체조건 177cm/91kg 출신학교 율곡고 포지션 포수 투타 우투우타

키움의 지난해 드래프트 테마는 '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마야구 최고의 포수들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던 지명 전략은 1년도 안 돼서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게 됐다. 김동헌은 데뷔 시즌부터 주전 포수가 됨은 물론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영예까지 누렸다. 박성빈은 2군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며 미래의 주전 포수 경쟁을 위한 경험치를 쌓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은 키움은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또 하나의 포수 유망주를 수집했다. 그 주인공은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황금사자기 우승팀' 부산고등학교를 꺾었던 율곡고야구단의 주전 포수 김지성이었다.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올해 초 고교야구 포수 TOP 2로 불렸던 경기고 이상준, 북일고 이승현보다 훨씬 빼어났다. 177cm/91kg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십분 활용한 파워를 뽐내면서도 3할대 후반의 고타율을 유지했다. 날렵한 체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개의 3루타와 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주력도 좋았다. 박영인 스카우느튼 타격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지명한 선수라고 평가했지만 포수로서도 특별히 박한 평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현재 키움에서 2할 5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포수는 1·2군을 통틀어도 김동헌 혼자다. 김지성이 공격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조금만 보여준다면 프로에서도 계속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5툴 플레이어' 박채울

(사진 출처 : 스포티비뉴스)

출생 2004.11.20 신체조건 187cm/88kg 출신학교 충암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우타

겨울까지만 해도 1·2라운더 후보로 거론되던 고교야구 최고의 5툴 플레이어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세계 최고의 거포 유망주들이 출전하는 '파워 쇼케이스 월드 클래식'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을 정도로 절륜한 파워를 자랑한다. 아직 성장기가 끝나지 않아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확실한 강점'이라는 평을 받은 박채울만의 무기다. 지난해 충암고의 주전 타자로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도 4할 타율을 기록했으며, 올해 전반적인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와중에도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골라냈을 정도로 컨택과 선구안도 나쁘지 않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


단점은 수많은 툴 플레이어 유망주의 잠재력 폭발을 억눌렀던 멘탈 문제다. 이영복 충암고등학교 감독은 박채울이 고교야구를 평정했던 지난해에도 "프로에 가면 조원빈보다 더 뛰어난 5툴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우는 동시에 "성적에 대한 보담을 잘 느끼는 스타일"이라며 걱정하는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이는 타자 최대어로 기대받던 올해에 최악의 형태로 현실화되고 말았다. 이수범 키움 스카우트팀 대리는 드래프트 직후 박채울의 부진에 대해 "스윙 메커니즘이나 파워 하락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순수 멘탈 문제라는 이야기다. 2군 주전 중견수로 많은 기회를 받을 내년에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을 얻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짧은 구력, 미묘한 투구폼... 하지만 142km/h 고교 에이스' 박범준

박범준의 23시즌 공식전 투구 자료. (영상 출처 :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출생 2004.05.28 신체조건 185cm/82kg 출신학교 대전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좌타

140km/h 초중반의 빠른 공과 완성도 높은 종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우완 오버핸드 투수다. 팔을 최대한 앞까지 끌고 와서 던지는 투구폼과 빠른 팔 스윙으로써 단순 구속 이상의 구위를 구사한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서 6경기에 나서는 동안 3경기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이닝 소화력도 준수하다. 키움이 9라운드라는 비교적 낮은 순번에서 지명한 이 04년생 투수를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고 있는 이유다.


박범준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다. 우선 고등학생이 돼서야 투수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세 지명권에 들 정도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없다시피 한 와인드업, 작은 스트라이드 등 사실상 상체만을 사용하는 불안정한 투구폼임에도 불구하고 140km/h대의 패스트볼과 컨트롤 가능한 슬라이더를 던진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박채울과 함께 하위 라운더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는 선수다.




'셋업맨의 향기' 박승호

과거 키움의 셋업맨이었던 김상수(우)를 꼭 빼닮은 박승호(좌).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5.03.24 신체조건 187cm/90kg 출신학교 군산상일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키움의 투수조 조장 겸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서 KBO리그 최초 단일 시즌 40홀드의 대기록을 세웠던 김상수를 꼭 빼닮은 유망주다.


와인드업 시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연상케 하는 하이 키킹, 투창 선수가 과녁을 향해 창을 던지는 듯한 팔 스윙으로써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공을 뿌린다. 투수 경력이 길지 않아 최고 구속은 140km/h에 그치지만 구위가 좋다는 평이다. 변화구로는 각이 큰 커브를 구사한다. 전반적으로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우수하다. 신일고등학교 시절의 김상수도 위의 이야기를 그대로 복사&붙여넣기 한 듯한 평을 받았다.


고등학생 시절 72kg의 마른 체형이었던 김상수는 프로 데뷔 후 88kg까지 몸을 불리며 최고 150km/h를 던지는 파워 피처로 거듭났다. 당당한 풍채의 박승호가 김상수와 같은 방법으로 파이어볼러가 되는 것은 어렵다. 대신 187cm 장신을 활용해 내리꽂는 박승호의 공에는 어떤 투수들은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예리한 각이 있다. 140km/h 초중반의 공만 던질 수 있게 되더라도 충분히 핵심 중간계투 요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교 성적? 프로에서의 발전 가능성에 집중할 때야' 심휘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출생 2005.05.28 신체조건 185cm/85kg 출신학교 배재고 포지션 3루수 투타 우투우타

꽃봉오리를 피워내기 직전에 키움의 선택을 받은 툴 플레이어. 내외야 어느 포지션을 맡아도 모자람이 없는 피지컬, 아직 신체가 완성되지 않은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펀치력, 단독 도루가 가능한 주루 능력, 그리고 코너 내야 소화가 가능한 수비력까지 모든 툴을 골고루 갖췄다. 배지헌 칼럼니스트와 전상일 <파이낸셜뉴스> 기자 모두 입을 모아 '올해 기록한 성적보다 훨씬 높은 기대를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언더핸드 투수 김대우와 이번 시즌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키움의 셋업맨이었던 김태훈 모두 키움이 드래프트 최하위 순번에서 지명한 선수들이었다. 일주일 전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호명되기 전까지 흙 속에 묻힌 원석이었던 심휘윤이 프로 유니폼을 입고 나서 다이아몬드로 거듭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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