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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eroes 52

Heroes#45. 제리 샌즈

키움 히어로즈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by 채성실
20250205.png (원본 사진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제리 샌즈는 키움 히어로즈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그는 2019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쓸어 담으며 키움의 창단 두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타석 밖에서는 훌륭한 워크 에식으로 선수단과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카토바 대학교를 졸업한 샌즈는 2008년 MLB 드래프트에서 전체 757순위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0년간 마이너리거 생활을 하다가 2018년 8월 7일에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했다. 10만 달러의 계약금은 시즌 후반임을 감안해도 적은 수준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두산 베어스가 메이저리거 출신의 스캇 반 슬라이크를 32만 달러에 영입했기에 더욱 비교됐다.


하지만 샌즈는 자신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비웃듯이 특급 활약을 펼쳤다. KBO리그 데뷔 첫 타석에서부터 안타를 쳐낸 샌즈는, 정규시즌 25경기 동안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으로 컨택과 파워를 모두 증명했다. 수비에서도 코너 외야수로서 완벽한 모습을 뽐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는 박병호가 침묵하는 동안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사실상의 4번 타자 역할을 해냈다.


2019년, 샌즈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쓸어 담았다(113개). 리그에서 네 번째로 많은 홈런을 쳐냈으며(28개), 홈런 스윙으로도 정교한 타격으로 3할 타율을 기록했다(.305). 샌즈의 2019년 sWAR(Wins Above Replacement,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5.74로, 키움의 역대 외국인 타자 중 1위였다. 2019년의 샌즈가 키움의 17년 역사상 승리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외국인 타자라는 뜻이다.


샌즈는 워크에식에서도 스타 플레이어 다운 모습을 보였다. 샌즈의 전임자였던 마이클 초이스는 방출 전 경기에서도 홈런을 치는 등 절륜한 파워를 자랑했다. 그러나 한국 야구를 무시하고 코치의 조언을 무시하는 태도로 인해 해고당했다. 반면 샌즈는 미국 시절부터 친화력과 인성 면에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에서도 선수단과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장과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샌즈가 키움과 함께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2019년 MVP급 활약을 펼친 샌즈는 시즌 후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부터 보장 금액 130만 달러의 오퍼를 받았다. 그해 샌즈가 받았던 연봉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었다. 샌즈는 일본으로 떠나기 전 한국 언론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일본 생활에 대한 기대보다 한국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부분을 더 크게 아쉬워한다"는 말을 남겼다.


샌즈는 일본에서도 여전한 실력과 유머 감각을 뽐내며 NPB 최고 인기 구단인 한신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샌즈는 2023년 은퇴 후 한신 구단의 요청을 받아 국제 스카우터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임시 코치로 승진해 스프링캠프에 동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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