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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eroes 52

Heroes#35. 조성운

'처음'을 위한 8년의 기다림

by 채성실
20250225.png (원본 사진 출처 : 키움 히어로즈 공식 홈페이지)

조성운은 세상에 불가능이란 없음을 커리어로써 몸소 증명했다. 허리 부상, 군 복무 등의 악재로 만 29세가 되어서야 1군에 데뷔했다. 하지만 8년차 시즌에 데뷔 첫 승을 거두는 등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잠재력을 꽃피웠다.


신일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조성운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전체 58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185cm·90kg의 당당한 체격과 최고 140㎞의 중반대의 빠른 공을 자랑하는 기대주엿다. 키움은 갓 대학을 졸업한 조성운에게 2군 마무리를 맡겼다. 2군 마무리는 1군 계투진에서 결원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콜업되는 보직이다. 조성운을 언제든 1군에 올릴 즉시 전력으로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연이은 부상이 조성운의 발목을 잡았다. 데뷔 1년차, 조성운은 허리 부상으로 부진했다. 2군 14경기에서 7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2년차 시즌을 앞두고는 육성선수로 전환됐다. 2014시즌 후 상무 피닉스 야구단 입단을 타진했으나, 탈락 후 현역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탓에 사회복무요원으로 26개월을 복무했다.


2017년, 전역 후 첫 시즌을 맞이한 조성운은 2군 마운드조차 밟지 못했다. 오랜 공백 탓에 구속이 130㎞까지 내려간 탓이었다. 만 29세 시즌이었던 2018년에야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랐다. 25경기서 26.2이닝을 던지는 동안 35개의 안타와 13개의 볼넷을 내주고 24실점 했다. 30대를 맞이한 이듬해, 조성운의 1군 등판 횟수는 다섯 경기로 쪼그라들었다.


2020년. 조성운은 평소처럼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5월 28일까지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다. 1군에 올라와서도 좋은 투구가 이어졌다. 점점 잦은 빈도로 마운드에 올랐고, 타이트한 점수 차에서 중용됐다. 7월 19일에는 3점차 앞선 6회말에 SK 와이번스의 중심 타선을 깔끔히 막아내며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9월 6일에는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1군 첫 패전의 멍에를 멨다. 이틀 뒤에는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조성운은 2020년 정규시즌 시작 전 동계 훈련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라며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라고 말했다. 조성운의 직감대로, 2020년은 그의 마지막 1군 시즌이 됐다. 대신 유니폼을 벗어도 미련이 남지 않도록 모든 '처음'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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