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돌을 앞두고 동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었다. 단독 사진, 돌잡이 사진, 가족 사진 세트로 촬영했다. 엄마와 아빠는 검정색 반팔티에 청바지를 입었고 첫째와 둘째는 흰색 반팔티에 청바지를 입었다. 첫째 손을 잡고 사진관으로 걸어가는데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사진관에 도착하자마자 둘째는 울기 시작했다. 낯선 장소의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했을 것이다. 삼십분 정도 달랬는데 다행히 조금씩 익숙해졌다. 사진작가도 사진관 직원도 친절해서 감사했다. 예전에 첫째는 백만원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비싼 스튜디오에서 돌사진을 찍었는데 직원들이 불친절하고 사진도 대충 촬영해서 짜증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반면에 동네 사진관은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촬영하는 데다가 저렴했다.
Alexander Dummer @ Pexels
둘째 촬영을 마치고 가족 사진을 찍을 차례가 되었다. 며칠 전부터 가족 사진을 찍을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평소에 무표정하고 웃음기가 없어서 부담스러웠다. 고민 끝에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마셨다. 취기가 올라서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앨범을 제작할 후보 사진들을 보면서 안도했다. 억지 웃음이라도 무표정보다는 나았다. 무엇보다 둘째 사진이 예상보다 잘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가족 사진에서 첫째가 어깨를 으쓱이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첫째와 둘째가 서로 마주보고 웃는 사진도 좋았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동네 사진관에서 가족 사진을 찍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족 사진 앨범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Alexander Dummer @ Pexels
장모님이 사진관에서 둘째를 달래느라 고생하셨다. 사진 촬영 후에 아내가 둘째를 데리고 상담하는 동안 아빠는 첫째 손을 잡고 동네 맛집으로 유명한 보쌈집으로 걸어갔다. 장모님이 드실 보쌈과 우리가 먹을 보쌈 두 개를 포장했다.
"동생이 많이 울어서 힘들었지?"
"아니 괜찮아. 즐거웠어."
"예전에 사진 찍을 때 동생처럼 울었는데 기억나?"
"아니 모르겠어."
첫째는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통통 뛰었다.똑바로 걷지 않고 길 옆에 늘어선 커다란 돌멩이를 오르내렸다.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가자."
"그래 알았어."
장모님이 귀가하신 후에 보쌈을 먹으면서 노트북으로 사진을 봤다.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앨범을 빨리 받아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