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가본 키즈카페 가고 싶을 때 부산 칠드런스 뮤지엄으로

잠들기 전 아빠와 딸의 대화

by 웃자

저번주에 기장의 장난감 가게에서 몽실이를 샀다. 새하얀 솜뭉치 같은 강아지인데 멍멍 짖고 뿡뿡 방귀를 뀌었다. 첫째는 같이 잘 정도로 좋아했는데 둘째는 소리나 움직임이 무서운지 기겁했다. 옛날에 비슷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났다. 많은 것들이 변했는데 장난감은 그대로인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그때 칠드런스 뮤지엄을 알게 되었다. 같은 건물 같은 층의 바로 옆에 붙어있었다. 조금 큰 키즈카페라고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지나쳤다. 언젠가 아기들과 가봐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첫째가 잠자리에서 안가본 키즈카페에 가서 낚시를 하자고 말했다.

"안가본 키즈카페에 가고 싶어."

"그래. 아빠가 찾아볼께. 주말에 가자."

"응. 낚시도 하고 싶어."

첫째가 잠든 후에 칠드런스 뮤지엄을 검색했다. 다행히 낚시 놀이도 있고 다양한 체험관도 있었다. 첫째는 주중에 아빠랑 키즈카페에 가야지 노래를 불렀다고 아내가 말했다. 과연 첫째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예상보다 넓고 즐길 거리가 많았다. 마분지와 플라스틱 바퀴로 레이싱카를 만들고 비탈길에서 경주했다. 트리케라톱스, 벨로키랍토르, 공룡들이 철조망 뒤에서 울부짖으며 움직였다. 첫째를 들어서 공룡 가까이 갔는데 무섭다고 뒷걸음질 쳤다. 거대한 상어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곳에서 낚시를 했다. 단골 키즈카페 낚시터보다 열배 정도 크고 재미있었다. 종이로 로켓을 만들어서 우주로 날렸다. 신나서 놀던 첫째가 실수로 옷에 소변을 봤다. 아내가 첫째와 화장실에 다녀오는 동안에 둘째와 둘이서 로켓을 날렸다. 레고로 배를 만들어서 물에 띄웠다. 자유의 여신상, 공룡, 급류를 지나서 항해하는 레고로 만든 배가 마음에 들었는지 첫째는 배를 따라 다녔다. 낮은 천장을 지나서 지하로 내려갔다.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 날렸다. 첫째는 거북이를 아빠는 문어를 색칠해서 바닷속에 풀어주었다. 첫째를 품에 안고 레이저를 피해서 미션을 클리어했다. 괴물이 지키는 미로를 지나서 보물을 확인했다. 설원이 보이는 캠핑장에서 첫째가 만들어준 장난감 햄버거와 피자를 먹었다. 공룡이 노려보는 구름다리를 지나서 미션을 완료했다. 출구로 나오는 길에 농구를 했다. 첫째는 한번도 골을 넣지 못했는데 계속 아빠의 도움을 거부했다. 마지막에 첫째를 들어서 덩크슛을 성공했다.

키즈카페에 가면 식사 때문에 곤란했다. 키즈카페 내부에 식당이 있어도 메뉴가 한정적이라서 몇 번 먹으면 아기도 어른도 질렸다. 배달음식도 지겨웠다. 칠드런스 뮤지엄은 기장에 있어서 맛집이 많았다. 출구에서 첫째가 배고프다고 말했다. 원래 힐튼 호텔에 가려고 했는데 시간도 늦었고 배도 고파서 같은 건물 11층에 있는 샤브샤브 식당에 갔다. 부페식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첫째는 샤브샤브, 잡채, 탕수육, 호박죽, 토마토, 과자를 실컷 먹었다. 둘째는 푹 익은 배추와 고기를 잘게 잘라서 먹였다. 옆에 있는 루프탑 카페에서 유명한 치즈케이크를 테이크아웃하려고 했는데 포장용기가 없어서 포기했다. 아래층에 있는 베이커리는 리뉴얼로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일층까지 내려가서 딸기 요거트 라떼, 쇼콜라 케이크, 옥수수 빵을 테이크아웃했다. 칠드런스 뮤지엄이 첫째의 기억에서 희미해질 무렵에 다시 놀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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