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후 후유증

아내와 나

by 웃자

아내가 퇴원했다. 퇴원하는 날 요양병원 건물이 보이지 않는 골목길에서 아내를 픽업했다. 아이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출장 갔다고 거짓말했는데 병원에서 픽업하면 들통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상외로 짐이 가벼웠다. 병원에서 필요한 것을 대부분 제공했고 예전에 종합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길 때 짐을 한번 정리했기 때문이다. 집으로 가는 길에 이제는 버리고 줄이는 삶으로 전환점을 돌았다고 혼자서 생각했다.


아이들은 표정이 밝아졌다. 아빠와 있을 때 내색하지 않았지만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애썼는데 엄마가 있으니까 예전처럼 천방지축으로 돌아간 것 같다. 다행이다. 아내는 수술 자국을 고양이가 할퀸 상처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우리집에서 단골 무인문방구로 가는 골목에 길고양이 임시보호소가 있는데 산책할 때마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피했다. 예전에는 고양이를 구경하러 다가갔는데 진짜로 믿는 것 같다.


아내는 갑상선암 수술후 후유증 때문인지 침대에 누워서 지냈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과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음식을 만들었다. 집에 온기가 돌아왔고 아이들이 자주 웃었다. 아내가 집에 없을 때는 알아서 느릿느릿 집안일을 했는데 아내가 집에 있으니까 잔소리를 들은 후에야 집안일을 하고 있다. 아내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기 전까지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저번 주말에는 날씨가 추워서 맨발걷기를 건너뛰었다. 이번 주말에는 날씨가 따뜻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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