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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sible Kim Dec 01. 2021

맨날 평가만 하다, 평가받는 기분

그것은 교원능력개발평가

교사라면 1년이 마무리될 때쯤, 근무평정, 성과급 평가, 그리고 교원능력개발평가를 받는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동료교원, 학부모, 학생에게 평가를 받게 된다.

줄여서 이 교원평가는 항목마다 5점 만점의 점수로 평가받는 평가가 있고 자유서술식 평가도 있다.

이 중 아무래도 가장 긴장된 기분으로 보게 되는 것이 자유서술식 평가일 텐데.

경력 초기에는 학급 운영의 노하우나 아이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이따금 문제학생과의 갈등으로 악다구니로 반을 운영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보면 그 해 교원평가 평가결과를 받아 보는 게 꽤나 두려웠다. 익명성이 보장되다 보니 묵직하게 뼈 때리는 글도 있게 마련이다. 참 부끄럽고 그런 평가를 받는 나에게 화가 날 때도 많았다. 이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온 교원평가. 결과지를 공유합니다.



5학년 학생 의견 조사지

1. 선생님께서는 등교 수업 및 원격수업을 하실 때 수업시간에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셨나요?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해주십니다

수업시간 때 선생님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원격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지도해주십니다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주신다

수업을 잘해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우리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많이 갖고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저 역시 등교하는 날은 많지 않았지만, 등교날이던 줌 수업 날이던 한결같은 선생님의 따뜻한 선생님의 관심과 격려 덕분에 학교생활하는데 어려움 없이 올 한 해 정말 즐겁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5년 생활 중에서 가장 따뜻하고 멋진 선생님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2. 선생님은 우리가 안전하고 바르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어떻게 하셨나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지도해주십니다

친구들끼리 싸움이 나지 않게 지도해주십니다.

체육시간 때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도해주십니다.

친구들과 싸우지 않도록 잘 지도해주십니다

위험할 것 같은 상황에서는 빠른 판단으로 위험하지 않게 지도해주신다

학교에 나오는 날이 많지는 않았지만, 친구들과 소통을 잘할 수 있게 학급 동아리 운영을 잘해주셨습니다. 핼러윈데이 파티와 친구사랑의 날 같은 이벤트를 자주 열어주셔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학교생활 중에 가장 행복했던 1년이었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3. 선생님은 수업을 가르쳐주십니다. 어떤 도움이 나에게 더 필요한지 써주시기 바랍니다.

질문에 설명도 잘해주십니다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친구들이 시끄럽지 않도록 해주세요!

지금처럼 지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 있게 수업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중간중간해주셔서 수업이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참된 스승님 고맙습니다. 관심 갖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처럼 좋은 스승이 되어주세요. 내년에도 또 담임선생님 맡아주세요. 선생님과 1년 더 공부하고 졸업하고 싶습니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 조사지

관심을 가지고 잘 보듬어주십니다

수업 준비를 너무나도 잘해오시고, 아이들 입장에서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진행해주십니다. 부드러운 어조로 수업을 하시는데, 수업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학생들에게 교과내용을 적절히 예를 들어 설명도 잘해주십니다.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많이 해주시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참스승이 십니다. 줌 수업을 할 때 카메라를 꺼놓거나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학급 아이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십니다. 또한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으셔서 아이들에게 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십니다

지금처럼 언제나 아이들을 위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아이들과 소통을 많이 해주시는 스승님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항상 진심이신 선생님으로 비치어집니다. 그 마음 오랜 교직생활 동안 변치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은 참스승이십니다.



응답한 인원이 적어서 그런가? 비난조나 악성 의견을 준 학생이나 학부모가 없는 것에 일단 안도합니다. 뭐 그럴만한 말이나 행동도 안 했지만, 혹여나 오해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기에 참 다행입니다. 

모두가 좋게 봐주신 것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작성된 평가만 보면,

제가 평소 아이들을 교육하며 보여준 생각, 의도, 행동 등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월급값은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런 평가를 받아 아이들에게 더 잘 하게 되는 것. 

이것이 선순환 아니겠습니까?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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