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건들지 말자.
몇 년 전 근무하던 학교의 동료 선생님께서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선 빨갱이들에게 절대 투표를 하면 안 된다고 하셨을 때.
내가 정체성을 밝히지 않았기에 내게 염려 어린 조언쯤으로 하셨을 텐데.
평소 정치적인 이야기는 안 하실 것 같은 분이었기에 의외이기도 했고, 나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 주시던 분이기에 논쟁을 하고 싶지 않아.
"맞아요.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죠."라고 하고
속으론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말씀이실까. 그런 게 아직도 있나요? 이 민주정부 시대에' 싶었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국민경제자문회의란 곳에서 이런 귀욤둥이 정책 제안을 하셨다.
그것도 청와대 직속기구라는데. 와우!
"선생님! 선생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니 맞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주주자본주의의 시대에.
정부가 나서서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도록 배당소득세를 인상하고, 자사주 소각을 막는다?
배당을 많이 해서 투자를 안 하는 게 아니잖아. 규제도 풀고 투자여건이 좋아야 하지.
가뜩이나 양아치 같은 상장사도 많은데, 배당 줄이고, 자사주 소각까지 막으면 어느 외국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까?
도대체 뭐를 얻으려고 이런 연구보고서를 썼을까 생각해보면 설마...
'대출 안 돼! 금리 올려. 부동산 못 사게 해. 안돼. 거기에 주식도 안 돼. 그냥 대기업, 중소기업은 살려줄 테니까 들어가서 월급 받아먹고, 열심히 일만 해. 부족하면 복지 좀 늘려서 표 좀 얻게.'
이런 건 아니겠죠?
안 그래도 값이 오른 부동산 폭등의 시대에 국민들이 주식시장에서 자산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나?
거기에 더해서, 노동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협의회' 제도화.
소유와 경영이 분리 안 된 곳이 많아, 양아치 같은 상장사도 많다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회사의 주인이 누굽니까?
대표입니까? 노동자입니까? 주주입니까?
저는 ㅃㄱㅇ가 아니므로 주주로 하겠습니다.
주주의 의결을 거쳐 임명된 대표가 경영을 하는 게 회사 아닙니까?
저는 일개 선생이지만 학교의 주인에 저 또한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정신적으로는요.
하지만 회사는 다르죠. 회사가 망하면 그 손해는 누가 보나요? 임원진? 노동자?
바로 주주죠.
회사가 망하면 다른 회사로 가면 그만인 노동자를 경영에 참여시키겠다? 그냥 의견 제시쯤으로 하시죠.
노동자는 월급을 받는 것에서 본인의 권리는 온전히 충족된다고 봅니다. 나 포함, 쉿더 마우스!
결론 : 민주주의고 사회주의고 나발이고 다 관심 없고, 자본주의는 건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