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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Jan 20. 2022

미래의 나에게 과거의 내가

초등(고학년)부 금상 - 권희준

미래의 나에게 과거의 내가


안녕?


나는 과거의 나야. 미래의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아마 과학자가 될 것 같아. 과거의 꿈은 과학자가 되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발명하는 것이었는데, 미래의 나는 직업이 뭐니?


과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세상에 도움이 되면 그것으로도 만족해. 하지만 과학자가 되었다면 '그냥 대충대충 연구하고 끝내는 과학자가 아니라 누구보다 열심히 실험하며 연구 결과를 정리하는 과학자가 되겠다'라는 어릴 적 꿈을 잊지 말아줬으면 해. 그리고 그동안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그 꿈을 버리지는 말아줘.


과학자보다 편한 직업도 많겠지만 실험하는 걸 좋아했던 내가 1년에 3~4번밖에 실험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면 미래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느껴봐.


미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첫째, 자만하지 말자. 우주로 벋는 탑을 쌓다가 '에휴, 이 정도면 충분히 할 만큼 했으니 됐겠지. 나머지는 후대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 줘. 자신이 시작한 것은 자신이 마무리를 해야 해. 아니면 그 연구를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해져. 네가 못 끝내면 누구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해. 설령 너의 연구를 이어서 해 줄 과학자가 있다고 해도 네가 중간에 그만둔 탑의 설계도를 이해하고 네가 의도한 대로 쌓을 사람은 없을 거야. 어쩌면 네 연구가 묻혀버릴 수 있어. 꼭 명심했으면 해.


둘째, 작은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 말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반성해야만 해. 그래야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거든. 특히 과학에서는 작은 실수 때문에 실험을 망치는 일이 많아. 꼭 조심했으면 해.


셋째,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부족할 때야.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모든 연구는 끝이야. 사실 끝이라고 생각한 뒤에 다시 보면 조금 더 할 수 있었던 거 같은 생각이 들지 않니?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렴.


넷째, 늙어도 과학 연구를 멈추지 마. 나이가 많다는 건 약점이 아니야. 오히려 네가 그동안 연구를 제대로 하였으면 그 지식으로부터 나오는 가설로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너만의 <실험노트>를 만들어. 실험 일지와는 별개로 실험의 결론과 특이사항 등을 차곡차곡 정리하면 네가 60살이 되었을 때 실험 노트와 실험 일지의 자료를 참고해서 네가 그동안 실험과 만든 이론이 어디에 사용이 가능한지,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등을 상세히 적은 과학책을 만들어. 만약 네가 완성할 수 없다 하더라도 너의 지인들이 집필할 수 있게 자료를 모아놓자. 지금의 내가 정리를 유독 못하긴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할게. 그러니 너도 그것만은 제대로 해놓길 바라. 만약 네가 집필을 할 계획이 있다면 실험도 계속해놓으렴. 그리고 그것들을 모아 책을 제작하렴. 그리고 남은 시간은 세계의 희망인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용어 사전과 과학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담은 책을 만들고, 과학 학원을 만들어 인재 육성에 힘을 쏟도록 하자. 너의 정신을 이어받을 사람을 육성하면 너뿐만이 아니라 세계에 도움이 될 거야. 혹시 아니? 네가 육성한 학생들이 미래의 과학을 이끄는 과학자가 될지? 그리고 가장 기대가 되는 학생에게는 과학 이론을 가르치고 실험도 함께하는 등 네가 가진 모든 과학지식을 전수하여 힘을 실어 줬으면 해. 그 학생이 분명 우리나라 과학을 이끄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


지금의 난 아직 과학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작고 어린 물고기에 불과하지만 무한한 발전 가능성으로 미래의 난 고래가 될 수 있어. 네가 이 편지를 본 미래에 나는 얼마나 커져 있을까? 물론 바다를 꽉 채울 만큼 크지는 못했을 거야. 뉴턴, 아인슈타인, 갈릴레이 등 과거 수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은 죽고 없지만, 그들은 아직도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고 생각해. 후세의 과학자들이 그들의 이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면 그들은 계속 살아 있는 거야. 너도 그런 위대한 인물이 되어 죽어도 죽지 않는 멋진 삶을 살아봐. 너 혼자서는 드넓은 과학의 바다를 채우지는 못하겠지만 앞서간 과학자들과 지금의 과학자들 그리고 미래의 과학자인 네가 함께한다면 과학의 바다를 채울 수 있을 거야.


미래의 나! 넌 잘해 왔어. 과학에 인생을 바칠 만큼 가치가 있었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어와 줘서 다행이야.


파이팅 미래의 나!




2021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고학년)부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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