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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모든 지구촌 식구들께

청소년(고등)부 동상 - 박혜순

모든 지구촌 식구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아프리카에 있는 나이지리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에코라고 합니다. 저는 보통의 한국사람들과 다른 피부색을 가진 채,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저는 현재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제가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우리 학교에 있는 다른 친구들은 저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았어요. 아마 그들과는 다른 생김새와 피부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겠죠? 처음에는 밖을 돌아다닐 때 주위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시선이 조금 무섭고 힘들었어요. 하지만 저희 반 친구들에게 저의 소개를 하고, 나도 우리 반 친구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자 친구들도 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지금은 정말 친구들과 잘 지낸답니다!


친구들이 저희 집에 놀러 올 때면 어머니께서는 친구들에게 맛있는 나이지리아 음식을 해주셔요. 친구들은 저희 어머니가 해주신 땅콩 스튜를 정말 좋아해요! 저는 지금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 한국에 잘 적응해서 살고 있지만, 가끔 인터넷이나 뉴스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흑인 인종차별에 관한 사건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파요. 국적이 어떻든, 저와 같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단지 ‘피부색’만으로 부당한 차별을 받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정말 슬프고, 그들에게 미안해져요.


사실 저는 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가게 등을 가면 유독 저희에게만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어요. 이유 없이 그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니 기분이 나빴어요. 생김새는 조금 다르지만, 우리 흑인들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또한, 저희도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답니다. 흑인 인권 운동가, 연예인이나 모델 등 많은 사람들이 인종에 상관없이 자신의 목소리와 존재를 세상에 내뱉고 있는 사회를 보며, 앞으로는 이러한 흑인 인종차별이 영원히 사라지는 사회가 오기를 희망해보아요.


여러분도 지금 저의 편지를 읽으셨다면, 앞으로는 흑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주변에 저 같은 흑인 친구, 다문화 가족이 있다면, 색안경을 벗고 그들 역시 나와 별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많은 지구촌을 만들었으면 해요. 저의 편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화목한 지구촌 사회를 만들기 위해 파이팅!


2019.9.23.

에코 올림.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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