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지한줄 Jan 20. 2022

미래의 사육사가 되어 있을 지민이에게

초등(고학년)부 은상 - 석지민

미래의 사육사가 되어 있을 지민이에게


지민아, 축하해


어렸을 때부터, 곤충채집을 좋아하고, 동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하더니 결국에는 멋진 사육사가 되었구나! 정말 정말 축하해!


그거 기억나니? 유치원 끝나면 꼭 유치원 앞에서 팔고 있는 병아리가 너무 갖고 싶어서, 장난감 돈을 가지고, "병아리 주세요."라고 말했던 너. 그때 병아리를 파는 아저씨가 매일 찾아오는 네가 귀여워서 병아리를 한 마리 주셨지. 넌 그 병아리 이름을 오둥이라고 지었고, 엄마에게 혼이 날까 봐 침대 밑에 숨겨 놓았지. 엄마 몰래, 물도 주고, 쌀도 주었지만, 병아리 울음소리에 금방 엄마에게 들켜서 혼이 났지.


엄마는 절대 병아리 키우는 것은 안 된다면서 아저씨께 가져다주라고 했지만, 너는 병아리랑 살 거라고 문을 꼭 잠갔었지. 그렇게 반나절이 지났을까? 문도 꼭꼭 잠그고, 밖에 나오지 않던 너는 엄마가 병아리 밥을 안 주면 죽는다는 말에 방문을 열고 나와서 눈물을 글썽거렸지. 엄마는 병아리 먹이도 사 오고, 아기 병아리는 엄마가 없기 때문에 외롭지 않게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면서 엄마가 병아리 집도 만들어 주셨지.


그때부터, 너는 매일 일기를 쓰기 시작했지. 오늘 하루 병아리가 얼마나 먹었고,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한글도 잘 모르면서 너는 서툴게 일기를 썼지. 그러다가 병아리가 조금 커지고, 집에서 키울 수 없게 되어, 시골 할아버지 집에 맡겨 두었지. 며칠 뒤에 가보니, 길고양이가 병아리를 공격해서, 병아리가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지.


그때, 너는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 책을 읽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하늘나라로 간 병아리가 보고 싶어서 정말 많이 울었지. 그러고 나서 넌 엄마에게 물었지. 어떻게 하면, 병아리가 죽지 않게, 지킬 수 있느냐고...


그때부터 엄마는 너에게 여러 가지 동물들이 나오는 책을 읽어 주셨고, 책을 보면서 병아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들에 관해서 공부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너의 장래 희망은 멋진 사육사가 되어, 동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살아야겠다는 꿈이 되었지.


우리 처음 동물원에 갔던 거 기억하니? 기린도 보고, 사자도 보고, 코끼리도 보고, 돌고래도 만나고. 그때 넌 다짐을 했지. 나중에 꼭 동물원에서 동물들과 잘 교감하고, 동물들을 잘 보살피는 사육사가 될 거라고., 친구들에게도 사육사가 꿈이라고 말하고 다녔잖아. 너의 주변은 어느 순간 동물 캐릭터로 가득 차게 되었지.


병아리 샤프, 코끼리 지우개, 오리 필통 등으로 때로는, 공부하기 싫어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노는 것이 더 좋기도 했지만, 사육사가 되겠다는 그 꿈을 잊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잘 견뎌줘서 고마워.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너의 모습을 잊지 않을게.


앞으로도 지금처럼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노력한다면, 너의 앞날에는 멋진 일들만 가득할 거야. 항상 동물들을 사랑하면서, 아픈 동물들을 잘 돌보고, 혼자인 동물들은 외롭지 않게 잘 돌보는 사육사가 되어, 사랑받기도 하고, 그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게.


지금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하고 있을 지민아 사랑해.




2021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고학년)부 은상

작가의 이전글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나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