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대상 - 류화영
진연 아버지. 그간 별고 없으시죠?
이웃사촌으로 수년을 같이 지내다가 오랜만에 연락드립니다. 직장 찾아서 이곳 경남 김해로 왔지만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 모두 잘 적응하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진연이 아토피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불혹을 넘긴 가장이라 가족들 건강 걱정이 늘 앞섭니다.
저는 이곳 재활용센터에서 분리수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재활용 쓰레기들과 씨름하고 있지요. 일은 고단하지만 보람도 있고 배우는 것들도 많습니다. 그중 가장 놀랐던 것은 멀쩡하고 더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제품들이 매일매일 쓰레기와 함께 버려지는 것이었습니다. 배움이 짧고 빠듯한 살림살이인 저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날갯짓으로 환경 사랑의 바람을 일으켜 보고자 결심했지요.
올봄. 진연 아버지가 흔쾌히 허락하셔서 보내드린 각종 학용품, 신발, 의류 등도 재활용품임을 알고 계실 겁니다. 누군가에게는 다시 소중하게 쓰임 받는 물건들이겠지요. 교편을 잡고 계신 진연 아버지께 땀내 나는 제 사연과 생각이 전해지면 학생들에게도 분명 작은 울림이 될 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2018년, 올해는 날씨가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 너무나 더웠던 올여름의 폭염도 쉬 잊힐 것 같지 않습니다. 이 또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영향이라 하니 우리 아이들과 후세를 생각해서 실천하는 가장이 되고자 합니다. 물론 진연 아버지도 기꺼이 함께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한낮 더위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부는 바람 한 자락은 하늘 계신 우리 어머니가 보내주시는 시원한 토닥토닥거림 같습니다. 이번 추석엔 가족들과 제천에 가고자 합니다. 그때 오랜만에 정담 나누고 회포도 풀었으면 합니다. 가난하다의 또 다른 말은 따뜻함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생활하면 분명 좋은 날 올 거라 믿습니다. 건강한 얼굴로 다시 뵙기를 기대하며 진연 아버지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18년 8월 16일
경남 김해 아름이 아버지 드림
2018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손편지부문 일반부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