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 은상 - 배옥선
안녕! 외할머니야.
어느새 우리 유정, 유주, 유인이가 그동안 많이 자라서 유정이는 할머니보다 키가 더 크고, 유주도 곧 할머니보다 클 것 같구나. 늘 함께 지내면서 너희들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좀 쑥스럽고, 부끄럽구나. 그러나 너희들에게 할머니가 아름다운 약속을 위해 이렇게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쓴단다.
요즈음 방학 동안 학원 다니고, 운동하러 다니고, 친구랑 놀 시간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깝구나. 또 날씨가 무척 무덥고 짜증 나고 힘이 많이 빠지지……. 이 모든 게 환경 탓인 것 같아. 할머니가 어릴 적에는 여름방학을 하면 친구들과 함께 산과 들로 놀러 다니고 나무 그늘 아래서 수다 떨고, 매미도 잡고 시냇물에 물놀이도 하면서 송사리와 같이 놀다가 해가 질 때쯤 모두들 배에서 꼬르륵 노래를 불러 배고픔을 느꼈단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복숭아와 사과, 이름 모를 열매도 따먹고, 땅에 떨어진 열매도 주워 사이좋게 나눠 먹곤 했어. 그래도 아무도 아픈 곳 없이 다음날 아침이면 입가에 웃음 가득 다시 만나 놀곤 했지. 비가 온다든지 엄마께서 외출하시면 동생을 봐야 돼, 그때는 꼼짝없이 동생 보는 친구들과 모여서 길가의 풀을 뜯어다가 소꿉놀이하면서 아버지, 엄마, 오빠, 언니, 동생 정해서 재미있게 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내일 다시 놀자 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어. 지금 같으면 풀에 독이 있다고 만지지도 못하게 했을 거야.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절로 나오고 그때가 그리워진단다. 할머니가 어릴 적 얘기를 들려주는 것은 그만큼 공기도 맑았고, 물도 맑아 환경이 깨끗했기 때문이야. 사실 할머니는 아토피가 뭔지도 모르고 자랐단다. 요즘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한다든지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물도 끓여 마시고 음식도 잘 익혀서 먹어야 하고 모든 것이 환경을 살리지 않으면 우리 모두 불행할 거야.
할머니가 환경을 생각했던 것은 외할아버지와 같이 폐자원 고물상을 하면서 환경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알았어.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면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부터 실천하기로 했어. 맑고 좋은 환경은 어마어마한 자원이야. 우리는 이 보물을 지키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단다. 사랑하는 손녀, 손자들아. 너희들은 꼭 지켜 주리라 생각한다. 작년 이사 오기 전 거제에서 유주와 유인이는 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담배꽁초를 줍곤 했었지. 정말 고맙고, 기특했어. 너희들이 면사무소에서는 휴지통이 있어 버리기가 쉬웠지만 길가에서는 휴지통이 없어 주머니에 넣어 왔다가 엄마한테 혼난 적도 있었지. 유인이는 유치원에서 집 오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먹고 비닐을 손에 들고 집까지 오는 모습이 너무 대견했었어. 그래 너희들이 작은 것부터 지키고, 실천하면 맑고 좋은 환경은 반듯이 돌아온단다. 작년 겨울에 우리가 담배꽁초 주은 자리에 민들레꽃이 찬바람을 뚫고 노랗게 피어났어. 어찌나 예쁘고 감사했는지 몰라. 이 마음이 너희들에게도 전하여졌으면 좋겠구나. 이 좋은 환경과 함께 예쁘게 건강하게 잘 자라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의 환경을 너희들의 후손에게 전하여졌음 고맙겠구나.
남은 방학 동안 건강하게 보람 있게 보내고 새 학기 잘 맞이하길 바란다.
너희들을 항상 사랑하는 예쁜 외할머니가.
2018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손편지부문 일반부 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