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부 대상 - 정효진
너의 존재를 알게 된지 벌써 한 달이 지났구나. 너로 인해 엄마는 많은 감정이 교차했단다.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서 처음에는 내 안에 생명이 자리 잡았다는 기쁨과 놀람, 흥분뿐이었단다. 두 번의 인공수정과 9번의 시험관 시술을 통해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스런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며, 그렇게 엄마를 영글게 하고 나서야 비로소 네가 찾아와주었기 때문이란다. 여지껏 나 하나만 생각하며 살아온 엄마가 너로 인해 겸손해지며 철이 들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단다. 그렇게 고맙고 소중한 너에게, 이제 막 생을 시작한 너에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매일매일 생각한단다.
‘불임’이라는 단어에 맞서 너를 만나기 위해 엄마는 오랫동안 사용하던 일회용 생리대를 과감히 버리고 8년 동안 면생리대를 만들어서 사용했고, 주방에서 쓰던 플라스틱 용기를 유리 용기로 바꿨으며,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냉장고 안에 있던 수많은 음식 비닐들을 치웠단다. 설거지는 밀가루로 하고, 빨래를 할 때는 세제 대신 손으로 비벼 세탁기에 식초와 함께 넣었으며, 8년이 넘게 얼굴에 화장품조차 바르지 않았구나. 이 모든 ‘화학적 공격’으로부터 내 몸을 보호하는 것만이 너를 빨리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생활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원칙과 신념을 지켰고, 그렇게 엄마의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단다.
그렇게 네가 나에게 와주었지만, 너와 함께 하는 요즘은 더 큰 걱정과 불안이 찾아와 잠 못 드는 날이 많단다. 엄마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란다. 거리를 나서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자동차 소음, 매연 그리고 이제는 계절 없이 불어오는 중금속 미세먼지, 유해성분들이 검출되는 생활용품들, 유아용품들, 음식물들 속에서 엄마가 너를 무사히 지켜내는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두렵구나.
네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깨끗하고 더 유해하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란단다. 환경을 사랑하는 것이 곧 너를 사랑하고, 나아가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엄마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또 한 번 다짐을 해본다. 나에게 엄마라는 이름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너에게 경외심을 표하며 이 글을 마칠게.
사랑한다. 나의 아가야…….♡
2018년 8월 17일 엄마가♡
2018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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