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 은상 - 이은제
안녕하세요, 아빠? 저 둘째 딸 은제예요.
저는 아빠 '딸'이라는 게 너무 좋아요.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시고 친절하시니까요. 그런데 저는 요즘 고민이 있어요. 건강하시던 아빠가 병원에 가시는 일이 점점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지난겨울에 승진을 하시면서 많이 바빠져서 눈 혈관이 터지고, 머리도 아프셔서 CT까지 찍으셨잖아요. 그런데 CT 결과가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아빠가 집에서는 표현을 안 하셔서 스트레스가 많으신지 몰랐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매일 수원에서 출퇴근하시고 난 뒤 주무실 수 있는 시간이 5시간 정도밖에 안 되더라고요.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주말인데도 영어 공부를 하시다가 쇼파에서 주무시고 계시잖아요. 제가 힘이 세서 쇼파에 있는 아빠를 안방 침대로 데려다 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빠가 편히 쉬신 후에 예전처럼 잘 놀아주시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어요.
밖에 벚꽃이 많이 폈는데 작년 이맘때처럼 벚꽃 구경하러 치악산에 놀러 간 것이 생각 나시죠? 그때는 세렴폭포에 가서 발도 같이 담그고 발 사진도 찍고, 아빠랑 언니랑 나무 이름 많이 맞추기 시합도 했었잖아요. 올해도 그렇게 꽃구경을 가고 싶었는데 아빠가 런던 출장을 급하게 가시는 바람에 못 가서 아쉬워요.
아빠! 아빠는 "가족들을 위해 회사를 다니는 건 당연한데 왜 힘들다고 하니?"라고 하셨죠? 그래도 아빠, 힘든 일이 있으실 때는 언제든지 저희에게 말씀하셔도 돼요. 우리는 가족이니까요!
-아빠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은제 올림-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부 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