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 동상 - 이준원
외할매, 안녕하세요? 외할매 손자 준원이에요.
작년 이맘때쯤을... 외할매는 기억하시나요?
기억하기 싫은, 마음이 아픈, 너무나 슬픈 기억.
새벽에 걸려온 외할매의 전화 한 통으로 아빠, 엄마, 그리고 나까지 잠을 설치며 병원으로 달려갔던 그때를!
'항문암'이라는 병으로 온 가족을 가슴 조이게 하고 놀라게 했던 그때를! 저에게 외할매는 엄마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세상을 보여준 존재인데 그런 외할매가 아프다는 걸 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아직은 예전처럼 같이 놀러 가는 게 힘이 들긴 하지만 외할매가 보고 싶으면 병원으로 안 가도 되고 깍두기도 같이 만들 수 있고 시장도 같이 갈 수 있잖아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건지도 알게 됐어요. 어렸을 때 저를 너무 많이 업어서 힘드셔서 그런가?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제가 외할매를 업어드릴 거예요. 많이 힘들고 아프셨을 텐데 너무나 잘 이겨내신 외할매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외할매, 이젠 절대 아프면 안돼요.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는지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약속 지킬 테니까 외할매도 꼭 약속 지키셔야 해요. 이젠 제가 업어드릴 테니 편하게 제 옆에 계시기만 하면 돼요. 외할매 사랑해요.
2017년 5월 2일
외할매의 멋진 손자 준원 올림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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