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동상 - 정민지
엄마 안녕! 난 엄마의 사랑스러운 딸 민지야.
요즘 엄마가 좋아하는 꽃들이 이쁘게 폈던데 꽃놀이는 다녀왔어?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아픈 데는 없는지 많이 궁금해. 어렸을 때 잠에서 깨 부스스한 모습으로 거실에 나가면 엄마는 항상 날 꼭 안아주며 "내 새끼 잘 잤나"라고 말하면서 엉덩이를 토닥여주었지. 하지만 이젠 세상에서 젤 포근했던 그 품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기억나? 엄마는 언니가 있는 대구에 일을 하러 간다며 여름방학 끝나기 전에 돌아온다고 했어. 어린 난 그 기간을 짐작할 수 없었기에 "몇 밤 자면 와?"라고 물어봤고 엄마는 나에게 "열 밤 자면 올 거야. 우리 딸은 착하니까 엄마 보고 싶어도 참을 수 있지?"라고 말했지. 그땐 왜 엄마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몰랐을까? 그때 그 의미를 알았더라면 가지 말라며 엄마의 치맛자락이라도 붙잡고 있었을 텐데 말이야. 그땐 고집을 피우면 속상해할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꾹 참고 약속 도장까지 찍은 뒤 엄마를 떠나보냈어. 난 그 뒤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며 하루가 지날 때마다 아홉 밤, 여덟 밤, 일곱 밤, 여섯 밤...을 세며 엄마를 기다렸지만 그 기다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세상 누구보다 당차고 씩씩했던 내가 거의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 거 같아.
학교 공개 수업하는 날이었어. 우리 반 뒤엔 친구들의 엄마들로 가득했고, 수많은 엄마들 사이에 나의 엄마가 없다는 것이 그렇게 속상할 수도 없더라. 원망도 참 많이 했지. 엄마는 내가 안 보고 싶을까? , 연락 한 통 해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하며 말이야. 하지만 세상 누구보다 힘들어할 사람이 엄마인걸 알기에, 평생 마음의 짐과 함께 살아갈 엄마인걸 알기에 이제 용서하려 해.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 있듯이 난 엄마와의 이별을 조금 일찍 한 거라고 생각할게. 그래도 정말 힘들어서 견딜 수 없을 때 엄마 품에 안기고 싶으면 두 팔 벌려 맞아줬음 해. 그리고 엄마, 우리 약속 도장 한 번 더 찍을까? 아프지 않고 나랑 오래오래 같이 살기로 말이야. 몸은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만은 평생 함께라는 걸 잊지 말아 줘.
태어나자마자 나에게 사랑이라는 씨앗을 듬뿍 심어준 뒤 애정이라는 물과 햇빛으로 성장시켜준 나의 엄마 우리 다음 생엔 엄마가 좋아하는 꽃으로 태어나 바람이 불면 같이 흔들리고, 비가 오면 함께 비를 맞으며 가장 아름다운 순간 빛을 바란 뒤 한 날 한시 양지바른 곳에 같이 떨어지도록 하자. 이 편지가 엄마에게 닿길 간절히 기도할게. 엄마 사랑해요♡
2017.04.24 월
세상 누구보다 엄마를 사랑하는 딸, 민지 올림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부 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