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동상 - 김민경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우리 사이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시간이 적어지는 것 같아 글로 적어 전해보려고 해요. 잠깐 시간이 괜찮다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마음에 남겨둘 수 있을까요? 태연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무거워진 어깨와 당신에 주어진 책임감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지만 글을 읽는 동안 잊어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내 사람인 당신에게 작은 마음, 작은 소리를 모아 응원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어요. 내가 처음 본 당신의 하늘은 누구보다 밝고 청렴하여 하얗고 파란색으로 덮여있었지만 노을이 질 땐 누구보다 강직하고 관용 있는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덮여있었어요. 하지만 내가 세상에 나와 바라보게 된 하늘은 당신의 하늘과는 달리 우중충한 잿빛으로 물들어버린 하늘이었어요.
당신은 나에게 좋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당신이 세상에 물들어 버리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릴 때 본 당신은 슈퍼맨처럼 크고 강했으니까요.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닮고 싶어 했던 당신의 하늘은 어느 순간부터 먹구름으로 가득 차 버리고 말았어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그 하늘에 있는 잿빛 먹구름은 내가 만든, 나로 인해 만들어진 먹구름이니까요. 당신은 요즘 기댈 곳 없이 비틀거리다가 힘없이 주저앉기도 했을 거예요. 나는 어쩌면 당신에게 부담을 주고 당신의 세상을 헤집어 놓으며 길가에 덩그러니 피어있는 당신이 지켜야 하는 꽃인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제는 당신의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되고 싶어요. 반짝이다가 보이지 않는 이름 모를 별이 아닌 여름밤 무더위를 식혀줄 수는 없어도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그런 별. 다신에게 힘을 내라고 강요하지 않아요. 내가 당신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당신에게 태연함이라는 가면을 달라고 하지 않아요. 당신의 옆에서 같이 나눠들 수 있게 해 주세요.
상처로 가득한 마음에 자신을 가둬놓고 나로 인해 자신의 세상을 잿빛으로 만든 내 사람아. 내가 당신의 세상을 다시 환한 빛으로 바꾼다는 말은 장담하지 못해요. 하지만 당신의 세상 먹구름 속 가운데 미약하지만 점차 밝게 빛나 다음 따뜻하게 하는 별빛으로 당신을 위해 웃음 짓고 있을게요. 나는 당신에게 조금은 쑥스럽지만 늦어버린 고백, 말로 뱉어내기엔 너무 벅찬 말을 하려고 해요. 당신의 세상이 회색빛일지언정 당신은 나의 높은 하늘입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 내 사람아.
- 당신을 눅자치고 싶은 별 하나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부 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