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힘으로 바꾸어 준 국립공원에게

일반부 은상 - 나경윤

by 편지한줄

슬픔을 힘으로 바꾸어 준 국립공원에게


봄바람처럼 가벼운 벚꽃 난분분 날리는 아름다운 계절에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아내가 혈액암과 사투를 벌이던 시절, 우리 가족은 너의 넉넉한 품에 안겨 종일을 놀았었지. '생존 등산'을 해야만 하는 아내와 철없는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갖기 위한 고육책으로 가족 등산과 숲길 트래킹을 시작했었다. 처음엔 싫다고 엉덩이를 뒤로 빼던 아이들도 산길을 걸으며 엄마와 끝말잇기 놀이도 하고, 평소엔 하지 않던 속 깊은 대화도 나누다 보니, 점점 너의 매력에 푹 빠졌단다.


생명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마음에 담고 너의 복된 능선을 오르면, 내 허파에서 나온 이산화탄소와 나뭇잎이 뱉어내는 산소가 들숨과 날숨 교환을 통해 서로의 호흡을 교감할 수 있었지.


가야산의 해인사, 주왕산의 대전사, 지리산의 화엄사, 내장산의 내장사, 덕유산의 백련사 등 국립공원과 사찰을 방문하며, 우리 가족은 몸과 함께 마음의 건강을 다잡을 수 있었단다.


'가족 등산'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키워주었고, 함께 같은 활동을 하면서 가족 구성원 사이의 애착과 유대는 높아졌다. 스마트폰과 예능프로그램에 중독되어 세상을 가볍게 '시청'만 하던 아이들이 산속의 나무와 꽃, 곤충을 깊게 들여다보며 '견문'을 넓혔다. 가족과 함께 하는 현재의 시간은 선물(Present is Present)이 되었다.


국립공원, 너에게는 슬픔도 건강한 에너지로 정화시키는 힘이 있단다. 그 힘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처럼 전해지길 바란다.


우리 가족이 다시 찾는 날까지 원시의 생명력 그대로 잘 지내고 있으려무나.


2017년 5월 너의 영원한 벗 나경윤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일반부 은상

이전 14화지리산 반달곰 故 송원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