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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0. 2022

엄마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초등부 장려상 - 장보영

사랑하는 엄마


안녕하세요 큰딸 보영이 입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소풍, 수학여행으로 요란하고 바쁘게 지나가다 보니 어느새 가정의 달이라는 5월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5월에는 어버이날도 있고 엄마의 생일도 있어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전할까 합니다.


엄마 손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한데 벌써 초등학교 마지막인 6학년이 되었습니다. 저도 곧 중학생도 되고 고등학생도 되겠지요. 그러면 엄마는 지금보다 더 늙고 더 힘이 없어지겠지만 저에게만은 언제나 젊고 예쁜 최고의 엄마입니다.


생각해보면 어버이날과 엄마의 생일을 형식적으로 가게 가서 선물 하나 달랑 사고 사랑한다는 글 한 줄 짤막하게 적어서 드렸었는데 그래도 엄마께서 그때마다 '우리 딸 다 컸구나!' 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셨어요. 그런 엄마 닮아 저도 눈물이 많은가 봐요. 엄마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이 계속 나와요. 우니까 조금 혼날 것도 더 많이 혼나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께 혼나면 못난 저 자신이 부끄러워서 눈물이 계속 나오는 것 같아요. 엄마께 죄송한 게 너무 많습니다. 엄마의 기분도 몰라주고 고집부리고, 요구하고, 괜스레 화만 내고요.


전에 엄마께 꾸중 듣고 울면서 숙제하다 잠이 들었을 때 엄마께서 자는 저의 머리와 얼굴을 쓰다듬으며 팔다리를 주물러 주는 것 다 알았는데 모른 체했어요. 그다음 날 엄마가 학교 앞에서 저 기다리는 것 보고도 일부러 엄마 더 많이 기다리라고 늦게 나왔어요. 엄마께 계속 나쁜 행동도 하고 반항을 하는데도 엄마는 항상 저를 걱정하지요. 엄마께 솔직하게 고백할 게 있는데 너무 야단치지 말아 주세요. 엄마께서는 학교 수업할 때 딴생각을 절대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가끔 가다 엄마 생각을 합니다. 엄마는 지금 뭐 하실까? 엄마는 식사는 하셨을까? 엄마가 아프지는 않을까? 하지만 엄마는 항상 저희들을 생각하고 걱정하시지요. 엄마도 집에 있을 때 딴생각 절대로 하지 마세요. 저는 학교생활 잘하고 있으니까요.


며칠 전 엄마께서 큰맘 먹고 큰 수박을 사 오셨을 때 수박의 빨갛고 단 부분들을 저희들이 먹기 편하게 정사각형으로 자르고 저희들을 다 주시고 수박은 너무 많아 엄마가 드실 양이 충분한데도 엄마는 드시지 않고 수박을 정사각형 자르고 남은 나머지를 숟가락으로 박박 긁으면서 마지막 부분에 수분이 많아 몸에 더 좋다며 엄마만 먹는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그 마음도 몰라주고 '수박 죽'이라며 엄마 혼자 먹지 말라고 동생과 저는 다 먹어버렸습니다. 좋은 게 있으면 자식들에게 더 주려 하시고 자신은 불편해도 자식들을 먼저 챙기는 게  부모라는데 저도 훗날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 그럴까요? 제가 표현이 너무 서툴러서 엄마께 고맙고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게 안타깝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엄마 딸로 태어난 건 큰 행운인 것 같아요. 엄마는 제가 잘못을 해도 힘들거나 지칠 때도 저를 항상 두 팔 벌려 크게 안아주시고 사랑해주니까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로 태어날 것이에요.


엄마, 손편지는 참 좋은 것 같아요.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고쳐 적으면서 새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한 글자 한 글자가 모여 완성되는 말들로 따뜻한 감성이 피어나는 것도 같습니다. 엄마께 할 말이 있어도 얼굴 보고 하기는 힘들었는데 편지로 속이 후련하게 다 털어놓을 수 있었고 편지 읽어줄 엄마가 있다는 것에 다시금 행복합니다. 엄마께서 하늘처럼 넓게 크라고 하셨지요. 거센 바람과 폭풍을 참고 이겨내라고 하셨지요. 처음에는 엄마 말이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지금은 엄마의 말의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다.


엄마께서 항상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하시는데 엄마의 말씀처럼 잘 자라겠습니다. 제가 힘들 때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를 사랑으로 낳아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2016년 5월 18일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하는 딸 보영 올림




2016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부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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