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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Dec 22. 2022

To. 하나뿐인 내 동생에게

청소년(중등)부 동상 - 조은율

To. 하나뿐인 내 동생에게


  안녕? 나 은율이 누나야. 너한테 편지를 써본 적이 없어 많이 어색하네. 너에게 고마웠던 날들이 많아서 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쓰게 됐어. 평소에 고마움을 전달해 본 적이 없어서 내 표현이 어설퍼도 이해해 줘.


  먼저, 귀찮아서 널 내팽개치던 나날이 많았음에도 항상 다가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난 항상 겉으로는 널 싫어하는 티를 냈고, 네게 사소한 오점이 보일 때마다 그걸 바로잡고 싶어 했어. 하지만 난 요즘 너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있어. 그리고 날이 갈수록 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지고 있어. 아무래도 전에는 조금 서먹하고 자주 티격태격했던 우리가 조금씩 가까워지니 고마운 마음이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 학교에 가면 친구랑 잘 지내기는 하려나, 돌아와서 숙제는 착실히 하기는 하려나 하는 생각도 해. 고마운 마음이 더 커지고 너에게 슬슬 마음의 문을 여니 이런 생각들을 하는 거겠지.


  7살 때였을까. 유치원에서 이틀 동안 밖에서 머무는 행사가 있었어. 그때 어머니께 전해 듣기를, 네가 나를 보지 못해 무척이나 울었다고 하셨지. 그때 난 ‘나 하나 없는 게 그렇게 슬플 일인가’ 싶었어. 하지만 요즘 나는 ‘나라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가끔 네가 집에 없을 때면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지던 집이 이렇게 어색할 수가 있나 싶거든. 그만큼 네가 나한테 되게 큰 존재라고 생각해. 네가 나를 생각해 주는 게 정말 잘 느껴져. 네게 정말 감사해. 항상 잘해주겠다는 다짐만 하고 행동으로는 못 보여줘서 정말 미안해. 나도 너에게 조금 더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네 존재의 소중함을 자주 일깨우면서 말이야.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두 번째로 내가 네게 감사한 건, 내가 심적으로 힘들어할 때 네가 내 편이 되어준다는 거야. 내가 정말로 괴로워할 때 너는 항상 내 편이었던 것 같아. 주위의 친구들이 나를 비난해도 너는 내 편이었어. 안 챙겨주는 척하지만 언제나 너는 나를 위로해줬지. 학교를 마치고 돌아와 하루의 고된 일을 너에게 털어놓을 때마다 나의 우울함과 지침을 달래주는 것도 너였어. 내가 시험을 망쳐 어머니께 쓴소리를 들어가며 앉아만 있을 때 내 옆에 와서 어머니를 진정시키려고 한 것도 마찬가지로 넝ㅆ어. 내가 시험을 망쳐 어머니께 쓴소리를 들어가며 앉아만 있을 때 내 옆에 와서 어머니를 진정시키려고 한 것도 마찬가지로 너였어. 아직 장난만 치는 어린아이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고 감정을 헤아려줄 줄도 아는 아이라는 것을 알았어. 너는 계속해서 내 편이 되어 나를 위로해줬지만, 네 위로를 정말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아. 이제야 고맙다는 말을 전하네. 정말 고맙다. 늘 뭐라 하기만 해서 미안해.


  어렸을 때는 둘이 있어야 했던 시간이 많아 늘 친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서먹해진 것 같아. 말도 잘 안 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이런 감사를 전하는 것도 어려웠고,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 너는 어쩌면 이 거리에서 만족하고 있을지 몰라도 누나는 우리가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면서 가까워져 갔으면 좋겠어. 누나도 많이 노력해볼게. 늘 고마워.


2022년 7월 9일

너와 함께해서 좋은 누나가




2022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청소년(중등)부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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