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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Dec 22. 2022

선생님과 함께 만든 영화

청소년(중등)부 장려상 - 황빛나

선생님과 함께 만든 영화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빛나예요.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니 벌써 1년하고도 5개월이 지났네요. 2021년 3월, 선생님께서 2학년 2반 문을 드르륵 여시고 들어오셨을 때 왠지 모를 무게감이 있어, 제 몸이 점점 굳어지더라구요...? 아무래도 처음 뵙게 된 선생님이셨나 보니 목소리, 몸짓, 눈빛을 통해 ‘아, 이번 학기는 정말 잘해야겠구나. 잘못걸리면 망하겠구나.’ 생각하고 항상 긴장한 상태로 수업도 귀 기울여 열심히 듣고, 말씀도 잘 새겨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 선생님께서는 제가 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쉬는 시간에 저에게 다가와 주시더라구요. “쉬는 시간에 책을 읽고 있는 학생은 처음 봤어. 수업도 열심히 듣고 정말 빛나가 자랑스러운데.”라며 저의 긴장을 풀어주려 하셨어요. 또 다른 선생님들께도 “빝나는 정말 대단한 학생인 것 같아요. 우리반에 이런 모범생이 있어서 행복해요.”하고 하시며 저를 칭찬해주시곤 하셨었죠. 제가 생각했던 선생님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살짝 놀란 감도 있었지만, 그냥 단순히 슬쩍 지나치는 마음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하신 말씀이라고 느껴져서 더 감사했어요. 그렇게 선생님 덕분에 친구들이며, 반 분위기이며 잘 적응할 수 있게 되었죠.


  모든일이 잘 풀리던 찰자,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로는 보지 않은 시험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선생님께서는 첫 시험이니 너무 부담갖지 말고 해오던 대로, 공부한 만큼만 하라고 응원을 불어넣어 주시며 맛난 것도 주셨어요. 선생님의 진심어린 배려에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한 뒤 더 열심히 시험 준비를 했죠.


  하지만 제가 저 자신을 과대평가했던 탓일까요? 생각했던 만큼 점수가 잘 나오지는 않았어요. 채점하는데, 초록불이던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더라구요. 어느새 저의 눈에는 큰 눈물방울이 맺혀있었어요. 선생님께서는 “다음에 더 잘보면 된다. 아직 기회는 많다.”며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어요. 하지만 매 시험마다 공부한 만큼의 점수가 나오지 않다 보니 스트레스도 쌓이고 속상한 마음에 정말 머리가 아프도록 온몸이 뜨거워지도록 울었어요. 그럴때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들겨주시며 “괜찮다. 선생님은 다음에 비로소 네 실력이 제대로 발휘될 것이다. 걱정말아라”라는 말과함께 위로해주셨었는데, 저는 그때 그 일이 아직도 어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해요.

 

  한 번은 “가족과 갈등이 발생하였는데, 그중에서도 아버지와 크게 다투었습니다. 작은 다툼은 어느새 크게 번져있었고, 참아왔던 일들이 그때 터지게 되면서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졌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것조차 싫어요.”라며 말했지요. 그때 선생님께서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그중에서도 “괜찮다. 가족이니까 너와 너의 아버지의 사이가 자연스레 다시 가까워질 것이라 믿는다. 속으로는 서로 사랑하잖아.”라고 하셨어요. 또한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저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수 있었죠.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아버지도 무뚝뚝하시다.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신다.” 며 저와 공통된 이야기를 꺼내셨잖아요! 아버지의 직업이 건축가, 선생님의 중학생 때의 모습, 또 소심하고 잘 우는 성격까지...! 다른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죠. 이건 정말 운명이 아닌가요? 그래서인지 선생님께 더 기대고, 저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2021년 뿐만 아니라 2022년에도 정말 밝게 웃어주시며 저를 반겨주시는 우리 김은동 선생님!! 변함없이 늘 같은 자리에서 저와 함께 달려와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생님 덕분에 이번학기에는 시험도 좋은 점수와 들수로 마무리하게 되었고, 선생님께서 여태까지 해주셨던 말씀들은 하나씩 축적이 되어 제 정신이 더욱 강해진 것을 느껴요!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과연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아마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을지도 몰라요. 달이 지구를 떠나지 못하고 주위를 공전하고 있듯이 저도 선생님을 떠나지는 못할 것 같네요:) 몸은 떠났을지 몰라도 마음만은 항상 선생님 옆에 있다는 거, 꼭 기억해주세요!

 

  지난 2021년 한 해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 모든 일에는 선생님이 계셨죠. 이것들을 저와 선생님이 함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할게요. 가끔 한 번씩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 영화를 머릿속에서 재생해볼거예요! 저의 담임선생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또 죄송했습니다. 2022년에도 선생님은 저의 최고의 선생님이세요. 감사합니다!


From 3학년 3반 황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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