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지한줄 Dec 22. 2022

To. 그리운 스폰지 선생님께

청소년(고등)부 동상 - 노아진

To. 그리운 스폰지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아진이에요. 충주는 지금 더위가 한풀 꺾이고 밤마다 무척 쌀쌀한 마치 가을 같은 날씨인데, 부천은 어떠려나요? 잘 지내고 계시죠? 편지지를 들여다보며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떠올리던 도중 문득 선생님 생각이 나서 편지 한 통 써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충주로 전학 오기 전인 6학년 중반까지 선생님의 공부방을 다녔었는데, 그때의 기억들이 지금까지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사람을 대하는 법도, 공부를 하는 법도, 세상을 대하는 법도 전부 공부방을 다니며 배웠답니다.

 

  그리 오래 살진 않았지만, 살아가다보니 점점 따뜻한 마음을 잃게 되는 것을 느꼈어요. 어떻게 선생님은 그리도 따뜻한 미소와 마음으로 우리들을 품어주셨을까요. ‘한가족’이라는 모두를 포괄하는 애칭 안에서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사랑을 받고 자란 저는 선생님처럼 따스한 사람으로 자라나고 싶어졌어요. 언제까지나 선생님은 저의 롤모델이자 지향점일거에요.

 

  2년 전 공부방 식구들끼리 갔던 베트남 여행 기억하세요? 타지역으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가끔 주고 받는 안부 문자를 제외하면 접점이 전혀 없었는데, 그런 저를 같이 여행 가자고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여행을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았지만, 몇 년 전 마지막으로 다녔던 저를 잊지 않고 불러주셨다는 게 정말 큰 감동이었어요. 코로나 때문에 올해 계획되었던 여행은 무산이 되었지만, 코로나 끝나면 다시금 모두와 함께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날이 너무나도 기대가 되네요.

 

  같이 공부방 다녔던 친구들 중 몇 명과는 아직도 종종 연락을 하곤 하는데, 생각해보면 공부방을 다니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커가면서 인연의 소중함을 실감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운영하시던 공부방을 다닌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었어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이라는 걸 알아서인지 공부방의 다스한 그 분위기가 너무나도 그리워요.

 

  살아가다가 가끔 지치고 힘든 날이 찾아오면 예전에 공부방에서 쌓은 예쁜 추억과 따스한 기억을 살포시 펼쳐보곤 다시금 힘을 낼 용기와 기운을 얻어요. 그리운 모두가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요. 그중에서도 특히 저의 태양과도 같았던 선생님께서 늘 웃으실 수 있기를 바라요. 편지를 쓰다보니 더욱더 선생님이 보고 싶어지네요. 다시 만날 그날까지 무탈하길 바라요. 사랑해요!


2022년 9월 3일 토요일

From. 아진이로부터




2022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청소년(고등)부 동상

작가의 이전글 선생님과 함께 만든 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