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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Dec 22. 2022

나의 선생님, 남수희 선생님께

청소년(고등)부 동상 - 박찬아

나의 선생님, 남수희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선생님? 잘 지내셨나요? 중학교를 졸업한 지 벌써 반년을 훌쩍 넘었네요. 선생님. 그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이들은 어떤가요? 작년 3학년 5반 같은 활기찬 반인가요? 아님 반대로 차분한 아이들인가요? 어떤 아이들인지 상관 없이 항상 웃음소리가 계속 들리길 바라요. 저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어요. 저희 반은요, 단 한 명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전부 친해요. 아이들 전부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그동안 중학교에서 느낀 것과는 정말 달랐어요. 전부 따뜻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어요. 선생님들께서도 전부 좋아요. 저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주셔요. 심지어 저의 담임선생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께서도 좋은 조언을 해주셔요. 성안에 있으려던 저를 같이 손을 잡고 나와줬어요. 괴물들이 가득할 것 같았던 성 밖은 꽃으로 가득했어요. 제 손을 잡고 같이 와준 그 아이의 얼굴이 너무 예뻐서 잊혀지지 않아요.

 

  선생님, 입학하기 전날 밤에 저의 걱정이 제 밤과 함께 있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걱정했던 것이 실제로 일어나니까 먼저 도망칠 생각밖에 없었어요. 가능하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저는 다시 작아졌어요. 하지만 제 인생 마지막 힘을 내서 용기를 내서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그날 정말 저를 믿어주는 사람 한 명도 없었어요. 좌절하고 멀리 떠나고 싶었어요. 선생님의 믿음 덕분에 제가 지금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었어요.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는 많이 없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건 제 착각이었어요. 이곳에 와서 책임감이 더 느껴졌어요. 이제는 정말 혼자서 일어나야 했어요. 친구들 전부 혼자서 일어나는데 저는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어요. 다시 일어나면 다시 앉을까봐 무서웠어요. 하지만 결국 혼자 되는 것은 저예요. 더 이상 저를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어요. 제가 일어나서 직접 다가가야 해요. 절대 안 보이는 별이라고 해도 제가 직접 잡아야 해요. 뒤처지면 뛰어가, 뛰다가 지치면 조금이라도 쉬고, 쉬다가 다시 뛰어 모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제가 잡을거예요. 지켜봐주실거죠? 선생님, 여름이 지나가네요. 선생님의 여름은 어떠셨나요? 열정적인 뜨거운 여름이었나요? 아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여름이었나요? 저의 여름은 때로는 뜨거울지라도, 때로는 시원할지라도 그 작은 구석에 작년의 겨울이 있어요. 작은 공간일지라도 그곳은 순식간에 손이 얼 정도로 추워요. 하지만 그 추운 곳에 작은 불꽃이 있어요. 너무 따뜻해서, 소중해서 절대 꺼지지 않아요. 제 마음 속 절대 잊혀지지 않을 불꽃이에요. 이 불꽃, 간직할게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더 멋진 제가 되어서 다시 만나러 갈게요.


그날을 기다리며 박찬아 올림

2022.9.5.




2022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청소년(고등)부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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