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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Dec 22. 2022

To.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영원한 내 편

청소년(고등)부 장려상 - 김예윤

To.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영원한 내 편, 우리 언니에게

 

  언니 안녕! 나는 언니가 우리 친언니라서 너무 행복한 동생 예윤이야. 태어나서 처음으로 언니한테 편지를 써보는 거 같네... 어색하다...ㅎ 이번 편지쓰기 공모전이 개최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언니가 생각났어. 17년 살면서 사우기도 정말 많이 싸우고 잘 지내기도 정말 잘 지낸 언니 말이야. 내 생일엔 항상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직접 준비한 선물, 생일 축하 노래 불러준 거 정말 고마워. 특히 올해는 다른 친구들은 다 크록스 있는데 나만 없다고 속상해하던 모습 잊어버리지 않고, 동생 생일선물 사줄거라고 새벽에 아르바이트 나가서 번 돈으로 크록스를 샀다는 말을 듣고 고맙고 너무 미안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길 가다 예쁜 하늘, 예쁜 꽃을 발견하면 ‘우리 동생보단 안 예쁘네~’ 하면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좋은 노래를 찾아냈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들려주던 모습들을 생각해보니 언니한테 툴툴거리던 내 모습이 부끄럽기까지 하네.


  또 중학생 시절 친구 관계에 큰 상처를 받아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먹지 않던 나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와 맛난 거 사먹여주던 2021년 10월 30일. 이 날 카페에서 서로 힘든거 얘기하면서 3-4시간 동안 서로 얼마나 부둥켜 안고 울었던지...평생 울 거 그날 다 울었던거 같아...ㅎ 내가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 같다면서 엉엉 울던 나를 안아주며 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주겠다는 말. 내 동생 이렇게까지 힘들게 만든 친구들 호되게 혼내주겠다는 말과 정말로 그 친구들을 불러서 진심으로 화내던 언니가. 나보다 키 작고 예쁘장하게 생긴 우리 언니가 그렇게까지 든든했던 건 처음이었어. 그 순간 내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날 건져올려줄 사람이 언니라는 것도 깨달았지.

 

  아이참...갑자기 도 울컥하네...ㅎ 물론 우리가 맨날 사이 좋았던 건 아니긴 하지. 언니가 내 옷 한 번 빌려 입고 나갔다가 흙탕물 묻혀왔을 때 대판 싸우기도 했었고, 같이 떡볶이 먹다가 마지막으로 남은 소세지 서로 먹겠다고 싸우기도 했지...(결국 내가 양보하긴 했지..ㅎ) 근데 난 솔직히 이번 편지를 쓰게 되면서 나도 남들처럼 훌륭한 사람들에게 거창하고 멋진 말들로 휘황찬란하게 꾸며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 하지만 그런 것들은 그저 보여주기식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그저 평범한 17세 여고생 주위에서 일어나는 정말 평범하고 소소한 일들을 말하고 싶었고, 그 속에서도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니 언니가 생각 난거고. 이게 정말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했어. 한치의 꾸밈도 없는 평범한 17살 김예윤을.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 자매는 지독하게 싸우고 지독하게 잘 지내겠지.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결국은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게 될거야. 난 우리의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 언니, 우리 앞으로 그 누구보다 행복한 자매가 되자. 우린 부모님의 자랑이니까 그 누구 앞에서도 내세울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자랑이 되어드리자.


  이번 생에 나의 친언니가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다음 생에도 내 친언니 해주라. 다음 생은 나도 조금 더 나은 동생이 되어볼게...ㅎ 진심으로 항상 너무 고맙고 미안해. 사랑해 우리 언니♥


Fr. 영원한 우리 언니편, 예윤이가 -




2022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청소년(고등)부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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