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해외)부 만세상-카리므저너바 마르저나
할머니, 요즘 잘 지내고 계신가요? 5월 들어서 날씨가 정말 많이
더워졌습니다.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크니 모쪼록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할머니 생각이 부쩍 자주 납니다. 어릴 적, 엄마가 일 때문에
멀리 계셨을 때 저와 오빠, 언니를 사랑으로 돌봐주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따뜻한 밥, 아플 때마다 토닥여주시던 손길...
그 모든 순간이 제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철없던 저는 할머니께 괜히 짜증을 내고 말대꾸했던 모습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픕니다. 한 번은, 할머니께 큰 소리로 제가
화를 냈던 기억이 납니다. 말문이 막힌 할머니의 눈빛을 보는 순간,
제 심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토록 큰 사랑으로 저를 품어
주신 분께 그런 상처를 드렸다는 사실이 지금도 마음 아프고,
죄송스럽고,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다. 저는 두려워요. 할머니께서
느끼셨을 그 황당함이 할머니께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지나
않았을지 두렵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 깊은 곳의 가장 큰 두려움
을 (용서해 달라고 차마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그 죄책감과
함께 평생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할머니,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어) 꼭 전하고 싶어요. 할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너무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받은 사랑, 꼭 돌려드릴
게요.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제 잘못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제 곁에 계셔 주세요. 곧 찾아뵙겠습
니다.
사랑하는 손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