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존 카울레 마굼바에게

중등부 장려상-최은지

by 편지한줄

안녕? 나는 대한민국에 사는 최은지라고 해. 지금 한국에는 점점 한여름이 찾아오고 있어.

날씨가 많이 더워지긴 했지만, 싱그러운 풀들과 푸른 하늘이 아름다운 7월이야. 우간다는 어때?

이제는 너와의 인연이 시작된 지도 5년이 넘어가네. 한 번씩 문득 이런 행운이 시작된 날이 생각난다.

그날은 내가 3학년이었을 때, 가정의 달인 5월이었어. 나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발견하게 되었지.

거기에 나오는 다른 나라의 아이들은 나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약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었어. 그리고 충분히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부모님을 도우며 자신보다 더 어린 아이들을 돌보았지.

그 영상은 어린이날에 놀이공원에 한 번 가는 것보다도, 어쩌면 그 돈을 모아 그런 아이들을 돕는 게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어. 나는 그 말을 들은 순간 멍해졌어. 이제까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거든. 내가 어린이날에 여행을 가고, 선물을 받고, 행복해 할 동안 지구 반대편의

아이들은 그저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중이었던 거야. 나는 곧 부끄러워졌어. 그때였을까, 내가

꼭 너희들을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나와 너의 차이는 그저 '국적' 뿐이잖아. 그리고 그건

잘나고 못난 게 아니고 그저 다른 거잖아.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대부분 풍족하게 살아가는 반면,

태어난 이후로부터 계속 빈곤하게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건 불공평하고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날 나는 엄마에게 우리가 그런 아이들을 위해 후원을 하는 건 어떠냐고 말을 꺼냈어.

다행히 엄마는 흔쾌히 승낙하셨지. 그날 우리는 후원을 신청하게 되었고 며칠 뒤 너와 내가 결연으로

맺어졌어. 그때부터 너와 나의 인연이 시작된 거야.

그날로부터 약 2년 후에, 네게서 그림카드가 왔었어. 아직 글을 적지 못하는 네가 어떻게든 내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렸을 걸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그림의 의도는 다 알진 못하겠지만 한 가지, 네가 행복해하고 있다는 건 느껴졌어.

너의 정성과 카드에 담긴 그림을 통해 우리 둘 사이의 마음의 거리는 한 발짝 가까워진 것 같았어.

그리고 또 2년 반 후에는, 너로부터 한 장의 크리스마스 엽서가 도착했어. 그 편지에는 이제 글을

쓸수있게 된 너의 말이 담겨있었지. 기억나?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며 교회에서 나와 우리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하겠다고 했었잖아. 나는 그때 네게 그래도, 아주 조그마한 힘이라도

되어주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어. 그리고 우리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겠다는 말이 아주 감동적

이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도로 자신, 아니면 자신의 가족을 위한 걸 빌잖아. 그런데 기도를

나와 우리가족을 위해 할 거라는 게 뭔가 뭉클했어.

나는 앞으로 네가 너만을 위한, 네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되면 좋겠어. 누가 시키거나 원해서

사는 삶이 아닌, 온전히 너만의 삶.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이야기해보기도 하면 좋겠어.

물론 마음대로 행동하고 고집을 피우라는 뜻은 아니야. 하지만 너무 애어른처럼 꾹 참고 혼자서 속상해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의 매일매일이 행복했으면 해.

나랑 약속하자. 우리가 실제로 만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그러다 보면

우리가 환하게 미소지으며 이제껏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실컷 나눌 날이 곧 찾아오게 될거라고.

그때까지 잘 지내고, 꼭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나자. 그럼 안녕.

2025년 7월 13일

너의 영원한 편. 최은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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