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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우리 아파트 경비 아저씨께

청소년(중등)부 장려상 - 박지예

TO. 우리 아파트 경비 아저씨께     


경비 아저씨, 저는 아저씨께 그냥 아파트에 사는 수많은 주민 중 한 명일 거예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매일 같이 봐온 경비아저씨 성함도 제대로 모릅니다. 그러나 아저씨는 늘 저희 주민 모두를 도와주십니다. 기억해 주실 진 모르겠지만 밤에 무척 무거운 일반쓰레기를 끙끙 거리며 옮기고 있던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던 상황에 선뜻 다가와서 “많이 무겁지? 도와줄게, 이리 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옷도 머리도 엉망이어서 크게 표현은 못했지만 그때 무척 감사드렸습니다. 이렇게 편지로라도 감사인사를 전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요즘 코로나 19의 의해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휙휙 지나가버립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무척 건조해진 기분입니다. 마스크를 쓴다고 해서 얼굴은 가려져도 마음은 가려지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게다가 경비아저씨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건강 걱정도 많이 됩니다. 갑갑하셔도 마스크 꼭 쓰세요. 저희도 손 소독제 자주 바르고 마스크 쓰고 다닐게요.     


아프지 마세요. 건강하게 저희와 오래오래 같이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TV에 주민의 갑질로 인한 경비아저씨의 자살사건이 보도가 됐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저런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하다가 문득 경비아저씨도 남몰래 저런 상처를 꼭꼭 감추시고 계셨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예민해져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는 것에 무덤덤합니다. 자기 먼저, 자기 가족 먼저 챙기는 마음은 이해는 되지만 이럴 때일수록 서로 따스하게 마음을 나눠야 하는데 말입니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깝게”요. 경비아저씨도 문득 지칠 때 저희가 힘을 드릴게요! 힘내세요! 늘 감사하고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제가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지 6년이 되어갑니다. 6년 동안 늘 저희 가족 옆에 있어주셨던, 누군가에겐 평생 있어주셨던 경비 아저씨! 내색은 못해도, 마주칠 때 잠깐 인사하는 거 말고 표현은 못해도 저희는 늘 엄청 감사하고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 편지로나마 조금 전해졌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P.S. 건강 조심하세요!!     


-00아파트 주민 중 한 명-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중등)부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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