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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전국에 있는 모든 학부모님들께

청소년(고등)부 장려상 - 송민주

전국에 있는 모든 학부모님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남도 창원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송민주입니다. 다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지요? 벌써 코로나가 발생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고, 이제 6개월을 향해 다가가고 있습니다. 따스한 봄날에 이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이런 신선한 날에 여러분들은 모두 집에서 어떤 생활을 이어가고 계신가요? 어떤 분들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집에 모여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을 것이고, 또 어떤 분들은 원래라면 학교에 가있을 자녀들을 보살펴야 되어 무척이나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연을 갖고 생활을 이어가고 계시는 분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이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에 개학이 연기되었을 땐 당황스러우면서도 더 놀 수 있단 생각에 좋았지만, 온라인 개학과 함께 개학이 계속 지체되니, 요즘에는 학교에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저와 제 친구들은 어떻게 보면, 편안한 집에서 공부를 하고, 늘 가기 싫었던 학원도 안 가서 이런 사소한 불편함 들은 무척이나 여유 있는 소리로 들릴 것 같은데요.

     

저는 최근에 엄마께서 주변 제 친구들의 엄마들과 통화하시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하시던 중,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니 너무 힘들어, 여름방학도 힘들었는데 벌써 몇 달째.... 얼른 개학해야지 정말....”이라고 얘기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잘은 들리지 않았지만, 저희 엄마와 통화하시던 분도 무척이나 공감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저는, 저희 부모님의 생활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계십니다. 코로나가 발병하기 전, 엄마께서는 그동안 집안일을 하시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일을 하러 나가셨다가 저희 학원이 끝날 때쯤 돌아와 다시 집안일을 하셨습니다. 이런 생활만으로도 벅차셨을 엄마이셨을 겁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발병한 후, 엄마께서는 코로나로 인해 새벽에 운동하는 남동생을 위해 같이 새벽에 일어나, 챙겨 주시고, 좀 뒤에 저와 제 동생이 일어나면 다시 챙겨 주시다가, 집안일을 마저 하시고 원래라면 엄마만의 개인 시간에, 다시 저희들을 위해 집안일을 하셨습니다. 출근을 하시지 않으시지만, 서류작성 등의 쌓여있는 일들을 엄마께서는 틈틈이 또는 새벽에 지친 몸으로 하고 계셨습니다.     

곰곰이 이런 상황들을 돌이켜 보니, 전 머리를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순간 띵 해졌습니다. 그리고 떠올랐습니다. 일상 속 사소한 불편함 들을 늘 엄마께 불평하고 또 엄마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제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던 지난날의 제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저에게 왜 그랬냐는 듯이 보여주는 것처럼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저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저희의 건강을 챙기느라, 학업을 챙기느라, 행복을 챙기려는 엄마의 그동안의 희생들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로 제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려 합니다, 전국에 계시는 모든 학부모님들! 코로나 이 혼란스러운 사태 속에서 저와 제 친구들의 건강과 행복,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시어 정말 고맙습니다. 저처럼 깨달은 친구도 있을 것이고, 깨닫지 못한 친구들도 분명 있겠지만, 마음속 깊이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분명 언젠가는 깨닫고 부모님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 속, 목숨을 걸고 환자들의 곁을 지키는 의료진 분들, 혼란스러운 국가 상황을 해결해보려는 정부의 노력들, 저희에게 어떤 상황이든 물자를 공급해주시는 택배 기사님들의 노력들……. 모두 아름다운 노력이지만, 그전에 앞서 자신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늘 스스로를 희생하시는 여러분들의 노력이 어떻게 보면 가장 위대한 노력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이 사태가 안정되어 저와 제 친구들의 개학이 실현화되어 학부모님들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길 저 또한 진심으로 바라고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와 제 친구들의 부모님으로 태어나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또 존경합니다. 여러분들의 존재가 저희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모두들 파이팅합시다!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세요!! 저는 이만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창원 대산고, 송민주 올림




2020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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