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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항상 저의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할머니께

초등(고학년)부 동상 - 김규림

항상 저의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할머니께


안녕하세요 할머니. 요즘 여름이라고 하기엔 조금 찬 바람이 부는 여름이 다가온 것 같네요. 태풍이 왔는데 피해입으신게 없는지 걱정이 되네요….


항상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한구석에 있지만, 장장 7시간을 타고 가야 하는 길이여서 항상 서글픈 마음이 있어요. 제일 먼저 할머니 집에 가면 “어이구 야야, 왔나?”라고 말하시자마자 저는 할머니 품으로 쏙 하고 들어가 할머니에게 부비부비 안기네요. 옛날 일로 거슬러 가면 저는 그땐 할머니가 너무 싫었었어요…. 항상 예쁘다고 얼굴 만져주시고 하는 것이 저는 너무 싫었죠…. 근데 저희 집으로 내려가기 전에 돈을 주시면 그때만 항상 좋다고 방방 뒷면서 좋다고 안겼어요. 근데 지금 와서 그 생각을 해보면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고 원망스러웠어요. 그때는 돈만, 오로지 돈만 좋아했던 저를 눈치채셨을 법도 한데, 항상 따스한 마음으로 반겨주는 할머니를 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릴 것 같네요….


할머니 집을 가는 것은 즐겁고도 힘들어요.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가면 행복하지만 때때로 속이 울렁거리면서 힘들고, 어렵기도 해요. 근데 막상 가면 할머니가 저희를 반겨주시면 그 힘들었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행복한 얼굴만 미소와 함께 활~짝 펴있네요. 몇 달 전에 할머니께서 우울증이 걸리셨다고 들었어요. 항상 밝으시던 할머니가 왜? 우울증에 걸리셨지? 하고 생각해보니 할머니의 곁엔 말동무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동안 할머니의 힘들었던 얼굴을 생각하면서 잠자리에 누우면 할머니의 힘든 얼굴이 생각나 잠자리를 설치곤 하죠…. 저도 한번 우울증에 걸려보아서 그 느낌을 더 잘 알기에 더 서글펐어요. 이제 곧 추석인데 외로워하지 마시고 잘 기다리고 계세요~! 저희 내려가면 같이 워터파크가요! 할머니! 언제나 저희가 사랑하는 거 알고 계시죠? 할머니가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더욱 사랑해요~!


2019년 9월 9일 월요일

할머니를 본받고 싶은 규림이 올림.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고학년)부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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