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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May 06. 2023

생각(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어린이날

그래서 더 행복했던


오늘 아침 일정은

남편이 이번주 작업한 곳에서

어린이날 공연이 있어서

그 어린이 연극을 보고 거기서 진행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참여 하는게 목표였다



뚜둥 그런데..

아침에 아이가 피곤한 얼굴로

어제까지 가겠다던 아니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가겠다던 아이가

안가고 싶고 엄마와 집에서 놀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아이는 계획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생각하며...

아 그래.. 뭐.. 나도 귀찮았던 참인데 그러자 했죠.


그리고 막막했죠..

비도 계속 내리는데...남편은 곧 일 나가는데..

어린이날.. 아이에게 특별한 날인데..집에서만 보내긴 좀 뭐해서..

로보파크도 알아보고... 범안동 생태공원에서 하는 이벤트도 알아보고..

키즈카페도 알아보고.. 막 했는데.. 뚜벅이로 가기 멀기도 하고..

맘카페에 올라오는 특파원분들 덕분에.. 아.. 지금 출발은 늦었구나 마음 접었어요.







점심은 아이가 먹고 싶어하던.. 짜장라면과..ㅎㅎㅎㅎ

어린이날 선물은 아이가 갖고 싶어했던 장난감..

곧 생일도 다가오기에... 둘다 새것을 사주긴 부담되어서..

어린이날 선물은 중고로 구매.. 택배 주문했는데.. 오는 과정에서 일부 고장이 났어요..

택배가 종이가방에 달랑 담겨와서 너무 화났지만.. 택배를 선택한 제 잘못.. 암튼.. 일부고장난 제품 선물.. 아이는 완작동이 어떤건지 모르기에 그냥 말 없이 주었습니다..;


(되는 기능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좋아했고... 계속 가지고 놀다보니... 고장났던 기능이.. 갑자기 복구되어서... ㅎㅎㅎ 아이는 갑자기 인형이 더 말하는것에 신기해하며.. 인형을 더 좋아했어요..ㅎㅎㅎㅎ)






별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어요..

점심먹고 설거지하는 동안 아이 잠깐 티비보게 하고..

그리고 한두시간 놀다가.. 제가 에너지 방전되면.. 15분 티비보게하며 쉬다가.. 알람울리면

다시 한두시간 놀다가.. 제가 방전되면.. 누워서 놀다가..깜빡 1~2분 잠들었다가 다시 놀다가...

집에 있는 장난감.. 하나하나 빼며 놀았어요..

그렇게.. 7~8시간 정도 놀았던것 같아요.


아이는 고맙게도.. 엄마가 쉬겠다는 15분은 잘 지켜주었어요.. 너무 고맙게.. 그때그때 덕분에 잘 충전되었어요.





아까 잠드는데..

오늘 어린이날인데.. 뭘.. 별거 안했는데.. 괜찮았어? 물어 보았는데..


오늘 너무 행복했다고..

엄마랑 하루종일 놀 수 있었고..

하루종일 놀아 주어서 고마웠다고 하네요..


이 평범한 답변에..


전.. 아 무언가 막.. 특별한것을 해야만 하는게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특별한걸 하는 행위를 통해서 다 채워질수도 있지만... 그 행위에 가려져서.. 가장 기본적인게 채워지지 않을 수 있다고 느껴졌어요..

제가 그래왔던것 같아요.. 체력이 되지 않기에..






뭔가 이벤트가 있어야 될 것 같았는데.. 키즈카페를 가야 되거나 그래야 될것 같았는데..

아이는 그러지 않아도 되었더라구요.. 오히려 비오는날 뚜벅이로 키즈카페를 다녀왔다간... 전 내 할 일 다했다며.. 또 힘들어서 더 오래 누워있긴 했을것 같아요..



전.. 원래.. 좀 집에 못있고.. 돌아다니는 스타일이예요..

카페를 가건.. 공원을 가건.. 키즈카페를 가건.. 슬라임카페를 가건...

그런걸 해야 뭔가 했다!라는 느끼는 스타일이였는데..

아이는.. 그렇지 않았더라구요..

아이의 욕구는.. 키즈카페에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였고... 연극보러 가는게 중요한게 아니였고..


그곳에 소통하는 엄마가 필요했던것 같아요..



아이이 마음을.. 오늘 조금은 채워준것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어제 사실은 문화센터를 등록해서 첫수업을 갔는데..

아이가.. 울먹거리며 수업을 듣기 싫다고 하여... 돈을 날리고 와서..

저도 짜증이 아이도 짜증이 나고..

헛돈쓰고 왔다며.. 아이한테 엄청 뭐라했었어요.. 너무 미안하게..

변덕스러운 아이의 마음도 미웠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 아이가 힘들어었어요..

근데.. 아이는.. 그냥 지금 무언가 미술을 더 배우고 싶기보단... 엄마와 더 있고 싶었던것 같아요..



암튼.. 어제 아이와 돈 얘기하다가..

티니핑 캐치하는걸 아이들은 다 갖고 있다.. 나도 갖고 싶다 계속 그러길래..

그러려면.. 엄마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너를 일찍 픽업하러 못간다.. 했더니..

괜찮다.. 돈 더 벌어서 사달라고 하는 말에..ㅎㅎㅎ 아.. 역시.. 물질이 중요하구나ㅎㅎㅎㅠㅜ ㅎㅎ 했는데...

말만 그렇지 오늘 겪고나니.. 그것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아이에게 아직은 소중 했던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오늘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던 어린이날이여서..

아이가 행복했던날..

아이가 행복했다고 얘기하며 잠들어주어서 엄마까지 행복했던 날..



생각보다 일을 쉬는게 좀 더 길어지는 상황이여서.. 계속 불안하며.. 무기력하지만..

예전의 모습을 반복하기보단.. 예전의 잘못 된 모습을 바라보며 고치게 되는 상황이여서 감사한..

그냥 그런 나날들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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