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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Nov 01. 2023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러 올리는 자

이 구절을 보면

항상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대학졸업 즈음에 행정조교로

교무처에서 근무를 했었다.


수강신청 변경 기간이 끝나고

수강신청이 종료되었다.


다음날

여러 통의 전화와 학생들이 찾아왔다.

교필과목이고 졸업예정자이기에

이번에 이 수업을 듣지 않으면 졸업을 못한다고

꼭 듣게 해 달라는 사람들이 10~20명 남짓이었다.


이미 이 수업은 정원이 다 찼고

4학년 정원이 다 안 차서 아래학년까지 순차적으로 열었던 상황이다. 충분히 자신이 인지하고 수강신청 했다면 클릭의 실수로 수강신청을 못할 상황은 아니었다.

명백한 본인들의 실수였다.


학교는 그래도 학생들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고자 하여 약간의 여유인원을 두고 수강신청을 받았고. 남는 자리를 채우고자 했고. 채워도 되지 않는 경우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 한두 명 더 들어가는 방향으로 해결방안을 생각했다.


단순히 수강신청 해주세요. 요청했다고 하여 들어주는 것은 너무 많은 사람들을 넣어주어야 했고 부당했기에 사유서를 제출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20명 중 10명 남짓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미 취업된 상태이기에 이번에 꼭 졸업해야 한다는 사유.

집안 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유.

학군단 졸업자이기에 군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

다양했다.


사유서를 꼼꼼히 읽고

밤늦게까지 전화를 돌리며 수강신청 가능한 것을 알렸다.

반응은 다양했다.

'아.. 네..'

'아 저 안 들어도 돼요'등등


생각보다 정말 꼭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적었고

7~8명 남짓만 수업을 듣도록 도왔다.

저녁 늦게 퇴근하며 생각보다.. 사람들은 막상 되니.. 좋지 않은가 보다.. 초반엔 간절해 보였는데.. 아니구나 생각하며 기숙사로 향했다.


다음날

수강신청 종료 직후고 기타 업무처리로 교무처리는 여전히 바빴다.

어떤 한 남학생이 교무과장님 쪽에 줄을 서서 업무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10~20분쯤 학생은 기다렸던 것 같다.


그리고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꾸벅 인사를 하며

'감사합니다. 수업 듣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실수로 못 들을 뻔했는데 듣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표정하게 그 한마디를 하고 뒤돌아서 갔다.


나는 그 순간 벙쩠다..

교무처에서 많은 일들을 하면서 기억나는 한 순간이 되었다.


저 친구는 뭐가 돼도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하나님 말씀대로 감사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정말 적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10명 중 9명에 해당되는 사람일 것이다.

이미 건강과 가족과 건강한 마음을 가졌는대도..

부족한 것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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