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르시 Oct 31. 2023

작은 것에 충성된 자

캘리그래피 묵상 누가복음 16장 10절

나에게는

주신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집

가난한 부모

일찍 돌아가신 아빠

부도와  사고등으로

계속된 입원생활로 인한 피폐한 삶

엄마의 노동의 삶

3시 연탄 7시 비료화학 공장 3시 식당 9시 퇴근의 삶


엄마는 그렇게 바빠야 했어서

자녀 셋을 하나하나 돌봐주지 못하셨다.

그러는 와중에 딸 셋 중 두 명은 똑똑하게 잘 컸다.

반장, 부반장을 하고

교대를 가고 중견기업에 취업등을 하고

잘 컸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언니들은 항상 친구들을 만나 놀러 갈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찾지 못해서

항상 집에서 티브이를 보았다.


똑같은 형편 상황인데도

언니들은 잘하여서 머리가 좋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서울에 살았지만 무너져 내리기 전의 집이었기에

화장실은 집 밖에 있었고 푸세식이었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화장실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들어가기 싫어했던 것 같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도 우리 집엔 강이 있었다.

그리고 혼자 돌아다니다가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우면

차옆에 안 보이는 곳에서 용변을 보기도 했다. 초 저학년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놀랄 일이다.


그런 상황들이었어서 그랬는지

난 항상 없다..

난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들로 살았다.

물질, 지능 모두 풍족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아니다..

난 가지고 있는 게 너무 많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에서도 엄마는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먹이시고 기르셨다.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많진 않았지만 사랑하기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포기하며 우리를 기르신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아빠 역시 우리를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아 실패의 상황과 몸의 고통을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워 술에 의자 하셨을 뿐이었다.


지금도 나는 건강하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다.

집도 역류하고 곰팡이도 많고 햇볕도 안 들지만

그래도 비는 피하고 따뜻한 보일러가 들어오는 집이다.


나의 머리도 스스로 항상 나쁘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쁘다면 이렇게 매일 책을 읽을까?

그리고 매번 설교를 요약하며 쓰는데..

그렇게 20년... 나빴던 머리도 좀 좋아졌을 것 같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나에게 없는 것

나에게 너무 작은 것을 주셨다 투정 부리지 말고

나에게 주신 것들에 집중하고 감사하며 나아가자.


어제 설거지를 하며 존스홉킨스대 소아정신과 의사인 분의 얘기를 듣는데.. 강조하셨던 것이 감사, 그리고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라는 것이었는데..


결국 성경의 얘기와 같다는 것을 느꼈다.

성경을 더욱 알아가는 것에 힘쓰고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자



작가의 이전글 한 가지만 이라도 족하니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