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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Nov 26. 2024

폐배를 학습해오고 폐배를 물려주는 엄마의 습관

우리 엄마는 

쾌할하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만나며 스트레스를 푼다.

외향적이다.


젊었을때..

만나지 못했던 관계들을 

노년에 많은 사람들로 풀게 되는듯 하다.


젊었을때는..

돈벌기 위해 아빠를 뒷바라지 하기 위해

그 많은 욕구들을 누르며 삶을 사셨을 것이다.


난.. 초등학교때 부터

위에3,4살 터울 언니들이 있었지만

자매가 있었지만 늘 혼자였다.

언니들도 외향적이고

공부도 잘들했다.

반장,부반장을 하고

전교 5위안에 드는 성적을 보이기도 하는등

나와는 달랐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나는.. 항상 티비만 봤다.

티비 보는것 외에 할줄 아는게 없었다.

무엇을 해야 될지 몰랐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쉽지 않았고

공부도 잘 되지 않았고

엄마도 집에 항상 안계셨었다. 바쁘셨다.


중학교때 기억으로 도시락을 싸갔는데..

매번 김치반찬에 도시락이 부끄러워서 아이들과 밥먹기가 민망했고..

어느날은 도시락 겉 가방에 벌레가 기어다니는것 보고 나는 더 움츠러 들었다.

실내화도 내 손으로 어찌 빨아야 되는지 몰라 

항상 꼬질하게 다녔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 폐배를 학습하고 폐배를 배웠다.

20대,30대 어찌저찌 살았다.

그런데 40대 되었는데도.. 

이 모습이 제자리이고 

예전의 나의 모습에 메여있는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쓰레기 같다.

언제 까지 환경 탓을 할껀데..

언제까지 예전의 성공을 거들먹거릴껀데..

언제까지 그 실패를 거론할건데..



전문대에서

4년제로 편입후

아이들은 모두 집에서 등록금,생활비를 대주는 상황에서 공부를 해나갔고..

나는.. 편입한 마당에..

내가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다보니..

그것만 마련하는것도 빠듯해다..

매년 100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연대 공대 등록금은 공부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겨우 졸업했다.


그해 신촌 연대에서인지 원주 연대에서인지..

학생이 등록금때문에 자살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연대를 다니며 약 2천만원의 대출이 생겼고

그 대출은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학자금대출 이율 7%를 학교 다니며 감당해야 했다.

약 15만원 정도 매달 이자로 나가고.. 그걸 학비대출해서 또 메워나갔다.


그렇게 졸업했다.

남는건 졸업장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낮은 자존감으로 졸업장을 가지게 되었다.


그게 아이에게 대물림 되고 있다.


넌.. 내 성격 닮아서 친구들과 못 어울리는것 같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계속 바라보고 ...

걱정스러운대로 여전히 행동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역시.. 나 닮아서 저러는구나..

하.. 스트레스 받아..

친구 초대하면.. 또 겉도는 모습이 나에게 보일텐데.. 그걸 내가 감당할 힘이 없어서..

자꾸 회피하게 된다..


못견디게 너무 힘들다..


나.. 나름 행복하다고 하며 살고..

나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인생에서 나는 폐배자인것 같은 생각이..

40이 되어 너무 여실히 느껴진다.


나만큼 일못하고..

나만큼 불성실하고

나만큼.. 사람들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지 않는것 같다.

괴롭다.


다다음주 여의도 근처를 가게 되는데..

문득 봤던 상담센터를 들려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급여도 줄어드는 마당에 10만원짜리 50분 상담이 맞는 선택인지도 참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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