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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Apr 04. 2023

퇴사 그리고 쉼 그리고 감사

지난주 화요일까지 근무후

퇴사를 했다.

아이 임신하기 전부터 다녔기에 아이는 6살

7년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걱정과 두려움도 많다.

원래 그런 성향이기에




어제는 남편을 따라서

배드민턴장을 따라갔다.

아이 임신전 6개월 기초만 배운게 다이기에

아주 초보라 남편과 같이 치는 분들은 기본 10년 이상 한분들이라 함께 게임할 수준이 되지 않았다.


남편이 배드민턴장 따라갈래? 물었을때..

난.. 고마웠다.


1. 난 뚱뚱하고 얼굴도 화장 안하고 머리도 지난주에 이상하게 잘라지게 되어서 ㅎㅎ 좀 지져분해 보이는 인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에겐 그게 그냥 중요하지 않는 사람이였다. 내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기에 그런 외적인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고마웠다. 자기에게 친한 사람들에게 날 보여준다는게 고마웠다.


2. 나를 데려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자기 게임을 포기하고 나랑 난타를 쳐주었다. 고마웠다. 뭐.. 매일 따라 다닐것 아니기에 오늘만 포기하는것이긴 했지만.. 계속해서 나를 챙겨주는게 너무 고마웠다.


3. 남편은 자기 사람들에게 잘하는 사람이다. 그 외에는 그닥 관계가 없으면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다. 배드민턴 장에서도 자기 사람들에게 함께 잘 쳐주고 관계를 맺어왔어서 인지.. 많이들 챙겨주시고 참 감사했다.


4. 다들 십년 이상 치셔서 그런지 너무 멋있었다. 무언가 하나를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하는건 참 멋있는것 같다.


5. 배드민턴은 함께 치다보면.. 수준에 맞지 않으면 어느정도 맞춰가며 쳐줘야 하기에 잘하는 사람에게 신세아닌 신세를 져가면서 쳐가야 늘 수 있다. 근데 나는.. 그 신세가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고 싫어서 거부한다. 근데 그럼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어제 배드민턴을 보면서 느꼈다.


6. 아이들이 언어를 빨리 배우고 무언가 빨리 습득할 수 있는 이유는 계속 생기는 뇌세포도 이유가 있겠지만 두려움과 평가가 덜 두렵기에 많은 도전을 하기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7. 내가 영어가 계속 두렵고 미루고 안하게 되는건 그 두려움을 못이겨내고.. 나의 못함을 계속 드러내지 않고 꽁꽁 사메고 있어서 더 못하게 되는 상황임을 깨닫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8. 연세대 의공학과를 나왔다. 하지만 난 나를 계속 틀에 가뒀다. 난.. 쉬운 편입을 이용해서 이 학교 입학했어. 내 진짜 실력이 아닌 운이야 라고 계속 생각했다.


9. 연세대 원주 캠퍼스 이지만.. 많은 친구들이 의사가 되었고. 더 좋은 학교의 교수가 되었고 대부분 대기업을 들어갔거나 연구원등 한분야이 전문가의 위치에 있다.


10. 하지만 난 졸업과 동시에 가장 작은 기업들만을 지원하고 전전하며 살았다. 영어를 못하기에 대기업은 도전하지 않았고 난 그런 대기업 다니는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1. 그 생각은 행동으로 진행했고 결국 나는 항상 신규기업 불안정한 기업들만 다녀왔다. 내 생각대로 행동하고 내 생각대로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두려움 때문에...


12. 어제 남편의 배드민턴을 구경하면서  이런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감사했다. 나의 모습을 바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3. 무엇보다 내 남편 최고구나.. 또 느꼈다.


14. 신혼여행때 내 의견으로만 스위스를 떠났기에 미안했다. 초원을 안좋아하는 남편일 수있는데 나의 의견만으로 갔기에 미안했다. 그래서 액티비티한 코스를 넣었는데.. 거의 뭐.. 나에겐 산악 자전거를 타야 하는 수준이였어서..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 자전거를 잘타는 남편은... 나르 중간중간 계속 기다려주고 달래주며 내려왔다. 그떄 참 고마웠다. 내 선택으로 산악자전거를 타게 되었고.. 날 원망하고 짜증낼 수 있었는데.. 계속 기다리며 다독여주며 오는 모습이.. 참.. 너무 고마웠다. 더 즐길 수 있었을텐데 그걸 포기하고 함께 내려오는걸 선택해준 남편에게 고마웠다.


15. 남편이 직장이 어려울때.. 난 남편이 싫었고 무책임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적이 많다. 그런데.. 아니였다. 참 따뜻한 남편이였다. 내가 직장을 잃은 가운데 남편은 내가 했던대로 똑같이 하지 않았고.. 더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고맙다.


16. 아이를 이르게 픽업하면서 함께 산책도 하고.. 좋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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