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팔지 않는 커머스 서비스의 상품 카드는 어때야 할까?
사공사는 이커머스 제품이지만 상품을 직접 팔지 않아요.
다만 여러 커머스 플랫폼에 있는 핫딜들을 한 데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마트를 갔을 때 월별, 주별로 할인 중인 상품들을 모아 홍보하는 전단지를 보신 적 있나요?
사공사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주로 쇼핑하는 쿠팡, SSG, 11번가, 무신사부터 최근 들어서는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커머스 서비스들에서 보여주는 상품 카드의 목적은 하나예요.
“이 상품을 사게 만든다.”
커머스 서비스로써 당연한 사실이죠. 하지만 셀 수 없는 상품들 중에 신뢰할 수 있는 진짜 핫딜만 골라서 보여줘야 하는 사공사 서비스는 물건을 직접 파는 것이 아니기에 그 존재 목적이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사공사 상품 카드의 존재 목적은 한 마디로
“이 핫딜이 진짜 괜찮은 핫딜이 맞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돕는다”
구매는 그 이후 고객님들의 선택이예요.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거쳐 만들어가고 있는 사공사만의 상품 카드 제작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초창기 상품 카드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들을 끌어와 보여주면 사용자가 가격을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더불어 노출되는 상품이 보통 가격 비교할 때 이용하는 네이버나 다나와의 최저가 대비 얼마나 저렴한지를 보여줘서 어떻게든 핫딜 탐색 능력을 어필하려고 했죠.
또한 여러 판매처의 상품을 한데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이다보니 구분을 위해 다른 커머스 상품 카드엔 없는 “판매처 정보”까지 포함했어요.
‘이렇게나 저렴한 상품을 이 판매처에서 이런 조건에 살 수 있어요.’라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많은 정보들을 카드 하나에 넣고 있었죠.
문제 정의
이렇게 상품 카드를 구성하고 운영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너무 저조했어요.
상품 카드를 딱 1개라도 눌러본 사용자가 방문자 전체 중에서 약 1~2%정도였거든요.
물론 관심없는 상품들이 보여서 눌러보지 않았을 확률도 높지만 어느정도 시세를 알고 있는 사용자가 봤을 때 굉장히 저렴한 가격임에도 제대로 딜리버되고 있지 않고 있었어요.
이 시기의 문제를 일축하자면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정보 위주로 우겨넣었다.’라고 볼 수 있었어요.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자 입장에서 리스트 속의 상품 카드를 통해 획득하고 싶은 정보는 달랐고 다른 커머스 서비스들을 수 년간 사용하면서 얻은 보편적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카드를 접할 때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멘탈리티가 있었어요.
서비스마저 생소한데 카드에 여러 복잡한 정보들이 보여지고 있으니 그 정보가 아무리 값지더라도 학습 난이도와 피로도는 높을 수 밖에 없었죠.
실험 과정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더 집요한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보편적인 이커머스 서비스들이 상품과 가격을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저희는 현존하는 거의 대부분의 커머스 상품 카드를 분석했어요.
뿐만 아니라 구조적으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복잡한 정보를 다루는 여행 서비스, 배달 서비스, 부동산 서비스의 카드 UI까지 뜯어보고 FGI를 통해 사용자들이 카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살펴봤어요.
100여 개에 달하는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고 테스트를 거치며 상품 카드의 스펙을 새로 정의해 나가며 얻은 주요 인사이트 몇 가지가 있었어요.
최종 가격도 중요하지만 할인율과 할인 가격으로 상품 가격의 매력도를 판단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상품 카드로 알고 싶은 정보와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하고 싶은 정보는 이전 탐색 경험들에 의해 어느정도 정형화되어 나뉘어져 있다.
배송 관련 정보는 가격만큼이나 때론 가격보다 중요하다.
상품 카드 위에 붙는 여러 배지 UI들은 사용자들의 눈길을 끄는데 생각보다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상품 카드에 칼라가 4개 이상 들어가는 것을 생각보다 복잡해 하지 않을 뿐더러 상대적으로 할인이나 이벤트가 더 많이 들어갔다고 인지하기도 한다.
상품 카드는 매주 변화해 나갔고 즉각적인 구매가 아니더라도 할인 전단지 보듯 휙휙 넘기며 봐도 빠르게 가격의 매력도를 파악하는데 용이해지고 있었죠.
(실제로 마트 전단지를 주워다 보며 칼라나 구조를 카드 UI에 접목시켜 보기도 했어요.)
일반적인 커머스는 상품의 가격이 올랐음을 알려줄 필요가 없어요. 그런 상품은 팔리지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물건을 팔지 않는 사공사는 상품 가격의 솔직한 정보 전달을 위해 상품 가격의 등락까지도 카드에 넣었어요.
타임 핫딜 상품 카드의 등장
그러던 중 상품 카드 구조에 큰 영향을 준 이슈가 있었어요.
커머스 서비스들은 제각각 시간제 핫딜 (통칭 타임 핫딜)을 프로모션 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이런 핫딜을 놓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모아 보고 싶어하는 고객의 니즈를 위해 사공사는 타임 핫딜 탭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상품 카드에 해당 상품의 할인 종료를 알려주는 타이머 UI를 추가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이 UI 하나로 타임핫딜 탭 접근이나 카드 클릭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볼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보고 있던 할인가에 구매가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 카드보다 임프레션이나 클릭율이 높았죠.
상품을 방송으로 홍보하는 라이브 커머스 상품의 구매 전환율이 전자 상거래 구매 전환율인 0.3~1% 내외보다 월등히 높은 6~10%인 걸 보면 긴박함은 관심으로 이어지는 큰 심리 전술임이 증명되고 있어요.
여러 판매처의 시간제 세일 상품을 한 데 모아보여주고 그 할인이 진짜 괜찮은지 아닌지를 상세 페이지에서 시세 그래프 등의 방법으로 분석해 주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자를 밀어붙이는 압박형 다크 패턴과는 달리 사용자가 합리적인 판단으로 상품 구매를 고려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이후 기술적으로 상품의 정확한 가격 비교를 위해 단위당 가격을 추가하거나 배송 예정일, 재고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고 하나씩 상품 카드에 담아보며 다양한 버전으로 파생시켰어요.
서비스 초기 하나의 상품 카드 UI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었지만 홈, 검색 결과 등 탭에 따라 사용자가 궁금해 하는 정보가 조금씩 다르다보니 사용처에 따라 그에 맞는 스펙의 상품 카드로 분기해 나갔어요.
여러 튜토리얼과 더해져서 카드들이 출시되었을 때 앱 방문 후 30초 내 인게이지를 전보다 4배 상승 시키는 놀라운 경험도 할 수 있었죠.
FGI를 통해 사용자들의 상품 카드 이해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상품을 눌러서 상세 내용을 확인할지 말지와 이 상품의 가격이 매력적인지 아닌지 등을 판별하는 시작점으로 카드 도움을 주고 있었어요.
최근에는 마치 숏폼 콘텐츠를 넘겨 보듯 핫딜 상품을 구경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핫딜 쇼츠’까지 도입해 보면서 상품의 할인을 더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인터랙션이 들어간 상품 카드를 구현해서 운영 중에 있어요.
이렇듯 사공사 상품 카드에서는 ‘얼마나 괜찮은 가격인지’, ‘지금 사면 얼마나 좋은지’,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인지' 등을 쉽고 빠르게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끝없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사공사가 전달해야 하는 정보, 가치와 보편적인 커머스의 사용자 경험 사이에서 가장 합리적인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이에요. 또 어떤 상품 카드가 탄생할지 저희도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