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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스타트업의 AI 도입기

타 커머스 서비스와 전혀 다른 AI 제품 만들기

by 포스트랩

AI가 IT업계는 물론 일상생활 속에도 깊이 파고들고 있는 요즘, 커머스에서도 그 열기는 대단하다는 게 피부로 느껴져요.

일반적으로는 초개인화 큐레이션을 위해 AI를 사용하기도 하고 아예 Chat 구조를 넣어서 고객이 찾고
있는 상품에 관해 AI와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죠.

오늘은 사공사에서는 어떻게 AI를 도입하고 디벨롭하고 있는지 이야기드리려고 해요.


9.png AI 도입 사례 (출처 : 11번가, SSG, 카카오 쇼핑)


배경

쇼핑 경험에 있어서 어느 시대던지 소비자가 “좋아할 것”같은 상품을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대표적으로 3가지 방법이 있어요.


1. 소비자의 취향을 정밀하게 분석해서 상품을 디스플레이한다.

2. 찾으려는 것을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돕는다.

3. 찾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하고 사고 싶게 한다.


1번은 보통 커머스 제품들이 “초개인화”라는 이름 하에 서비스하고 있는데 사용자의 기본 정보부터 결제 등 유저 데이터가 기반되어야 제공할 수 있었기에 물건을 직접 팔지 않는 커머스인 사공사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었어요.

때문에 저희는 먼저 2, 3번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사용자가 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귀찮은 과정을 효율적으로 바꿔주고 보통의 쇼핑 경험에서 놓칠 뻔한 상품들을 빠짐없이 챙겨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상품 데이터를 더 잘 선별, 가공해야 했고 이를 위한 기술로는 AI가 적격이었어요.


전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팀에서 맞춘 전제는 두 가지였어요.

“다른 서비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사공사만의 고유한 기능을 만들자.”

“사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자.”


이미 다른 서비스에서 AI를 이용해 시도하고 있는 챗봇이나 큐레이션 등의 기능을 똑같이 제공하는 것을 피하자는 것이 팀 내 공론이었어요. 그럴 경우 사공사만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AI의 기능만 활용하는 게 아니라 여러 커머스 서비스의 상품 데이터를 통합해 가지고 있는 사공사 데이터 베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더 정확하고 다양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어요.


목표

AI 검색 도입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가장 큰 목표는 “기존 커머스 검색 경험 속에서 사용자가 해야만 했던 불편한 과정들을 줄이고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었어요.

위에서 말한 ‘기존 커머스 검색 경험’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체적으로 아래 같은 과정을 밟아요.

1. 상품을 검색한다.

2. 검색 결과 페이지 스크롤, 상품 클릭 후 상세 정보 확인, 필터링을 하며 자세히 살펴본다.

3.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방금 여정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인 검색어로 재검색한다.

4. 위 과정을 반복하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는데 성공하거나 중간에 포기한다.


물론 2번 단계에서 빠른 배송만 보고 바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많은 고객들이 3번, 4번 단계를 경험하고 있어요.

쇼핑이란 구매를 완료한 결과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구매 결정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틀어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공사는 무조건 물건을 빨리 찾아서 바로 결제로 이어지게 하도록 경험을 무작정 단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최종 결제 전 여러 상품 정보를 파악하는 과정을 더 쉽고 귀찮은 행위의 반복은 적게 만들어주고자 했죠.


무한 프롬프트 작업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오늘의 날씨, 화두 되고 있는 사회 이슈, 복잡한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라는 등 이미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AI를 녹여서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커머스라는 제한된 틀 안에서 AI를 던져놓고 질문을 하라고 하면 사용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어려워했어요. 그리고 AI에 일반적인 검색어를 입력하면 갑자기 유래나 역사, 정의 등을 알려주는 플로우가 일반적이라서 라면을 검색 후 라면의 사전적 정의(?)를 반강제로 봐야 했죠.

그리고 자율성을 높이면 사공사가 중점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베스트 케이스 데이터들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어요. 그래서 사공사의 AI 검색 퍼널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선택지를 주거나 검색 결과를 알아서 분석해 정리해 주는 퍼널로 설계했어요.

이를 위해선 AI가 정리하는 구조나 내용, 톤 앤 매너까지 통일성이 있어야 했으므로 그 제어를 위해 “프롬프트”를 작성했어요.

15.png 끝나지 않는 프롬프트 작업 기록


프롬프트 작성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업이었어요. 저희는 메인 AI로 GPT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모델 별로 같은 프롬프트에도 다르게 답하기도 했고 명령 한 줄에 따라서 AI가 말하는 대답이 천차만별로 갈리기도 했죠. AI는 Don’t보다 Do에 대한 인지를 더 잘 하기 때문에 어떤 조건을 제한하기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명령을 잘 나열하는 게 의도한 결과를 출력하는 데에 적합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한된 토큰 안에서 효율적인 오더링 설계, 로딩 시간, 정확한 데이터 활용, UI 등 여러 가지 고려 사항들을 생각하며 퍼널에 최적화된 멘트와 구조를 출력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AI 시대에 도래하면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롤도 급부상하면서 관련 아티클이나 책, 영상들이 많았고 이를 스터디하며 프로젝트에 바로 적용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UI와 UX, AI의 자연스러운 조화로 완성도 높은 경험을 만드는 과정에만 무려 2주를 쏟았어요.



결과

최종적으로 나온 사공사 쇼핑 AI의 검색 모델은 다음과 같아요.

12.png 사공사의 AI 쇼핑 검색 퍼널

검색 시 사공사 쇼핑 AI가 출력하는 답변 구조는 크게 4가지로 나뉘어져 있어요.

검색어에 대한 짧은 요약
이 영역에서는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에 대한 요약 정보를 전달해요. 더불어 여러 종류의 상품들이 두서없이 뒤섞여 있는 검색 결과를 분석하고 정리했다는 안내를 해요.

검색 결과 정리
AI는 여러 서비스에서 키워드를 검색해 나온 결과들을 분석해서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상품들끼리 그룹핑해요. 이 영역에서는 그렇게 묶은 상품 그룹들을 소개해요.

정리한 상품들
각 그룹에 해당하는 상품들을 간략한 설명과 함께 보여줘요.

일반 검색 결과 보기
AI가 정리한 결과 외에 보여주지 못한 상품들을 확인할 수 있는 루트와 더불어 AI Chat 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검색 결과 페이지를 확인하고 싶은 니즈를 위해 마지막엔 일반 검색 결과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해 주며 AI 답변은 끝나요.


위 결과를 통해 사용자들은 검색 결과를 일일이 스크롤 하며 확인할 필요가 없고 비슷한 상품을 직접 기억하거나 비교할 필요도 없어졌죠.

서비스 관점에서도 MD나 수작업 정리 없이도 이전보다 더 관련도 높은 검색 결과 페이지를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어요.

(햇반을 검색해 보니 검색 결과에 뒤죽박죽 섞여있던 백미밥, 잡곡밥, 소프트밀 죽에 심지어 작은 공기 관련 상품들까지 알아서 분류해 줬어요!)


13.png AI 쇼핑 검색 결과 실제 사례


한계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

1차적으로 목표했던 결과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지만 아직 개선해야 하는 포인트들은 많았어요.

AI가 사공사 데이터 베이스를 오가며 상품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과정으로 인해 로딩 시간은 이전보다 길어졌고 아직 사공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상품을 다 정리해서 보여주기엔 데이터가 너무 많다 보니 검색 결과에서 보여주는 상품 수도 너무 적었죠.

또 아직은 딱 한 번의 AI Chat으로 끝나서 퍼널이 너무 일방적이었어요. 사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와 대화하듯 핑퐁 할 수 있는 퍼널을 구상했지만 앞서 말씀드린 로딩 이슈, 프롬프트 문제 등으로 아직 모두 반영하진 않았어요.


사용자에게 자율성을 더 부여하기 위해 퍼널을 다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타 커머스 서비스에서 볼 수 없었던 검색 퍼널을 AI와 함께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메이커 입장에서도 굉장히 흥미로운 프로젝트였어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력만큼이나 커머스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사공사는 이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자가 가치를 느낄 수 있게 제품에 녹일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해 나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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